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 국내외 시장은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라’는 속담처럼 올바른 시장 전망과 투자 전략을 숙지하지 않고 있다면, 마음고생에 지갑이 텅텅 비는 악재에 시달릴 수 있다.

투자 포지션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며, 어떤 상품이 유망한가. 재테크 시장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금융사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추천할 수 있는 재테크 상품을 연속 시리즈로 소개한다. 열두 번째로 국내 대표 증권사인 KB투자증권이 제안하는 재테크 전략과 상품을 집중 조명한다. 김형민 KB투자증권 투자정보팀 차장에게 물었다.

김형민 KB투자증권
투자정보팀 차장
*사진 출처: 박재성 사진기자

우리나라를 포함한 이머징 시장(EM)이 올해 4분기 혹은 내년 상반기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상대적으로 선진국 시장이 먼저 상승 기류를 타겠지만, 회복이 진행될수록 리스크가 크고 고수익을 누릴 수 있는 EM+주식시장으로 관심사가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자금도 EM으로 흐르고 있다.

발 빠른 외국인이 선호하는 국내 시장, 이유 있다

‘탄탄함’을 올 3분기 내내 증명해온 국내 주식시장을 주목하자. 국내 주식시장은 외국인이 1998년 이후 최장기간인 45거래일 동안 13조9000억원 규모로 순매수 랠리를 이어갔다. 최근 들어 차익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외국인들의 순매수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급적인 측면에서 외국인이 순매수로 일관하고 있는 반면, 개인이나 기관투자자들은 순매도로 대응하고 있다. 사실상 개인들이 먼저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지만 기관도 투신권의 경우, 환매 수요에 의한 매도 물량이 추도되고 있다.

추가적인 펀드 환매 가능 규모는 5조원 수준이다. 하지만 외국인 대규모 순매수가 진행된 이후 우리나라 시장에서 손해 보고 나간 경우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에도 외국인들이 주도적으로 시장을 이끌고 개인이 따라가는 흐름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매도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큰 흐름에서 소외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펀더멘털 측면에서 외국인들이 매수를 지속하고 있는 배경에 주목해야 한다. 믈론 일부 외국인들은 이유 없는 유동성 장세 때문에 신흥국 중에서 상대적으로 펀더멘털이 좋은 한국시장에 들어왔다. 하지만 한국시장이 다른 EM에 비해 확실히 부각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3분기 3.3% 성장률을 보였고, 미국과 일본이 살아나고 그다음에 유럽, 연말에는 일부 신흥국까지 경기 회복세가 전이되는 시나리오를 따라가 보면 우리나라가 있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됐을 때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선진국 경기 회복-국내 기업의 실적 증가-국내 경제 성장률 상승’라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증시는 기업 주가의 함수이기 때문에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국내시장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봤을 때 코스피지수가 2050 선을 넘어도 4~5년 평균 PER(주당순이익/Price Earning Ratio), PBR(주가순자산비율/Price Book-value Ratio) 평균치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따라서 단순히 지수만 놓고 2000 선을 넘었으니 ‘부담스럽다’고 속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

외국인들이 순매도로 돌아설 것이라는 불안 심리를 가지는 것도 과민반응이다. 외국인들이 밸류에이션, 국내 기업 실적 증가세, 경제성장률, 원/달러 환율 하락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양적완화 축소가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것이다.

스타포트폴리오 랩(Wrap), 철저한 분석 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코스피 기업의 총합으로 국내 기업 실적을 따져보면 연이어 실적 갱신을 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물론 올해 3·4분기 실적은 연초 대비 지속적으로 전망치가 하향치로 조정됐지만, 3분기부터는 바닥을 다지고 올라오고 있고, 실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2012년 80조원 정도였던 국내 기업 실적은 올해 90조원 이상으로 늘었다. 전년 대비 15% 성장한 것이다. 내년에는 올해 대비 20% 정도 성장한 115조원 정도의 실적이 기대된다. 같은 맥락에서 내년 증시는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 지수 밴드는 2300~2400p까지 올라가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향후 경기가 좋아진다는 방향성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면 주가지수에 대한 기대를 해도 좋을 것이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는 우려가 상존하는 가운데 10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4분기와 내년 상반기에도 외국인들은 이런 실적을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KB투자증권 투자정보팀은 경기 국면에 따른 업종별 경기 순환 및 국내외 거시변수 등의 분석을 통해 투자 종목을 선별, 국내 중소형주와 대형주를 섞어서 핵심 종목을 선정하는 스타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10월 14일에 신규로 출시된 스타포트폴리오 랩(Wrap)은 이와 같은 포트폴리오에 기초해 운영된다. 시장 여건에 따라서 구성 비율을 바꾸면서 안정성과 수익률을 동시에 추구한다. 투자 대상은 KB투자정보팀에서 선정하는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의 코스피/코스닥 상장기업이다.

종목 수는 최대 10개로 운용되며 종목당 비중은 10%로서 0~100%의 주식 비중으로 탄력적으로 운용된다. 스타포트폴리오는 지난 5일 종가 기준으로 연초 대비 누적수익률 10.16%, 코스피 대비 초과수익률 9.21%의 양호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선진국, 시장 전망 좋지만 성장 가능성은 EM에 밀린다

글로벌 시장 전망은 어떨까. 미국 증시만 보더라도 다우지수, S&P지수, 나스닥지수 등의 경신이 계속적으로 이뤄졌고, 펀더멘털 대비 많이 올라 ‘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이런 추세가 단기에 꺾이지는 않을 것이다.

유동성 장세로 파악해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는 달러가 많이 풀린 시점이다. 미국도 현재까지 계속적으로 850억달러를 풀고 있고, 서서히 거둬들인다 하더라도 축소(Tapering) 수준에 그칠 것이다. 주식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맞고, 급하게 상승한 부분에 대해서만 조정을 거칠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당분간 부양정책을 실시해 돈을 풀 것이다. LTR0(장기대출프로그램) 1, 2 실시 과정을 거쳐 LTRO 3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미국은 이미 제로 금리라 금리를 더욱 낮출 수 없는 반면, 유럽은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진행하겠다는 의미이다. 부양 기조는 이미 주식시장에 반영됐다.

유럽 대표 지수만 살펴보더라도 ‘언제 문제가 있었냐’는 듯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위험’을 무조건적으로 회피하던 시장에서 리스크를 테이크하는 투자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지수가 오르지 못한 시장을 찾아야 한다. 위험성이 높지만, 투자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EM에 기대를 걸어야 할 것이다.

베트남·중국, ‘금광’으로 부상하다

국내 증시는 전통적으로 봤을 때 중국 경제와 연동된다. 상해지수와 커플링이 많이 된다. 중국은 지난주 후반 3중전회가 있었고, 5세대 지도부는 구조조정과 내수 위주 스탠스를 고집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할 것이다.

최근 중국 3분기 경제성장률은 7.8%로 예상치에 부합해 경착륙 우려가 완화되고 있다. 순수출은 다소 부진했지만 소비와 투자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산업 생산, 고정자산 투자, 소매 판매 등 주요 경제지표도 전반적으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해 중국 경기 모멘텀은 유지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해외 주식에의 직접 투자 또는 중국 관련 해외 펀드 및 ETF 등을 통해 중국 증시에 투자하는 것도 유망할 것으로 기대된다. 펀드는 환매하는 데 며칠 걸리는 등 투자에의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에 ETF의 거래가 계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중국 ETF는 중국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이면서 주식처럼 상장돼 있어 주식처럼 매매가 가능하고 적립식 투자도 가능해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다.

다시 말해 ETF 1주에 투자하더라도 중국 본토에 상장돼 있는 대형 우량주에 투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현재 국내에는 두 종류의 중국 ETF가 상장돼 있는데 ‘KODEX CHINA 중국본토 a50’과 ‘KINDEX 중국본토 CSI300’가 바로 그것이다. 이 중 ’KINDEX 중국본토 CSI300’은 중국 상해시장 선물거래 기초지수인 CSI300지수를 추종한다.

지금 시장 규모는 작지만 우리나라 70~80년대 경제 현상을 조명해볼 수 있는 베트남도 유망한 투자처이다. 베트남의 GDP 성장률은 2008년 8.48%대에서 2009년을 지나면서 3.12%까지 하락, 2010~2011년 6.78% 달성 이후 최근 평균 5~6%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실업률은 평균적으로 2.4%대이며 최근 2.2%대로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최근 베트남의 인구는 9000만 명을 돌파해 세계 14위를 기록했다. 40대 이하 인구가 80%를 차지하고 있어 노동 생산성이 높은 편이다. 특히 동남아 시장으로의 접근성이 용이하여 주요 해외 기업의 생산기지 역할을 톡톡히 담당하며 발전해나가고 있다. 베트남 증시는 시장 규모는 작지만 현재 49%인 종목당 외국인 한도비율 증액이 정부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어 중장기적 관점의 해외 간접투자 대상으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