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작은 크기로 최대 시간을 쓸 수 있는 ‘꿈의 배터리’를 향한 업체의 노력이 분주하다. 기존의 원통형 배터리에서 네모난 배터리, 겹겹이 쌓는 스텝드 배터리부터 휘감을 수 있는 케이블 배터리까지 모양도 참 많이 바뀌었다. 이외에도 배터리의 소재 중 하나인 전해질도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SDI와 LG화학이 차세대 배터리를 두고 신경전이 치열하다. 배터리 기술이 진보할수록 다양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제조가 수월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전기자동차, 에너지저장시스템(ESS·Energy Storage System)에까지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LG화학 "상용화 여부가 관건"

지난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Inter Battery 2013’에서 LG화학과 삼성SDI의 부스는 끊이지 않는 방문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유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적용 가능한 배터리를 직접 보기 위해서였다.

LG화학은 이달 초부터 양산하고 있는 커브드 배터리와 지난 7월부터 양산한 스텝드 배터리 그리고 개발이 완료된 케이블 배터리를 전시했다. 케이블 배터리는 특히 야구모자에 LED와 케이블 배터리를 장착해 불이 들어올 수 있게 전시했다. 케이블 배터리는 지름이 1㎝가 채 되지 않는다. 전선의 두께정도로 휘거나 감고, 꼬을 수 있었다. 두께가 얇다보니 여러 개의 케이블 배터리를 나란히 이어 하나로 패킹도 가능하다. 무게도 전선 무게와 비슷하다. 만약 LG전자에서 이를 활용한다면 스마트 워치의 밴드부분을 배터리로 활용할 수 있어 타 사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보다 얇은 액정의 스마트 워치를 선보일 수 있게 되는 대목이다. 이외에도 목걸이 타입이나 머리에 두를 수 있는 형태라 다양한 디바이스 형태가 생길 것으로 예측된다.

LG화학이 선보인 케이블 배터리로 매듭을 짓 모습. 이코노믹리뷰 이대훈 기자.

LG화학은 “케이블 배터리에 관한 모든 기술 특허를 LG화학이 가지고 있다”며 “기술력은 누구나 갖고 있다. 관건은 상용화다. 케이블 배터리는 3년 내에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SDI "소재와 성형이 배터리 미래 좌우할 것"

삼성SDI는 다양한 크기의 커브드 배터리와 전해질이 고체로 된 배터리를 선보였다. 삼성이 공개한 커브드 배터리는 LG화학의 커브드 배터리와는 다르다. LG화학의 커브드 배터리는 횡축으로 휘어져있다. 삼성 SDI 관계자는 “LG화학이 배터리를 만들 때 사용하고 있는 ‘스택앤폴딩(Stack&Folding)’방식은 횡축 커브드밖에 만들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다르게 삼성 SDI는 횡축으로 휘어진 배터리와 종축으로 휘어진 배터리를 모두 전시했다.

삼성SDI 부스에 전시된 커브드 배터리 3종. 이코노믹리뷰 이대훈 기자.

삼성 SDI는 이밖에도 전해질이 고체인 배터리를 선보였다. 배터리는 양이온과 음이온, 전해질, 분리막으로 구성된다. 전해질은 우리가 잘 아는 리튬 이온, 폴리머 등이 사용되는데 리튬의 경우 액체이기 때문에 외부 충격에 의해 터질 우려가 높다. 폴리머는 이보다 덜 액체같지만 유동성이 있는 물질이다. 삼성SDI는 이 전해질을 고체로 바꾼 것이다. 고체로 바꾸게 될 경우 종이처럼 얇은 배터리가 가능하고 두께를 줄일 수 있어 배터리가 거의 없는 듯한 전자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폭발 가능성도 감소하게 된다. 하지만 삼성 SDI 측은“종이장같이 얇은 배터리이지만 아직까지는 양산화나 상용화는 어렵다.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삼성SDI가 고체 전해질로 만든 배터리. 전해질이 고체라 얇은 종이로 제작이 가능하다. 이코노믹리뷰 이대훈 기자.

이를 두고 LG화학 관계자 역시 “기술력은 누구나 갖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용화 여부다. 아직 양산이 되지 못하는 개발 초기 단계의 배터리를 미래형 배터리라고 소개하기는 어렵다”며 고체형 배터리를 두고 지적했다. 손예술 기자 gwgwgw@econov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