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출범식에 참석한 이창식 동아원 대표. 이 대표는 사료회사 SCF의 대표로 재직했었다.


매출 1조원. 동아제분과 사료회사 SCF의 합병으로 탄생한 동아원이 내놓은 2015년 매출 목표다. 동아원은 동아SF에서 상호를 현재의 동아원으로 변경하고 지난 11월16일 공식 출범식을 가졌다.

CJ제일제당, 대한제분과 함께 제분업계 빅3에 속하는 동아원은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사료시장과 해외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출범식에서 동아원의 모회사인 운산그룹의 이희상 회장은 “지금까지의 경험과 성과를 지렛대 삼아 세계 식량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창식 동아원 대표 역시 인사말을 통해 “동아원은 기존의 제분과 사료사업의 한계를 뛰어넘어 글로벌 시장을 향해 나아갈 것”이며,

“고객존중과 인간존중, 가치 지향, 열린 커뮤니케이션 및 열정 등 5대 정신을 근간으로 완전히 새로운 회사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또한 제분 분야 1위 공고화와 사료시장 5대 기업 진입 등 구체적인 목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를 위해 동아원은 2010년부터 ‘글로벌 경영체제’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주력사업인 제분과 사료업 분야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중국과 캄보디아, 베트남, 미국 등지에서 벌이고 있는 해외 사료사업을 ‘식량자원 개발’ 차원으로 확대 진행할 예정.

주력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시설을 첨단화하고 생산 프로세스를 친환경적으로 구축할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외국과의 기술 제휴 및 우수인력 확보 등의 노력을 통해 1조원 매출 목표 중 5000억원 이상을 이들 분야에서 달성할 계획이다.

동아원이 사료업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국내 사료시장은 약 5조원 규모로 제분 시장보다 3배 가까이나 크다.

국내 제분시장에서는 큰 폭의 매출 신장을 기록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보다 큰 시장진입을 통해 수익원을 다각화한다는 계산이다.

현재 동아원 대표이사인 이창식 대표가 SCF 대표이사 출신이라는 점에서도 동아원의 사료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충남 당진에 위치한 동아원 사료공장.

동아원은 당진 외에도 강원도 원주에 사료공장이 있다.


사료시장에서 빅5 진입 목표
현재 동아원의 사료 분야 공장은 충남 당진과 강원도 원주 두 곳에서 가동 중이며, 양돈과 PET, 양어 사료 등을 제조 판매하고 있다.

아직은 사료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은 높지 않지만 꾸준한 증가세에 있다. 2006년 2.4%, 2007년 2.6%에 이어 지난해에는 2.8%로 점유율이 높아졌다.

해외사업의 경우 국제 곡물가와 환율 등 대외 변수에 따라 부침에 민감하기 때문에 사업 안정성과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또한 전 세계적 이슈로 부각하고 있는 식량안보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동아원의 해외매출 비중은 2008년 기준으로 전체 매출에 3.5%에 불과한 115억원 수준이었으나 2015년에는 전체 매출의 43.5%에 해당하는 4370억원까지 확대한다는 계획. 무려 40배 가까운 성장을 예고한 것이다.

세부 계획을 보면 현재 진행 중인 캄보디아와 중국, 베트남, 미국 등에서의 매출을 2200억원 이상으로 늘리고, 자원개발 분야에서 400억원, 그린 IT 친환경 농업사업이라는 새로운 시장에서 약 17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계획에 대해 노동환 동아원 상무는 “미국과 캄보디아에서의 자원개발 사업은 기존에 투자해 이미 진행하고 있으며, 신설 투자를 포함해 1000억원 가량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아원이 제분업계의 빅3인 것은 맞지만 다른 대형 제분업계에 비교했을 때 소비자들에게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기보다는 기업간 거래(B2B)에 집중해 회사를 성장시켰기 때문.

실제로 농심, 롯데, 한국야쿠르트 등 국내 유명 식품회사의 원재료의 약 40%가량이 동아원의 제품이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의 백설밀가루나 대한제분의 곰표밀가루처럼 소매시장에서 유명한 브랜드가 없는 탓에 이 분야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마케팅팀 신설하고 B2C사업도 확대
동아원은 현재 제분업에서는 맥선이라는 브랜드를, 사료업에서는 동아사료라는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동아원은 ‘맥선 차지고운 밀가루’나, ‘맥선 메밀 부침가루’ 등의 소포장 제품에 대한 마케팅과 홍보에도 신경을 쓸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마케팅팀을 새로 만들고 홈페이지도 새롭게 단장했다.

또한 청소년들 사이에서 제과나 제빵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에 착안, 각종 제과·제빵 대회를 후원하고 정부기관과 협력해 이 분야의 기능인을 꾸준히 육성할 예정이다.

이 같은 활동은 소비자들에게 동아원의 이름을 친근하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아원은 1953년 조선제분주식회사라는 이름으로 설립됐으며 1968년 동아제분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했다. 2000년 8월에는 한국제분 농수산 사업부문을 인수해 제분업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했다.

운산그룹은 제분업체 외에도 와인전문 수입사인 나라식품, 친환경 쌀을 주원료로 하는 식품 전문점 해가온, 애완동물 관련 용품을 유통하는 대산물산, 수입 축산물 유통 및 가공을 담당하는 동아푸드, 곡물생산 기업인 한국산업, 페라리와 마세라티 등 슈퍼카를 수입 판매하는 FMK 등 다수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재훈 기자 hun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