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의 상승 조짐이 보이지만, 아직 눈에 띄는 움직임은 없다. 연장선상에서 3분기 기업 실적 발표도 실망스러웠다. 유망 투자처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지금, 저PER주와 배당주가 투자 샛별로 떠오르고 있다.

지수 상승기에 진입했지만, 기대주들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000 선 안착을 저울질하고 있고, 시장참여자의 유동성 유입 속도가 주춤하면서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3분기 기업 실적 발표도 실망스러웠다. 시장 기대치는 연일 하향 조정됐다. 4분기에도 실적 상승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자기자산이익율(ROE) 대비 저평가된 종목이나 예·적금 금리보다 배당수익률이 높은 배당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주말부터 이어진 지수 상승으로 코스피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2010년 이후 평균 대비 0.30배 상승했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지표로 PER이 낮을수록 이익에 비해 주가가 낮게 평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스피 PER은 코스피지수 상승분 대비, 주가 상승 비율을 나타낸 것으로 수치가 커질수록 주가가 빠르게 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가 밸류에이션 형성된 우량주에 주목하라

코스피 PER은 실적 시즌이 시작된 10월 초부터 빠른 상승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가 9월 말에 0.7% 상승한 반면 PER은 2.5% 높아졌다. 올 10월에는 3.6% 상승했다. 11월 상승폭은 지난달 대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PER의 상승 속도가 빠른 만큼 저가 밸류에이션을 형성하고 있는 종목을 매수하는 저PER 전략을 써야 할 것이다. 우량주의 주가가 최고점까지 치솟아 주식 매매 차익이 작아지기 전에 말이다. 이 때문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4분기에는 목표수익률을 낮게 잡고,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과 낮은 PER 비율을 동시에 충족하는 저PER주와 고배당주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12개월 하반기 9개월 정도를 PER이 코스피지수보다 상승폭이 큰 구간이 많았다”면서 “현시점에서는 저PER 종목 중심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후로도 국내 기업의 이익 모멘텀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매력을 가지는 저PER주 투자를 고려해볼 만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저PER주로 투자가 유망한 종목으로 현대하이스코(8.4배), GS(8.2배), 동부화재(8.2배), 삼성전자(7.2배), 현대차(6.8배), 기아차(6.0배) 등을 꼽고 있다.

현대하이스코의 1개월 기준 순이익변화율은 5.4%지만, PER은 8.4배를 기록해 가장 저평가된 종목으로 꼽힌다. 주가는 지난 4월 17일 2만5450원에 바닥을 치고 올라와 9월 10일 5만1400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하향화하고 있다.

GS와 동부화재는 각 8.2배의 PER을 기록해 저평가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GS는 지난 1월 3일 7만5900원까지 올랐다가 지난 6월 24일 최저치를 기록하고 횡보하고 있다. 경기 등락의 영향을 크게 받는 보험업계의 상위 기업 동부화재도 저평가 종목으로 꼽혔다. 지난 4월 1일 4만4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느린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국내 대표 우량주인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PER도 각각 7.2배, 6.8배를 기록해 저평가 밸류에이션이 형성돼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 들어 1월 3일에 158만4000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가 7월 6일 122만600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추세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4월 초, 17만6500원까지 떨어졌다가 10월 중순 26만9000원대를 찍고 다시 하향 조짐을 보이고 있다.

어닝쇼크를 기록한 기업 중 배당수익률 높은 종목을 주목하라

이번 실적 시즌에 ‘어닝쇼크’를 기록한 기업 중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에 주목하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낮은 주가’와 ‘배당의 재투자 매력’ 때문에 투자자들은 꾸준하게 배당을 하는 기업에 투자하게 된다.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할 수 있어 부담이 적고, 배당금의 재투자로 복리 효과를 보면서 자산을 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배당주의 가치는 저성장 시대에 더욱 빛을 발한다. 배당주는 은행 예금이나 채권과 경합 관계에 있기 때문에 금리가 높으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 하지만 저금리 저성장 국면이라면 3~4%의 배당 금리에 끌리게 된다.

지금, 한국 사회를 비롯한 글로벌 경제가 다시 고성장 고금리 시대로 회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배당주가 최근 들어 더욱 주목받는 이유이다.

국내 기업들 중에서는 어떤 기업이 올해 최고 배당을 실시했을까. 시총 5000억원 이상 기업 중 15개 기업을 선별해 2013년 연평균 수익률(4분기 예상 배당 수익률 포함)을 비교해봤다. 이 중 최고 배당 수익률을 올린 기업은 KT다. 과거 3년 동안 평균 5.48%의 배당을 실시한 KT는 올해도 5.76%의 높은 배당 수익률을 기록했다.

2위와 3위는 금융계에서 나왔다. 2위 대신증권은 올해 5.64%, 메리츠종금은 5.3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하이트진로, KT&G, SK텔레콤, 지역난방공사, S-Oil, 삼성엔지니어링, 현대해상, 대교, 동국제강, 휴켐스, 두산, 기업은행이 2.87~4.76% 수준의 배당을 실시했다. 이들 기업은 지난 3년 동안 3.4~5.48%의 고배당을 꾸준히 실시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