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엔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이 개최된다. 올림픽과 양대 산맥을 이루는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다. 월드컵 시즌과 때를 맞춰 각 기업들은 월드컵 이벤트를 진행, 자사 상품을 홍보할 계획을 잡고 있다. 월드컵에 어떤 전략으로 광고 계획을 짜는가에 따라 기업의 인지도가 크게 달라진다. 따라서 각국 기업들은 거액을 들여서라도 광고 스케줄을 잡고 있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울상이다. 최근 컨틴전시보험 인기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컨틴전시보험(Contingency Insurance)이란 상품보상보험의 일종이다. 특정한 사건, 즉 날씨, 경기결과 등을 전제로 예성된 사건이 현실화됐을 때 발생하는 금전적 손실을 보상한다. 예컨대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에서 대표팀이 일정 성적 이상을 거뒀을 경우 기업이 내건 조건에 따라 추가 발생 비용을 보장한다. 한 전자제품 기업이 월드컵 16강 진출 시 TV구매고객에게 ‘1+1’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면, 실제 16강 진출 시 기업이 입게 되는 손해를 보상해주는 식이다.

그런데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국제대회 때마다 특수를 누렸던 보험사들은 최근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이목이 주목되는 글로벌 이벤트에도 경품 이벤트 등을 실시하지 않는 것은 물론,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시선 때문이다.

과거에는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리면’이라는 이벤트가 많았다. 이벤트 상품을 구매, 실제로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리면 특별한 혜택을 더 줬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화이트크리스마스가 되기를 염원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이벤트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기업들은 비용이 발생하는 이런 행사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은 통계를 기본으로 위험률을 결정한다. 그러나 컨틴전시보험은 통계가 적어 위험률을 계산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직접적인 통계가 적어 주먹구구식으로 상품을 만들 수밖에 없다. 운이 좋으면 대박이지만, 운이 나쁘면 쪽박”이라고 말했다. 즉, 수많은 통계를 바탕으로 치밀하게 위험률을 계산한 다른 보험과 달리, 위험률 계산이 정확하지 않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큰 수익이 발생하거나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실례로 2002년 월드컵에서 대표팀의 선전으로 60억원의 보험료를 받은 보험사들은 170억 이상의 보험금을 지급, 110억원 이상의 손실을 보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의 입장에서 컨틴전시보험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그러나 불경기에 괜한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이벤트를 진행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브라질 월드컵이 글로벌 이슈가 될 것은 분명하지만 2002년처럼 무리한 이벤트를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며, 컨틴전시보험 가입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