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690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경상수지 흑자가 510억 달러 내외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정규철·김성태 KDI 연구위원이 12일 발표한 '최근 경상수지 흑자 확대 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690억달러로 종전의 사상 최고치인 작년(433억달러)보다 200억달러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같은 수치가 나온 배경에는 이미 올해 3분기까지 경상수지 흑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7%(488억달러)로 4분기에도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흑자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웃도는 원인으로 KDI는 내수부진과 교역조건개선을 꼽았다. 반면에 실질실효환율과 세계교역량 충격은 경상수지 확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또한 KDI는 기업의 해외생산 확대, 연기금과 기업 해외투자 확대 등도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치는 넘어선 이유로 지목했다.

이러한 경상수지 흑자 확대는 상대적으로 내수침체를 의미한다. 경상수지가 우리 경제의 소득과 내부 격차를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경기침체로 인해 금융안전성이 크게 흔들릴 우려가 제기되지만 최근 우리 경제의 흑자 규모를 감안하면 부분적인 흑자 규모 축소가 금융안정성을 크게 저해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한편 KDI는 한국 경제가 경상수지 흑자 추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흑자 규모가 점차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적으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 축소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내년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로 510억달러를 제시했다. 이러한 경상수지 전망치는 내년 세계교역량이 5% 정도 증가하는 가운데 교역조건이 3%가량 악화되는 시나리오를 토대로 추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