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 대한 엄마의 욕망은 무한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자원에는 한계가 있다. 투자 대비 창출을 생각해보자. 경제적인 문제, 아이의 시간, 부모와의 관계, 엄마의 인내심 등 자원 대비 효율성을 고려해보라는 말이다. 투자 대비 창출이 적다면 분명 효율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엄마의 자원은 틀림없이 고갈되고 만다.

대학입시는 흔히 장거리 마라톤에 비유된다. 초등학교 성적에 목매 돈은 돈대로 쓰고, 아이는 아이대로 힘들고, 관계는 관계대로 망가지는 최악의 선택을 할 필요는 없다. 느리더라도 아이의 모습에 작은 변화가 일면 그걸로 족하다.

사실 엄마들은 자신의 아이가 어느 정도 공부하고 있는지 그 총량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지금 영어를 놓치면 안 된다고 하니 영어 학원에 보내고, 옆집 아이가 수학 학원에 다닌다고 하니 수학 학원에 보내는 식이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이 지나면 아이는 지칠 대로 지쳐가지만 성적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나는 학부모들에게 주어진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첫 번째 전략으로 균형 잡힌 공부 식단 작성을 권유한다. 아이가 방학 때 생활계획표를 작성하듯 아이의 일과표를 만들어보자. 방과 후 아이의 학원 및 과외, 학습지를 중심으로 시간을 적어보면 공부 시간, 공부 방법 등 현재 아이가 공부하고 있는 총량이 한눈에 파악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또는 ‘과목별 학습 계획표’ 또는 ‘학기별 학습 계획표’를 만들면 된다.

과목별 학습 계획표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하나, 불필요한 학원을 줄여서 계획적이고 합리적인 공부를 가능케 한다.

둘, 공부 시간과 공부의 양 등 총량이 한눈에 파악된다.

셋, 계획적인 학습을 위한 객관적인 자료가 된다.

넷, 엄마의 주도 아래 자연스레 자기주도학습으로의 이관이 가능하다.

중간 제목: 아이의 성공체험을 격려하라

우리나라 엄마들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아이들을 하향평준화하는 것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장점과 단점이 있고 강점과 약점이 있다. 보통 장점보다는 단점이, 강점보다는 약점이 잘 드러난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까지 강점을 강화하기보다는 자신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약점을 보충하는 것보다 강점을 더욱 강화시키는 게 먼저다. 다른 과목의 성적은 형편없는데 유독 미술성적이 좋은 아이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사실 음악, 미술, 체육 과목은 운전면허의 필기시험과 비슷하다. 합격점인 기본 점수만 통과하면 되지 100점을 받아도 입시에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 엄마들 역시 이러한 사실을 모를 리 없다. 국, 영, 수 점수는 50점대인데, 미술 교과서만 달달 외우고 앉아 있는 아이를 보는 엄마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간다.

“또 미술책을 들여다보고 있는 거야? 차라리 그 시간에 영어단어 하나 더 외우지?”

미안하지만 이는 엄마가 나서서 아이의 ‘성공체험’을 방해하는 꼴밖에 안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을 죽어라 공부한 아이는 서서히 자신만의 공부 방법을 체득해간다. 반복해서 미술점수 100점을 맞다 보면 ‘아, 공부는 이렇게 하는 거구나’, ‘시험은 이렇게 치르는 거구나’를 깨달으며 스스로 공부의 감을 잡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과목의 공부에도 이를 적용한다. 당연히 다른 과목의 점수도 동반 상승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성공체험의 효과다.

그런데 우리 엄마들은 아이의 강점이 아닌 약점에 집중한다. 국, 영, 수가 약하다고 이에 집중하는 순간 100점을 받던 미술마저 평균 80점대로 내려오는 건 순식간이다. 강점을 더욱 강화해야 할 시간에 약점을 보완하니 전체적으로 하향평준화되는 것이다.

아주 작은 경험이라도 꾸준히 성공체험을 시켜주는 것, 이것이 바로 엄마주도학습의 두 번째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