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켜면 쉽게 볼 수 있는 사극 드라마.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조선시대 왕들에게 진상되는 진기한 물건들이다. 그렇다면 '조선 왕들이 선호하고 즐겨 받던 선물은 무엇이었을까?'. 조선왕조실록을 찾아보면 인상적인 선물 목록이 눈에 띈다. 조선 왕의 단골 추석 선물 ,그 주인공은 바로 침향이다.

추석을 앞두고 추석 선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의 말을 빌어보면 추석이 다가오면서 근래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선물 품목은 단연 건강 관련 제품이라고 한다. 이 가운데 조선 왕들에게 진상됐던 ‘침향’은 빼놓을 수 없는 건강 제품이다.

침향에 대한 기록은 조선왕조실록에도 많이 나와 있으며 그 내용 역시 구체적이다.

예를 들어 태종6년 병술년 12월 22일 「동불을 바친 댓가로 명나라에서 서적·약재 등의 물품을 보내오다. 조정(朝廷)의 내사(內史) 한첩목아(韓帖木兒)·양영(楊寧) 등이 오니, 임금이 시복(時服) 차림으로 백관(百官)을 거느리고 반송정(盤松亭)에 나가서 맞이하였다...침향(沈香) 등 약재(藥材) 18종[味]을 하사하였다. 이것은 황제가 우리 나라에서 동불(銅佛)을 바친 것을 기뻐하여 하사한 것이었다」라고 기록돼있다.

연산군 5년 기미(1499) 10월 17일에는 「질 좋은 백단향·침향 등을 대궐에 들이게 하다. 전교하기를 "품질 좋은 백단향(白檀香) 10근과 침향(沈香) 1근, 침속향(沈速香) 3근을 대권 안으로 들이라고 하였다」등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그렇다면, 침향의 어떤 특효가 있길래 조선의 왕들이 선호하는 선물로 언급됐을까?

세계 3대 향은 향유고래의 용연향, 사향노루의 사향, 침향나무의 침향로 꼽힌다. 본래 침향은 나무의 상처를 보호하기 위해 생성된 수지로 수백 년에 걸쳐 굳어진 물질이 바로 침향이다.

예로부터 침향은 '신의 나무', '천상의 향기'라 불리며 왕실에서 사용된 최고급 약재이자 향료로 사용됐다.

침향에 대해 명나라 한방 의약서인 본초강목에는 ‘침향은 위를 따뜻하게 하고 기를 잘 통하게 하며, 간질환 치료에 효과적이다. 정력증강과 허리를 따스하게 하고 근육을 강화시켜 주며 기침을 가라앉히고 가래를 제거한다’ 라고 수록돼있다.

실제 침향은 소화불량, 식욕부진, 구토, 기관지천식, 조루, 정력 부족, 기억력 장애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기력이 떨어진 어르신부터 한창 집중해야 하는 수험생 등 폭 넓은 소비자층이 선호하는 귀한 약재다.

조선시대에도 건강하게 살기 위한 목적으로 각광받는 것으로 보인다.

세상이 좋아지면서 오늘날에는 과거 임금님이 드시던 음식, 약재 등을 누구나 먹을 수 있게 됐다. 다가오는 추석 선물, 소중한 어르신들에게 왕이 선물 받던 침향에 대해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