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가 들어 있는 몽쉘 카카오가 4800원에서 5300원으로 올랐어요. 초등학교 6학년, 4학년 남자아이들이 먹는 게 정말 엄청나거든요. 6개 들은 제품은 이제 2500원인데 택도 없어요. 그 자리에서 5분 만에 다 없어지죠. 마가렛트 12입과 18입은 각각 3600원에서 4000원, 5400원에서 6000원으로 인상됐더라고요. 이미 우윳값도 올라서 민감한데 과자값까지 오르니 화가 나요. 아줌마들은 가격을 다 꾀고 있을 수밖에요. 마트보다는 인터넷 구입 등 다른 방법은 알아보려고요.”

- 주부 이민숙(38세·서울 강서구)

“이제 아이들 과자 안 먹이기로 아내와 합의했어요. 우유는 어쩔 수 없다지만 과자는 건강에도 좋지 않은데, 가격까지 비싸니 구입할 이유가 없어졌죠. 어렸을 때는 유기농 과자 위주로 먹였고요. 비싼 과자 대신 차라리 채소와 과일을 많이 사 먹이자고 했습니다. 당분간은 아이들이 많이 투정을 부리겠지만 이번 기회에 식습관을 완전히 바꿔주려고 합니다.”

- 회사원 유민석(39세·경기도 분당)

 

지난 10월 우유 업계의 가격 인상에 이어 롯데제과 역시 대형마트와 편의점 과자 판매가격을 올렸다. 뒤이어 롯데우유, 빙그레까지 줄을 섰다. 주 소비자인 아이들의 엄마, 아빠의 반응은 냉랭하다. 이제 마트와 편의점 같은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을 통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방안을 알아보겠다는 의견이 많다. 이번 기회에 아이들이 아예 과자를 못 먹게 식습관 개선에 나서겠다는 부모도 있다.

빙그레가 오늘(11일)부터 아이스크림 ‘투게더’와 ‘엑설런트’를 권장소비자가격 5000원에서 5500원으로, 엑설런트는 6000원에서 7000원으로 인상한다. 빙그레 측은 “투게더와 엑설런트의 주재료인 원유 가격이 지난 8월 원유가격연동제에 따라 동반 상승해 가격인상이 부득이한 상황”이라며 “투게더는 원유를 2배 농축한 농축유를 56% 함유하고 있어 900ml 용량에 실제로 사용되는 원유는 1000ml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원유 가격 인상에 따라 우유와 가공유 가격이 오른 데 이어 발효유 가격 인상도 시작됐다. 서울우유는 지난 1일부터 발효유 34개 제품의 평균 가격을 8.9% 인상했다. 요구르트 ‘짜요’는 대형마트 기준 1880원에서 1980원으로 5.3% 인상했으며, ‘비요뜨’ 3개들이 한 묶음은 3540원에서 3820원으로 7% 올랐다.

롯데제과 역시 마찬가지다. 이마트와 협상을 통해 지난 1일부터 해바라기 초코볼, 석기시대, 몽쉘 크림 2종류, 몽쉘 카카오 2종류, 몽쉘 딸기 2종류 등 모두 9종의 가격을 평균 11.1% 인상했다. 롯데제과는 롯데마트와도 6개 품목 가격을 2.9~11.1% 인상키로 했으며, 홈플러스와도 일부 제품 가격 인상에 합의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편의점들과도 일부 제품 가격 인상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8월 1일 원유 가격이 오른 뒤 두 달 만인 10월, 계속되는 논란 속 주요 우유 업체의 우윳값 인상이 마무리된 바 있다. 인상폭은 리터당 평균 200원 안팎으로 우유 업계가 처음 주장했던 250원보다는 줄었다. 편의점인 세븐일레븐도 PB 제품인 신선한 흰우유(930ml) 가격을 2000원에서 2200원으로 10% 인상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우윳값 인상을 반영해 제과 업계의 가격인상이 시작된 만큼 커피와 빵 등의 제품도 잇따라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소비자의 비난은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제과의 가격인상 소식에 소비자 및 시민단체 사이에서는 일부 원료 가격이 내리거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데도 과도하게 가격을 올리는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로써 올 8월 말 낙농업계가 원유가를 약 12% 올린 이후, 가격이 오르지 않은 유제품은 커피 정도만 남았다. 스타벅스, 커피빈 등 커피전문점에 공급하는 우유는 기업 간 거래(B2B)이기 때문에 아직 인상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