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포털 다음 ‘아고라’에 처음으로 등장해 8월 말 세계적인 투자회사 ‘리먼브러더스’ 파산을 예측했다. 같은 해 9월 중순 리먼 브러더스는 파산했다. 특히 그가 8월 자신의 블로그에 쓴 환율급등, 국내 증시 폭락,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의 경제 위기 시나리오가 적중했고, 온라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논객으로 떠올랐다. 저서로 <미네르바 경제노트>, <미네르바의 생존경제학> 등이 있다.

“길지 않습니다!”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4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이후 대대적인 외부활동에 나서고 있는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박대성 씨. 그는 최근 두바이발 쇼크에 대해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며 크게 경계할 것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인적으로 이번 두바이발 쇼크를 어떻게 보십니까.
두바이 쇼크가 리먼브러더스 파산 때와 비교되며 ‘제2의 금융위기’라는 말까지 나오는 것으로 아는데 이는 말도 안 됩니다.

리먼 사태는 파생상품과 관련해 야기된 글로벌 금융위기인 데 반해 이번 두바이발 쇼크는 중동의 도시국가인 아랍에미리트에서 외자도입으로 인한 주택가격 하락, 그리고 그로 인한 일시적인 쇼크에 불과해요. 비교 자체가 말이 안 되죠.

파급력에서 있어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그렇습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한 데 반해 이번 두바이발 쇼크는, 막강한 국부펀드(아부다비투자청)가 조성된 상황에서 아랍의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를 길들이는 내부적인 단계에서의 구조조정 성격이 강하고,

설사 유럽 금융권에서의 투자손실이 일부 발생한다고 해도 크게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두바이 쇼크 내용 중 일반인들이나 언론 등에서 가장 잘못 보고 있는 점은 뭐라 생각하시는지.
두바이발 쇼크를 간혹 한국의 송도신도시와 연관시켜 보는 시각도 있는데요. 두바이는 인구만 해도 400만~500만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작은 규모의 지역으로, 오피스 빌딩 위주의 건물이 많습니다.

결론적으로 외부의 경기를 많이 타는 오피스, 주택수요 자체를 자국 내에서 충당할 수 없는 구조의 도시이죠. 하지만 송도신도시는 일단 수도권과 인접해 2000만명에 가까운 인구들이 있어 결과적으로 충분히 국내에서 ‘커버’가 가능한 곳입니다.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 것으로 보십니까.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중동 내에서 두바이가 보유하고 있는 미국 부동산이나 채권 등을 팔아치우는 현상이 나타나야 하는데 현재로선 전혀 그런 기미가 없거든요.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도 미미하다는 입장이시죠?
그렇습니다. 우선 건설사 위주의 중동 진출 내면을 보면 두바이에서 이미 주택가격이 폭락해 애초부터 손익분기점이 안 맞아 공사를 지연시키거나 미착공 상태의 것들이 많았어요. 이러니 (건설사들이) 크게 돈을 떼일 염려가 없는 것이죠.

또 하나. 중동 내 두바이에서의 금융 크레디트나 물린 돈 자체가 1억달러 미만이어서 영향이 적은 점도 있습니다.

그래도 두바이 쇼크로 크게 타격을 입은 곳은 있을 텐데요.
‘오일머니’를 노리고 중동지역에 진출해 국내에서의 열악한 수주실적을 해외에서 돌파구 찾고자 하는 중소형 건설업체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추론합니다.

앞서 이번 쇼크가 작년의 미국발 금융위기와는 첨예하게 다르다고 하셨습니다. 굳이 공통점을 찾아본다면요.
부동산, 즉 차입금을 통한 부동산 활성화가 위험하다는 점을 일깨워준 사건이라 생각합니다. 은행이건 외자건 차입금을 통해 과도한 경기활성화 정책은 결국 현실적인 부동산 수요를 수용하지 못하고 ‘부작용’을 일으킬 수밖에 없지요.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한 데 반해 이번 두바이발 쇼크는, 막강한 국부펀드(아부다비투자청)가 조성된 상황에서 아랍의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를 길들이는 내부적인 단계에서의 구조조정 성격이 강하고, 설사 유럽 금융권에서의 투자손실이 일부 발생한다고 해도 크게 위험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전제하에, 두바이처럼 앞으로 금융위기가 우려되는 국가나 지역을 짚어보신다면.
지금 상황에서 가장 유념 있게 지켜봐야할 곳은 중국입니다. 중국에서도 부동산 버블이 심각한 수준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거든요. 특히 우리나라처럼 대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조심해야 합니다.

불확실성이 난무하는 현 상황에서 해외펀드 투자자들은 앞으로 어떤 투자전략을 세워야 합니까. 추천하실 투자 유망종목이라도 있으시다면.
해외펀드 투자시에는 일단 부동산과 금융을 연결한 쇼크를 조심해야 합니다. 현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이 단기적으로 제2차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전망은 있다고 봅니다.

특히 2000년대 초반 닷컴붐에 비견될 만큼 신재생에너지 분야가 성장할 때까지는 원자재 등의 수요창출이 꾸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세계 금융시장이 여전히 불안불안합니다. 우리 정부가 이에 잘 대처하고 있다고 보시는지.
급속적인 국내 경기회복은 정부가 잘 대처했다기 보다는 한국은행의 탄력적인 금리정책이나 싼 달러가격의 영향이라고 생각해요.

그 말은 결국 국내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보신다는 얘기네요?
그렇다기보다는 일종의 ‘그림자 효과’를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잠재된 위험’을 끌어안은 상태이죠.

무엇보다 자산가격 상승에 의한 경기회복이 큰 문제입니다. 통계의 모순이나 허점을 이용한 경기회복이에요.

올바른 경기회복의 모습은 단기성 일자리가 아니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양질의 일자리나 벤처캐피털 등의 신규 창업에 정부가 매진해야 합니다.

요약해볼 때 이번 두바이 쇼크가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자국 내 수요를 망각한 부동산 건설경기를 통한 경기회복이나 경제발전, 경기부양을 꾀하는 것이 얼마나 큰 ‘도박’이냐는 것을 일깨워주는 사태라고 봅니다.

내년도 한국의 경제성장을 어떻게 보시나요. 성장률 지표만 놓고 보면 4%대 안팎으로 다양한 관측이 있는데요.
경제성장률 4~5%라는 것도 내년에 미국경제가 정상을 회복해 글로벌 경기 역시 정상궤도에 올라가고,

국내의 경우 총재가 교체(친정부 성향의 인사가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재의 저금리 상태를 내년까지 끌고 가게 된다는 전제하에서 가능한 수치입니다.

하지만 만약 그 같은 조건들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4~5%대의 성장률은 힘들 것입니다.

김진욱 기자 acti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