지난해 연말, 수출업체 네고 분량에 밀려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경제지표 호조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강세를 보였지만, 국내에서는 크게 반영이 되지 않고 있다. 지난주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 때문에 환율 하락 압력이 작용했고 거래량도 많지 않아 원∙달러 환율이 1050원대 중반까지 폭락했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월말이 가까워지면서 매수 세력이 적어 글로벌 달러 상승에도 네고물량에 번번히 밀리는 모습이다”라며 “네고물량이 달러화의 연말 레벨 수준을 결정할 것으로 보이나, 급격한 환율 하락은 아무래도 달러매도가 위축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1050원대 중반 수준에서 하단 지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연말인 만큼 특별한 방향성이 없는 데다 달러매수보다 네고가 많아 1월 중순까지는 하락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문제는 원∙엔 환율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 결정과 일본은행(BOJ)의 양적완화 정책 여파로 엔∙달러 환율이 5년 2개월 만에 105엔 선을 넘어섰다. 엔화 약세가 심해지면서 원∙엔 환율은 1006원까지 떨어졌다. 이에 외환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서면서 당분간은 1000원대에서 크게 밀리지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하락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시장은 미 국채 금리 상승에도 외인의 선물 매수세가 이어지며 장을 지지한 덕분에 국고채 3년물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당초 미국 시장의 영향으로 약세장을 예상했지만, 코스피 부진과 외인의 선물 매수로 단기물 위주로 강세 분위기를 나타났다. 하지만 미국 10년물이 3% 가까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국내 채권시장도 이에 동조할 것으로 예상되며, 외인들의 선물 매수 강도가 점차적으로 약화돼 추가 금리 하락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김명실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과 증시의 랠리가 이어지며 3%대 국채 수익률이 안착이 이뤄진다면 국내 채권 시장에 대한 눈높이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다며 “최근 선물 수급에 영향을 받은 채권시장의 강세흐름은 제한되며 약보합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