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파나소닉이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이로써 PDP TV 사업을 하는 일본 업체는 한 곳도 남지 않게 되면서 세계 TV 시장에 액정표시장치(LCD) TV의 독무대가 펼쳐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최근 파나소닉이 내년 3월 끝나는 올 회계연도 말까지 PDP TV 생산을 중단하고 효고현에 위치한 아마자키 공장을 매각하는 등 TV 사업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나소닉은 이에 따라 태블릿PC나 의료용 모니터 등 TV외 용도의 액정패널 비중을 확대하는 동시에 2014년까지는 일단 PDP TV 재고 처리에만 집중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파나소닉은 그간 PDP TV 사업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세계 PDP TV 시장을 쥐락펴락하던 주력 사업이었으나 결국 파나소닉이 지난 2년 연속 7500억엔(약 8조3000억원)을 웃도는 적자를 낸 주범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한때 PDP TV는 색감, 명암비, 반응 속도 등 화질이 뛰어나고 화면을 크게 만드는 데 유리해 평면 TV 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하지만 전력 소모가 많고 발열 현상이 심하다는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결국 기술적 약점을 보완한 LCD TV에 참패를 당하게 됐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출하량 기준 전 세계 TV 시장에서 PDP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6%에 불과한 반면 LCD TV 점유율은 무려 87%에 달했다.

일본에서는 이미 지난 2008년 히타치에 이어 2009년 파이오니아가 PDP TV 사업에서 물러났다.  이번 파나소닉의 철수로 결국 세계 PDP TV의 기술개발을 주도했던 일본 업계가 완전히 이 시장에서 사라지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 시장조사기관 HIS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톰 모로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2~3년간 PDP TV는 LCD TV 보다 우세했던 장점들을 거의 잃어버렸다”며 “2018년에는 PDP TV가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이미 세계 TV 시장은 LCD로 대세가 굳어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