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청바지가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에도 올 연말 쇼핑 시즌에 매출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7일 블랙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미국의 연말 연휴 쇼핑시즌이 시작됐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로 연말 특수를 누리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미국인들의 청바지 사랑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청바지가 연말용 선물 인기 아이템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이어 올 연말 쇼핑시즌에도 매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청바지는 경제위기가 미국을 강타했던 지난해 말에도 매출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의 경기회복세로 소비자 지출심리가 서서히 되살아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리서치업체 NPD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쇼핑시즌 동안 전체 의류 매출이 4.3% 하락한 반면 청바지 매출은 1.4% 늘어났다.

니드햄앤컴퍼니의 크리스틴 첸 애널리스트는 “청바지는 어느 상황에서든지 입을 수 있는 유용함을 갖췄다”며 청바지가 꾸준한 매출을 올리는 이유를 설명했다.

스티펠 니콜라스의 리처드 제피 애널리스트는 “다른 의류 매출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동안에도 청바지가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수십 년 동안 계속 진화해 왔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착용했을 때 느끼는 편안함과 옷 맵시를 지속적으로 개선시킨 것이 불황 속 꾸준한 인기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한 벌에 수십만 원에 이르는 프리미엄 청바지 업체들이 불황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프리미엄 청바지 업체들은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 저가 제품을 별도로 출시하는 방법을 택해 고전을 면할 수 있었다.

일례로 락앤리퍼블릭은 한 벌에 평균 130달러(약 15만원)인 일명 ‘리세션 컬렉션’을 출시했다. 평균 가격이 300달러인 락앤리퍼블릭의 다른 제품과 비교해 절반 이상 저렴한 것이다. 갭 역시 한 벌에 70달러 정도인 저렴한 제품을 내놨다.

의류 업계 거장 마크 프래시버그는 연말 쇼핑시즌 동안 7개 티어리 매장을 통해 새로운 여성 프리미엄 진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는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한 이번 제품을 175~195달러에 출시할 예정이다. 그는 “제품이 좋다면 그 시기가 불황기, 호황기에 상관없이 팔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첸 애널리스트는 “프리미엄 진 시장뿐만 아니라 아메리칸 이글, 에어로포스테일 등의 10대를 타깃으로 한 중저가 업체들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미국 소비자들은 연말 연휴 쇼핑시즌에 자신을 위해 2개 제품을, 선물용으로 1개 제품을 구매하는 성향을 보여왔다”며 “올해는 이보다는 못하겠지만 지난해처럼 하나도 구매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프트카드도 청바지 매출을 높이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NPD그룹의 마셜 코헨 애널리스트는 “미전국소매연합(NRF)은 이번 연휴 동안 기프트카드를 통한 지출이 5%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청바지와 가전제품은 기프트카드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부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청바지 매출은 올 연휴 시즌에도 5% 가량 매출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는 모멘텀을 더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시아경제신문 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