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철곤 오리온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하면서 경영일선에서 퇴진했다. 부인이면서 오리온의 대주주인 이화경 부회장도 함께 이사직을 내놨다.

오리온 관계자는 "그룹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총괄 경영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전문 경영인들의 의사 결정권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1년 6월 회사 돈으로 고가 미술품을 사들여 자택에 장식품으로 설치하는 등의 수법으로 226억원을 횡령하고 74억원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담 회장이 구속기소된 후 지난 4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확정판결을 받았다.

담 회장은 이 과정에서 위장계열사의 차명지분을 홍콩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로 이전시키면서 비용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비자금 20억여원을 조성했다.

또한, 회삿돈으로 ‘람보르기니 가야르도’와 ‘포르쉐 카이엔’ 등 고급외제차를 빌려 타고 다니기도 했다. 1심은 담 회장에 대해 일부 배임 혐의를 제외한 공소사실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2심은 “담 회장은 그룹 회장으로서 사적 이익을 위해 차명주식 세탁을 지시 또는 묵인했고 장기간에 걸쳐 고급승용차 구입, 사택신축 및 관리, 미술품 구입 등에 사용해 모두 285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횡령 또는 배임했다”면서도 “피해액을 모두 변제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담 회장을 석방했다.

담철곤 회장은 처가의 사업을 물려받은 사위다.

장인인 고 이양구 동양그룹 창업주 둘째 딸인 이화경 부회장과 담 회장은 10년 이상 열애 끝에 1980년 결혼에 골인했다.

이화경 부회장과는 담 회장이 서울로 유학 오면서 중학교 3학년 때 같은 반 친구로 만났다.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교에서 마케팅을 공부했던 담 회장은 결혼 직후 동양시멘트에 입사했다가 1년 뒤 동양제과로 회사를 옮겼고 1989년 사장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