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의 ‘아는 것이 돈이다’

서울 서남권 전성시대 올까?

리얼투데이 김광석 이사(www.realtoday.co.kr)

금천·구로·관악·영등포·동작·양천구 등 서울 서남권은 서울시 전체 준공업지역(27.7㎢)의 82.1%(22.7㎢)가 몰려 있는 곳이다. 이 중 낡은 공장이 밀집한 구로·금천·영등포구는 특히 서울의 대표적인 낙후지역으로 꼽혀왔다. 기반시설이 제대로 확보돼 있지 않고 주거환경도 열악했다. 하지만 앞으로 이 지역의 위상이 달라질 것 같다. 현재 이들 서남권 지역이 각종 개발 호재를 타고 환골탈태 중이기 때문이다.

서울 서남권 개발의 중심에는 서울시의 서남권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008년 6월 발표한 서울 서남부지역 종합개발계획이 그것이다. 하지만 경기 불황 등의 여파로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했다. 그러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남권 개발을 강조하면서 다시 부동산시장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도하부대 이전, G밸리 기대감 솔솔~

서울 서남권 개발의 포문을 연 것은 금천구 독산동 군부대 이전 부지 개발사업이다. 서울시는 지난 7월 제12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금천구 독산동 441-6 일대 19만1689㎡에 대해 군부대부지 지구단위계획변경 및 세부개발계획 결정(안)을 가결했다.

계획에 따르면 독산동 군부대 부지는 태양광 발전설비 등을 도입해 탄소배출량을 35% 이상 줄인 미래형 친환경 생태 주거·상업·업무 복합단지로 개발한다는 내용이다. 입주기업·근로자 수 증가율 정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구로구 서울디지털산업단지(이하 G밸리) 활성화 방안도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먼저 그동안 공장단지라는 인식이 강했던 구로구와 금천구가 구로디지털단지, 가산디지털단지로 탈바꿈하면서 벤처기업과 IT기업이 많이 입주해 오피스단지 형태로 자리를 잡았다. 업종 특성상 20~30대가 집중적으로 근무하면서 소형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의 수요도 증가했다. 서울시에서도 이 지역을 ‘G밸리’로 명명하고 업무뿐 아니라 문화와 레저 등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G밸리의 운영 관리를 맡고 있는 한국산업단지공단 서울본부는 9월 12일 ‘서울디지털산업단지 창조경제 거점화 포럼’을 열고 G밸리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민관이 손을 잡고 G밸리를 패션과 IT산업이 특화된 세계적인 첨단산업단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G밸리 활성화 대책도 나왔다.

사통팔달 교통 요충지 서남권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접근성 부족 문제도 속속 해결되는 분위기다. 경기도 안산에서 서울역에 이르는 신안산선 건설사업이 대표적 사례다. 총 연장 46.9㎞의 신안산선은 안산 중앙역과 시흥시청·광명·여의도·서울역 등 17개 역이 건설된다. 신안산선이 개통되면 시흥시청에서 서울역까지 35분이면 주파할 수 있게 된다. 신안산선 사업은 2003년 예비 타당성조사를 거쳐 2010년 기본계획이 확정됐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과 강남구 수서동을 잇는 총 길이 34.8㎞의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도 2016년 개통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안양교~수서IC구간 출퇴근시간대 통행시간이 현재 1시간에서 30분 정도로 단축된다. 서부간선도로와 경부선철도 지하화 사업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서울시는 최근 구로구와 금천구의 숙원사업인 서부간선도로 지하화를 민자사업방식으로 올해 안에 착공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서울시는 또 경인·경부선 지하화의 경우 관련 자치단체와 국회, 중앙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국가철도사업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서남권 주택시장 들썩

서남부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서남권 주택시장도 들썩이는 분위기다. 지난 8월 서남권 아파트 거래는 821건으로 올 1월(301건)에 비해 2.7배가 늘었다. 집값 하락 폭도 서울에서 가장 낮다. 지난 8월 서남권 집값 변동률은 -0.39%로, 서울에서 하락 폭이 가장 작았다.

서울 서남권 개발사업 중 금천구 군부대와 대한전선 부지 연계 개발사업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하다. 대규모 개발이 이뤄진다면 각종 생활편의시설과 교육 등 서남권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주거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 옛 육군 도하부대 부지는 서울 서남부 지역의 마지막 노른자 땅으로 꼽힌다. 금천구 한복판에 위치해 입지여건이 뛰어나다. 지하철 1호선 금천구청역이 인근에 있다. 하지만 부대가 옮기기 전까지는 지역 발전의 최대 걸림돌이었다.

부대가 금천구의 양대 축인 독산동과 시흥동의 가운데에 있어 두 동 간 연계 개발을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대 이전과 부지 개발은 금천구 주민과 구청의 최대 숙원사업이었다. 마침내 금천구의 숙원이 이뤄져 옛 도하부대 부지 개발이 본격화한다. 국방부가 부대 이전 결정을 내린 지 15년 만이다.

금천구는 옛 대한전선 부지와 군부대 땅 등을 하나의 개발단위로 묶어 주거·업무·상업·산업시설, 종합병원·학교·경찰서·공원 등이 들어서는 첨단 산업문화복합단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부지를 합한 면적은 68만4420㎡로 미니 신도시급 규모다. 기대감을 줄 만하다. 도하부대 부지에는 올 11월께 롯데건설이 아파트, 오피스텔 등을 공급하는 등 개발 계획이 구체화되고 있다.

서남권 르네상스의 성공 키, 金천에 있을 듯

서울 25개 자치구 중 주택 가격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금천구의 개발이 서남권 르네상스의 성공을 결정짓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금천 인접 지역인 경기 광명보다도 주거 수준이 떨어지는 경기도만 못한 서울로 인식되던 곳이다.

그러나 금천 숙원사업인 도하부대 부지가 대한전선 부지와 연계되어 복합 개발되면 그동안 지역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문화·체육·학교·공원·쇼핑 시설 등이 대거 보강된다. 금천구청은 현대식으로 호화스럽게 지어져 있다. 공사 초기 사치스럽다는 비난도 받았지만 최근에는 지역 주민 사이에서는 구청의 변화처럼 지역도 화려하게 변화해야 한다는 긍정적인 시각이 많아졌다. 지역 발전에 대한 열망이 큰 지역인 만큼 투자관점에서 바라봐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