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우 코웨이 SCM팀

일을 하다 뒷목이 뻐근하면, 사무실 한편에 있는 헬스케어방에 간다. 그리고 30분 동안 마사지를 받는다. 피로가 단박에 풀린다.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는 두더지게임을 한다. 지끈한 머리가 식는 듯하다. 코웨이 직원들이라면 가능한 얘기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이미화 기자

부랴부랴 나타났다. 방금 전까지도 숫자만 빼곡한 모니터를 보다가 왔단다. 손정우 코웨이팀 SCM팀 대리는 “내수 부문 수급관리와 생산 계획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고 맡은 일을 소개하며 “요즘은 사업계획 기간이라 눈코 뜰 새가 없다”고 했다. 얼핏 듣기에도 골치 아픈 업무. 게다가 한창 바쁜 때란다. 그런데 지쳐 보이진 않았다. 청바지와 니트 차림의 모습이 오히려 편안해 보였다.

편안해 보인 건 옷차림뿐만이 아니었다. 그의 뒤로 펼쳐진 본사 휴게실 광경 또한 그랬다. 파스텔톤으로 꾸며진 휴게실 곳곳에 폭신한 소파가 놓여 있었다. 수백 권의 책이 꽂힌 책장도 보였다. 요깃거리를 먹을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그 너머로는 오락실, 탁구대, 스티커사진기 등이 구비돼 있었다. 좋은 휴게실이었다. 손 대리는 “가끔 친구들을 만나서 얘길 하다 보면 회사에 그런 것도 있느냐고 한다”고 했다.

이 정도로 뭘. 그럴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손 대리가 강조하고 싶은 건 따로 있다. 회사 덕분에 장모님께 점수 제대로 딴 사연. “얼마 전까지 맞벌이를 했었어요. 4살배기 딸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었죠. 장모님이 부산에 사시는데 올라오셔서 아이를 봐주셨어요. 뭘 해 드리면 좋을까 싶어서 ‘코웨이데이’에 응모했습니다.”

코웨이데이는 2007년부터 격월로 마련되는 직원가족 초청 프로그램이다. 직원가족들이 직접 사무실과 생산 공장을 견학하고, 함께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는 일정이다. 체험 내용은 매번 바뀌는데, 이를 테면 딸기따기, 수건 천연염색, 도자기 핸드프리팅, 워터파크 등이다. 손 대리는 “장모님은 물론이고, 딸아이와 아내까지 무척 좋아하더라”면서 “특히 사위가 이렇게 좋은 회사에 다니느냐는 장모님의 말에 자부심이 강해졌다”고 언급했다. 알찬 프로그램에다, 비용이 전혀 들지 않기 때문에 코웨이데이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공지가 뜨면 1분 내 신청이 마감될 정도. 직원들은 ‘꼭 가고 싶다’는 사연과 함께 신청한다.

회사에서 마련한 농장도 가족애를 높였다. 코웨이 농장은 파주와 수원에 있다. 연단위로 직원 1명당 1평 정도로 분양된다. 작년에 농지를 분양받았던 손 대리는 “주말농장에 가듯이 거의 일주일에 한 번씩 들렀다”면서 “주말마다 환기할 공간으로 활용하기 좋았다”고 했다.

어디 주말뿐인가. 일과 시간에도 환기할 곳이 있다. 바로 ‘헬스케어방’. 사무실 한편에 자리 잡은 작은 안마방이다.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운영하며 인당 30분 동안 전문 마사지사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특히 헬스 프로그램은 타사에서 벤치마킹을 하기도 했다.

“두 달에 한 번은 꼭 받습니다. 하루종일 앉아 있다가 시원하게 마사지를 받고 나면 아이디어가 샘솟기도 합니다.” 손 대리는 “근무 시간 중에 30분 동안 마사지를 받으러 간다고 해도 아무도 눈치를 주지 않는다”면서 “인기가 좋아서 2주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손 대리는 매일 8시 40분까지 출근한다. 출근하자마자 사내 전체에 울리는 음악을 들으며 동료들과 담소를 나눈 후 일과를 시작한다. 음악은 경영혁신팀에서 직접 만든 작품이다. 매달 격주 수요일은 반드시 칼퇴근한다. 방송과 함께 사내 DJ들이 집에 가야 한다고 ‘종용’하기 때문이다.

손 대리는 입사 9년 차다. “몸담고 있는 동안은, 즐기면서 일할 수 있는 곳이라고 확신합니다. 업무와 사람은 별개가 아니에요. 상호작용해야 합니다. 여기에 ‘조직문화’는 이 둘이 맞물려 돌아갈 수 있는 윤활유가 되는 거죠.” 다른 데 보다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그. 이 같은 조직 문화 속에서 손 대리는 오늘도 일사천리로 업무를 끝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