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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發 부동산 훈풍 올까
르네상스 프로젝트 발표 후 재건축 중심 호가 상승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시가 서울이라면 서울을 대표하는 하천은 한강이다.
세계인들은 지난 반세기 대한민국의 고도 성장을 한강의 기적이라고 말할 정도로 한강은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이끈 상징적인 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한강이 또다시 변화의 주인공으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다름 아닌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때문.
오세훈 서울 시장은 “그동안 성냥갑 아파트에 막혀 사유화되었던 한강변을 시민의 공간으로 만들고 한강변의 스카이라인을 모두 바꾸겠다”면서 일명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내놨다.
그동안 한강 개발이 제방 바깥 지역인 한강둔치의 공간구조 개편과 수상 이용 활성화에 중점을 둔 것이라면 이번 프로젝트는 한강 인근 지역의 주거와 상업권역을 완전히 뒤바꿔 새 판을 짜겠다는 의미다.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발표 이후 한강변을 주변으로 한 아파트는 부동산 침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특히 압구정과 여의도, 잠실 일대 재건축 추진 단지는 최대의 수혜 지역으로 꼽히면서 이 지역 아파트 호가는 발표전보다 적게는 5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심지어 한강 조망권이 가능한 재건축 단지의 경우 2억원이 넘게 급등하고 있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불과 일주전만 하더라도 14억7500만원에 거래되던 잠실 엘스아파트 149㎡의 경우 제2롯데월드 건축 발표와 맞물려 15억7500만원으로 1억원이 상승했고 향후 호가는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강 조망권 가능한 단지 2억원 급등
지난 2005년 2월 최고 60층 높이의 초고층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다 부동산 투기 우려로 사업이 좌초된 적이 있는 한양7차 115㎡의 경우는 현재 시세가 14억원선에 이른다.
압구정동 인근 지역의 집값도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수혜 단지는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잠원동 한신 등이며 한강변 높이에 따라 가격 상승이 전망된다.
압구정동이나 반포동 일대 중개업소들은 초고층 재건축 허용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면서 앞으로 호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발표 이후 송파구(0.63%), 강남구(0.24%), 서초구(0.18%), 강동구(0.05%), 용산구(0.01%) 등이 상승했다.
더욱이 정부의 투기지구·투기과열지구 해제라는 호재가 겹칠 가능성이 높아 개발이 가시화되는 시점에서는 10∼20% 정도의 추가 상승도 예상된다.
신천동 S중개업소 관계자는 “초고층 재건축 허용에 대한 발표 직후 매수 문의가 늘고 있다”면서 “장미1차 109㎡는 지난달 5억5000만~6억원에 급매물이 거래됐지만 지금은 7억1000만~7억3000만원까지 시세가 상승했고 앞으로도 조금씩 올라갈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 밖에도 강동구 고덕시영과 고덕주공2단지 등 5100가구와 용산구 이촌동 강변아파트, 렉스, 한강맨션 등 2368가구의 재건축 아파트가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거래 극소수 그쳐…전국 확산 미지수
반면 일각에서는 현재 상승한 가격이 단순 매도자들의 기대 심리로 인한 호가 상승만 있을 뿐 실거래가 이뤄지고 있지 않아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로 인해 부동산이 회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의 호가 형성 금액이 반드시 실질적인 매수세로 이어질 수 있을지 장담하기는 이르다며 매수자들의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즉, 매수자와 매도자의 심리적인 매매가격이 최소 2억∼3억원 가량 차이가 있고 실질적인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집값은 다시 하락할 것이기 때문에 매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리서치 팀장은 “서울시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발표로 인해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호가가 뛰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지만 아직까지 매수자들은 아파트 가격이 추가로 빠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저가의 급매물은 소진될 수 있겠지만 현재 형성된 호가로는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소장 역시 “현재 실물경제 침체가 장기화 되고 있기 때문에 서울시의 이번 발표로 인한 호가 상승이 실질적인 거래가격이 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며 이것이 부동산 회복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첨언했다.
하지만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전반적인 경기 침체기에 얼어붙은 구매자들의 심리를 녹이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여기에 마지막 남은 부동산 3대 규제인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 민간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폐지, 지방 아파트 구입시 양도세 5년간 한시적 면제 등의 정부 발표가 임박해 관망세에 있는 투자자들도 매수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대한민국 심장이자 젖줄인 한강을 중심으로 한 변화가 남아있는 부동산 규제 완화와 맞물려 지난해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우리나라에 불어닥친 부동산 침체 상황을 역전시키는 호재로 작용할지, 아니면 단순 스쳐지나가는 바람으로 그칠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홍성일 기자 (hsi@ermedia.net)

박스

한강 프로젝트 수혜지역 아파트

성수·합정·이촌·여의도 사업진척 빠를 듯

서울시는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강변을 전략정비구역, 유도정비구역, 일반관리구역 3개 구역으로 구분하고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전략정비구역은 개별적으로 개발이 진행되기 전에 통합적인 개발전략이 마련될 곳이다.
3개 구역 가운데 사업 진척이 가장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성수, 합정, 이촌, 압구정, 여의도 등이다.
전략정비구역으로 알려진 5곳 가운데 현재 분양권이 있는 곳은 성수동과 합정동으로 총 4개 사업장에 1488가구다.
이들 사업장은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갤러리아포레, 한숲e-편한세상, 힐스테이트 등과 마포구 합정동 서교자이웨스트밸리 등이며 각각 230가구와 196가구 규모로 오는 2011년 6월 입주 예정이다.
5월 입주 예정인 성수동5가 힐스테이트는 총 445가구로 분양 프리미엄이 5000만원 정도 붙어 있다. 합정동 서교자이웨스트밸리도 수혜 분양권으로 꼽을 수 있지만 아직 거래가 활발한 편은 아니다. 2012년 6월 입주 예정으로 총 617가구 규모다.
유도정비구역은 영등포구 당산이나 서초구 반포, 광진구 구의·자양, 송파구 잠실 등에 분양권이 있다.
오는 7월 입주하는 반포주공2단지 재건축 아파트인 래미안 퍼스티지를 비롯해 5월 입주 예정인 잠실의 대상파크守가 대표적인 수혜 아파트다.
당산동에는 총 299가구 규모의 유보라팰리스가 분양권이 있으며 광진구 구의동과 자양동에는 해모로리버뷰와 이튼타워리버V 분양권이 각각 1개씩 있다. 두 곳 모두 7월 입주 예정이다.

홍성일 기자 (hsi@er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