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지난 20년간 90톤이 넘는 금을 사들였으나 최근 금값 하락에 따라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의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금 보유량은 총 104.4톤으로 지난 1993년 대비 90톤이 넘는 금을 사들였다. 이에 따라 최근 20년간 금 보유량 증가분 국가별 순위에서 10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금을 가장 많이 사들인 나라는 러시아로 집계됐다. 러시아의 현재 금 보유량은 996.4톤으로 1993년 대비 679.3톤이나 늘었다. 그 다음으로는 중국(△659.1톤), 독일(△430.2톤), 이탈리아(△378.2톤) 등의 순이었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금 값이 비싼 시기에 집중적으로 금을 사들였다가 최근 금 값 하락으로 인해 엄청난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나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년간 금 보유량 증가분 중 대부분이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취임 이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의 한 위원은 국정감사에서 “한국은행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은은 2011년 40톤, 2012년 30톤에 이어 올해 20톤의 금을 사들여 최근 2~3년간 약 90톤에 이르는 금을 매입했다”며 “하지만 한은의 금 보유량 확대시기가 국제 금 시세의 하락시기와 맞물리면서 약 1조 1997억원의 평가 손실을 입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한은은 “금은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안전자산의 목적으로 매입 하는 것”이라며 문제의 심각성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현재 한은은 외화자산의 가격변동을 손익계산서에 반영하지 않고 있어 금 투자에 의한 손실이 빠져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