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 업계에서 국내 최초 온라인 전업사가 등장했다. 교보생명의 자회사인 ‘라이프플래닛’이다. 본지는 보험소비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국내 최초로 등장한 라이프플래닛의 2단계 체감형 종신보험과 신한생명, 현대라이프의 상품을 동일조건으로 설정 비교·설계를 실시했다.

국내 최초로 온라인 전업 생명보험사 ‘라이프플래닛’이 탄생,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판매상품은 연금보험, 연금저축보험, 종신보험, 정기보험 등 네 가지다.

라이프플래닛 관계자는 “현재 생명보험 업계에서 판매되고 있는 그 어떤 상품보다 가격경쟁력이 우위에 있다”며 “오프라인 채널에서 설계사가 판매하고 있는 상품은 물론이며, 온라인에서 동일조건으로 판매되고 있는 상품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가격경쟁력도 우위에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상품에 철학을 담았다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보험은 공급자 위주로, 내는 보험료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보험소비자들은 받는 보험금에 더 관심이 많다. 따라서 ‘5초 보험료 확인하기’, ‘내게 필요한 보험은’, ‘페이스메이커’ 등의 서비스를 핵심 가치로 넣었다”고 설명했다.

즉, 지금까지는 보험료를 내면 보장금액을 받을 수 있다는 식이었다면, 라이프플래닛은 소비자가 설정한 보장금액을 받기 위해 이 정도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는 식이다. 그리고 고객의 보장이 충분해지기 위해 홈페이지상에서 격려한다고 주장했다.

본지는 라이프플래닛 관계자의 주장이 사실인지 검증해봤다.

 

◆ 같은 조건으로 보험 비교해보니

라이프플래닛은 판매 상품 중에서도 특히 종신보험에 차별성을 두었다. 가입자의 라이프사이클을 고려, 경제활동기에 집중 보장하는 체감형 상품이다. 즉, 1억원을 주계약으로 설정 시 60세까지는 1억원, 80세까지는 7000만원, 이후에는 3000만원을 보장한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보장 금액이 적어지는 셈. 대신 그만큼 가격이 저렴하다. 얼핏 보면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종신보험 3000만원을 설정하고, 여기에 80세까지 4000만원·60세까지 3000만원의 정기보험을 더한 구조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종신보험 중에서도 체감형 상품이 있다. 현대라이프의 ‘제로 종신보험’과 신한생명의 ‘신한더블Dream종신보험’이다. 두 상품은 60세 이전 사망 시 1억원을, 60세 이후 사망 시 5000만원을 보장하는 등 한 번 체감된다. 물론 보험금을 두 배로 보장받는 핵심보장기간은 보험소비자가 임의로 선택할 수 있다.

온라인 보험소비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들 세 상품으로 가급적 동일 조건 비교를 진행했다.

라이프플래닛 종신보험 주계약 1억원, 20년 월납, 35세 표준체로 설정했다.

현대라이프 종신보험은 60세 50% 체감형, 주계약 6000만원, 20년 월납, 35세 표준체로 설정 후 정기보험을 55세까지 3000만원, 55세부터 75세까지 4000만원을 설정했다.

신한생명 종신보험은 60세 50% 체감형, 주계약 6000만원, 20년 월납, 35세 표준체로 설정 후 정기보험은 주계약 4000만원 80세 만기, 20년 월납, 35세 표준체로 설정했다.

참고로 위와 같이 설정한다고 해도 모든 조건이 동일하지 않다. 현대라이프 정기보험의 경우 재해로 사망할 경우 일반사망의 두 배를 보장한다. 정기보험은 주계약 5000만원 이하로 가입할 수 없다. 게다가 정기보험은 보장기간도 5년 짧다. 신한생명은 온라인 가입 보험이 아닌 전화로 가입하는 조건이다.

비교해보니 라이프플래닛의 주장처럼 동일조건으로 가입 시 가격경쟁력이 가장 우수했다. 신한생명보다 남성의 경우 약 427만원, 여성은 약 310만원 저렴했다. 현대라이프보다는 남성과 여성 각각 약 910, 370만원 저렴했다. 즉, 20%에서 30% 정도 더 저렴한 것.

정식 출범 전 라이프플래닛 관계자가 적게는 3%, 많게는 30% 이상 가격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한 것이 허풍은 아닌 셈.

라이프플래닛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가입하는 상품이 오프라인이나 전화 설계사를 보유하고 있는 상품보다 저렴할 수밖에 없다. 설계사에게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 차이 때문이다. 따라서 이 비교가 동일조건 비교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보험은 복잡하다. 따라서 가입을 위한 절차에서 전문가의 조언에 따른 비용이 발생, 납입하는 보험료가 높다고 나쁜 것은 아니라는 것. 다만 보험 등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가 높은 사람이라면, 가장 저렴한 상품을 찾을 때 온라인 상품으로 직접 설계, 가입하는 게 현명하다.

 

◆ 상품에 철학을 담다?

라이프플래닛에서 가입 가능한 상품의 강점이 종신보험의 가격경쟁력뿐만은 아니다. 연금보험에 국내 최초로 무해지공제를 도입했다.

보험은 가입 초기에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모집수수료 등의 사업비를 집중적으로 뗀다. 보험 조기해약이 손해라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이런 상식이 깨지고 있다. 바로 ‘무해지공제’ 도입 때문이다. 해지공제 상품과 달리 무해지공제 상품은 가입 초기에 해지해도 큰 손해를 보지 않는다. 또한 초기에 투자금이 많아지니 장기투자에도 유리하다.

미래에셋생명이 내놓은 변액보험 ‘진심의차이’가 무해지공제를 도입, 보험소비자가 내는 돈에서 떼는 사업비를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라이프플래닛이 판매하는 연금보험은 연금보험 중 국내 최초 무해지공제 적용 상품이다. 따라서 같은 조건이라면, 무해지공제를 선택하는 게 재테크 면에서 현명하다.

장점은 또 있다. ‘페이스메이커’ 서비스다. 연금보험 등 저축성보험 가입 보험소비자들은 지금 내는 보험료는 알지만, 향후 받는 연금액이나 보험금이 얼마인지는 잘 모른다. 가입 설계를 할 때 ‘예상’공시이율이나 ‘예상’투자수익률로 시뮬레이션을 하지만 공시이율은 매달 변경되며, 투자수익률은 예상과 다르다. 따라서 가입 후 몇 년이 지나면 예상 금액과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페이스메이커 서비스를 통해 받을 수 있는 연금액이 얼마인지 즉시 확인, 목표 금액을 받으려면 얼마를 더 추가납입해야 하는지 앉은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성기 라이프플래닛 상품개발 팀장은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에게 추천할 수 있는 보험은 사실 많지 않다. 상품 자체가 복잡하기도 하며, 사업비로 얼마를 떼는지, 향후 얼마를 받게 되는지 정확한 수치를 알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상품개발 초기부터 공급자 중심이 아닌 보험소비자 중심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고객을 위한 상품을 만들겠다는 철학을 상품에 녹였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과감히 추천할 수 있는 상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품을 분석해봤다. 경쟁력 있다. 문제는 마케팅이다.

전통적으로 생명보험은 고객의 숨어 있는 니즈를 보험설계사가 끌어내야 한다. 일부 설계사는 기자에게 종신·정기보험 가입을 고객이 먼저 바란다면 “2년 후 자살 예정”인지 물어본다는 웃지 못할 우스갯소리를 한 적도 있다. 그만큼 보험 가입 욕구는 스스로 느끼기 힘들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문화의 흐름이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오죽하면 온라인 화폐인 ‘비트코인’이 실제 화폐의 기능을 할까? 또한 생명보험사 대형 3사가 모두 온라인 보험시장에 진출했다는 것은, 이제 생명보험도 온라인이 대세가 될 때라는 것을 방증한다.

다만, 아직 생명보험 업권에서 온라인 시장 비중이 1%에도 못 미친다. 이 때문에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자금과 함께 마케팅이 가장 절실한 문제다.

한 보험 전문가는 “온라인 생명보험 비중은 아직 집계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적다. 가능성은 있지만 그만큼 위험도 있다. 특히 온라인 부서가 아닌 자회사로 출범했다는 것은 스스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라이프플래닛의 가장 큰 문제는 마케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