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장마전선이 중부와 남부를 가르면서 두 지역의 날씨가 극과 극을 달리자 전국 방방곡곡에 가맹점을 둔 편의점에서도 매출과 주요 판매상품에서 상반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편의점 ‘CU(씨유)’를 운영하는 BGF 리테일은 날씨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던 지난 8일부터  21일까지 2주간 날씨와 매출 변화를 분석한 결과, 줄곧 비가 내린 중부지방은 전년대비 6.3% 매출이 신장한 반면, 일부 지역에 폭염주의보까지 내린 남부지방에서는 13.2%의 매출신장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폭우와 폭염의 차이로 인하여 매출신장률의 지역차가 2배 이상 난 것이다.

지역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같은 중부지역권임에도 불구하고 강수량이 많았던 서울, 경기, 강원 등 중북부지역은 5%미만의 매출신장률을 보였고 장마 전선에 걸쳐있던 대전, 충북, 충남 지역의 매출신장률은 10%대 남짓한 수치를 나타냈다.

남부지역에서는 경남, 경북 남부 내륙 지역의 매출이 두각을 나타냈다. 대구, 울산 일대의 낮 최고기온이 33~36도까지 치솟자 해당 지역의 편의점도 여름 특수를 누리며 전년대비 매출이 두 자릿수로 상승했다. 또한, 여름철 피서객들이 몰리는 부산과 제주도 역시 15% 이상의 높은 매출신장률을 보였다.

날씨에 따라 각 지역별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주요 상품들도 확연히 차이가 났다. 2주 동안 국지성 폭우가 쏟아진 중부지방에서는 단연 우천용 상품(우산 등)이 35.4%로 높은 신장률을 나타냈다. 눅눅해진 실내 때문에 제습제(물먹는하마)에 대한 수요도 전년대비 90.6%로 껑충 뛰었고 잦은 비에 신발이 젖는 경우가 많아 양말을 긴급하게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많았다.

또한, 줄기찬 장마로 세탁지수가 낮아지면서 세탁세제와 섬유유연제의 매출은 5.9%, 11.4% 감소한 반면, 섬유탈취제(페브리즈 등)은 무려 20.2% 매출이 상승했다. 장마가 길어지면서 세탁이 어려워지자 임시방편으로 섬유 탈취제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식품류에서는 비오는 날 즐겨먹는 파전에 쓰이는 밀가루, 부침가루 등 분말류는 32.7%, 식용유 14.6% 전년대비 매출이 각각 신장했다.

불볕 더위로 뜨겁게 달구어진 남부지방에서는 대표적인 여름 상품들이 강세를 보였다. 더위를 달래기 위한 아이스크림 21.7%, 아이스드링크 30.3%, 얼음(컵얼음 포함) 38.0% 매출이 크게 올랐으며 그 밖에 이온음료 22.5%, 생수 27.9%, 맥주 26.2%의 매출 신장률을 나타냈다.

상대적으로 남부지방으로 몰린 피서객, 캠핑족 등의 영향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도시락 48.4%, 삼각김밥 19.9% 등 간편식품의 인기가 높았으며 야외활동이 증가하면서 여행용세면도구 30.8%, 물티슈 14.3%, 일회용품 22.2%, 부탄가스 18.5%로 관련 상품의 매출신장률이 두드러졌다.

정준흠 ‘CU(씨유)’ 영업지원팀 팀장은 “편의점은 날씨와 기온 변화에 매우 민감한 유통 채널인 만큼 최근 날씨 양극화 현상에 맞춰 지역별 차별화된 운영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날씨 정보 시스템과 기존 판매 데이터를 활용하여 장마, 폭염 등 날씨 변화를 미리 예측하여 주요 판매 상품의 발주량을 조절하는 등 매출 극대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