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자사 브랜드 앞세워 진검승부를 펼치는 동안 주부들은 무심한 듯 속속들이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똑 소리나는 대한민국 주부들 답게 가장 실속있고 살기 편한 아파트를 찾기 위해서다. 주부들이 모델하우스를 발로 뛰고 브랜드 아파트에서 살림을 살아가며 찾아 낸 브랜드 아파트의 가치는 어떤 모습일까? 이코노믹리뷰는 브랜드 아파트 톱(Top)3에 선정된 아파트에 사는 그녀들의 수다에 귀를 쫑긋 세워 보았다. 편집자주

“똑똑한 월패드가 관리비 줄여줘요”
권오인 서울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주부

지난 2009년 7월 서울 반포 삼성 래미안 퍼스티지에 입주한 권오인(44)씨. 중학교 3학년 아들과 초등학교 6학년 딸을 키우고 있는 주부인 권씨는 래미안이 자랑하는 첨단시스템 중 하나인 월패드로 관리비를 아끼고 있다. 월패드는 각 세대의 전기, 수도, 난방비 평균을 알려주는 에너지 관리 시스템.

특히 각 세대에서 쓰고 있는 공용요금을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어 절약정신을 키우는데 안성맞춤인 것이다.

관리비를 절약하면서도 또, 저렴한 가격에 각종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그녀를 즐겁게 한다. 주상복합에 살았더라면 부담이 되었을 수영장, 골프장, 사우나, 북카페 등 시설을 입주민들에게 저렴하게 서비스하는 래미안이 고맙기만 하다.

층간 소음이 적다는 것도 그녀가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귀를 피곤하게 하던 이웃집 소음을 래미안을 만나고 나서는 듣지 않아도 된다.

사실 그녀는 이런 래미안에 첫 눈에 반했다. 그녀의 이사 날짜는 정확히 지난 2009년 7월24일. 하지만 그녀는 반포 래미안이 입주를 시작한 9일 전(7월15일)부터 기존에 살던 자양동 아파트와 래미안을 오가며 두집 살림을 시작했다.

에버랜드가 빚어낸 완벽한 조경과 연못, 산책로 등이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오죽하면 입주도 하기전에 아이들과 이불을 들고 와서 잠을 자고 갔을 정도다.

하지만 입주하고 나서 래미안에 더 푹 빠진 계기는 따로 있다. 바로 이웃간의 ‘정’이 그것이다. 단순히 하자보수를 같이 하자고 가입했던 온라인 래미안 퍼스티지 입주자 모임이 그의 생활을 완벽히 바꿔 버렸다.

지난 2009년 10월부터는 퍼스티誌라는 소식지도 발간하며 기자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자연스럽게 친해진 이웃주민들과 서로의 집을 오가며 친목을 돈독하게 하고 있다.

특히 입주자 모임 내 동호회 활동을 하다보니 이제 거의 가족에 가깝다. 2주일 전에도 40명 되는 동네 주민들과 가벼운 다과와 술자리도 함께 했다. 부부동반은 기본 옵션이다. 저녁시간 번개모임이 새벽 2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고.

지금껏 배드민턴, 산악회, 마라톤 동호회에 나가고 있지만 골프 동호회까지 섭렵할 계획이다. 그녀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운동하면서 고질적인 허리통증까지 사라졌다”며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며 함께하는 남편과의 저녁 데이트도 운치 있는 래미안이라서 하루도 빼지 않고 즐기는 일과 중 하나”라고 자랑했다.

“다람쥐 뛰노는 단지서 피크닉 즐겨요”
허정은 GS 반포자이 주부

“반포 삼성 래미안 퍼스티지하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단지내 도로가 없는 것을 보고 자이로 마음을 굳혔어요. 아이 안전이 가장 중요하잖아요.”

4년차 주부인 허정은(32)씨. 그녀는 자이를 한마디로 살기 편한 아파트라고 강조한다. 26개월 된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입장에서 말이다.

GS 반포자이 지상에는 차들이 다니지 않는다. 간혹 이삿짐 차가 들어 오긴 하지만 도로가 닦여지 있지 않아 스쿨버스도 다니지 않는다.

대신 지하주차장에 신호등이 있다. 대부분이 차들이 지하로 운행하기 때문이다. 철저한 보안도 마음 든든하다. 누룽지를 태워 연기가 살짝 난 정도에도 센서가 작동해서 보안업체가 즉각 출동해 상황을 종료시켜 준 경험이 아직도 생생하다.

사실 자이를 선택할 때 걸림돌이 있었다. 허씨의 남편은 ‘삼성’ 브랜드 마니아였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시어머니까지 합세해 래미안 아파트로 하자고 밀어붙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허씨가 남편 마음을 돌려 세웠다. 작은 평수이지만 조리실과 나눠진 주방을 비롯 가스레인지, 김치냉장고, 쌀통까지 갖춰진 주방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자이언센터도 그녀가 수시로 드나드는 곳이다. 수영장, 헬스, 골프, 사우나 시설 등 단지 밖으로 나갈 필요가 없다.

매달 3만원만 지불하면 호텔급 시설의 거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딸이 기저귀를 뗄 즈음이면 자이언센터 문화강좌로 수영이며 발레도 가르칠 요량이다.

4000세대가 넘는 단지 내에 이어진 개울을 따라 산책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곳곳에 파라솔도 비치되어 있고 카약장, 놀이터, 분수대 등 이 근처 주민들이 피크닉을 오는 통에 ‘자이랜드’라고 불리울 정도라고.

“주부마음 딱 꼬집는 편한 집이죠”
이혜숙 역삼 e-편한세상 주부

지난 2006년 역삼 e-편한세상에 입주한 이혜숙(51)씨는 경력 30년차 베테랑 주부다. “30년 살림노하우로 들여다보니, 화려한 꾸밈새보다 내 손 닿기 편하고 효율적인 집이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는 그녀.

e-편한세상에 4년을 살고 보니 비슷한 평형에 비해 넓게 지어진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한다. 거실이나 작은방 모두 확장하지 않았는데도 확장한 다른 아파트의 109㎡(34평형)와 비슷하게 느껴진다는 것.

특히 거실이나 주방 등 가족 구성원이 함께 활용하는 공간이 넉넉해 대학생 자녀 둘을 둔 이 씨 가족에게는 더욱 적합하다.

1층을 1.5층으로 높여 사생활 보호 수준을 높인 것은 물론 그 아래 공간을 독서실, 도서관으로 활용한 것도 유용했다.

자녀들이 밤 늦게까지도 바로 집 아래 독서실에서 공부할 수 있어 마음이 놓였기 때문이다.

주부 입장에서는 매년 침실, 주방, 화장실 등 내부 한 곳을 선택해 살균부터 기름때 제거까지 전문 청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큰 도움이란다. 올해는 화장실 실리콘 곰팡이 제거가 힘들다는 주민 요청에 이를 관리해주는 서비스가 실시될 예정.

입주민 의견이 즉각 반영된다는 점도 칭찬할만하다. 이 씨는 얼마 전 지인이 입주한 서초교대 e-편한세상을 방문해 뜻밖의 경험을 했다. 신규 단지에 자신이 제안한 보조주방 벽면 개선안이 적용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 씨는 “보조주방이 조리를 위한 곳은 아니지만, 실제로 살림하다보면 그 곳에서 조리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기름때를 청소하기 쉽게 인조대리석을 둘러주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는데, 친구 집 보조주방이 그렇게 시공돼있어 뿌듯했다”고 미소지었다.”

김성배 기자 sbkim@asiae.co.kr
주순구 기자 js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