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C앞에서 바라본 파크 애비뉴(Park Ave).


금융위기가 점차 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9월23일 이틀간의 회의를 마치고 발표한 성명에서 최초로 미국 경제의 위기탈출을 공식 선언한 바 있다.

그간 가파르게 진행되던 개인 소득의 감소세가 7월 이후 진정되고, 소비는 3월 이후 증가추세를 지속하고 있는 데다가, 산업생산도 7~8월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보인 것이 이러한 판단을 가능토록 뒷받침하는 요인들로 보인다.

월스트리트발 금융위기가 메인스트리트의 실물경제에까지 파급되면서 세계 교역량이 2009년 1분기 중 전년 동기 대비 27.2%나 급격히 감소했던 점을 감안해 볼 때, 금융위기의 회복은 점차적인 세계교역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게 해주는 반가운 소식이라 할 수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1%p 증가할 경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0.48%p가 증가하고 수출은 4.47%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가 미국의 금융위기 극복신호를 반겨야 할 주요한 이유라 할 수 있다.

럭셔리 기호품 선호도 줄어들어
금융위기로부터 비롯된 불황을 겪으면서 나타난 미국의 소비트렌드는 충동 구매의 지양, 신용카드 결제의 감소, 유기농 소비의 감소, 럭셔리 기호품에 대한 맹목적인 선호도 감소, 브랜드 충성도의 퇴조 등을 들 수 있다.

반면에 그간 높아진 안목과 소비취향을 지닌 소비자들이 단순히 저렴한 가격의 제품이 아니라 제품의 가격과 해당 제품이 줄 수 있는 가치를 꼼꼼히 비교하여 가장 가치가 있는 우수제품을 구매하는, 가치(Value)제품 구매 트렌드가 새로이 나타났다.

또,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전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여전히 고급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제품, 즉 적정 수준의 준고가 명품(Affordable /Accessable Luxury Goods)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소비자들은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매장을 직접 방문하는 횟수를 줄이는 반면에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꼼꼼히 확인하고 비교하여 구매하는 온라인쇼핑이 활성화되고 있다.

한편, 전통적으로 직접 만들고 고치는 미국 소비자들의 특성을 강화시켜 주면서 생활비의 절감과 여가시간을 알차게 가꾸어줄 수 있는 DIY 관련 제품수요의 확산도 주요 트렌드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기존의 일반 시장 외에 불황 극복을 위해 미국 정부가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여 추진하고 있는 각종 프로젝트와 파생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노력도 적극 전개할 필요가 있다.

미국 정부는 2006년 이후 연간 1조달러가 넘는 막대한 물품 및 서비스를 구매하여 세계 최대의 단일 구매자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한 바 있으며, 연 평균 10%가 넘는 높은 성장률을 통해 시장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더욱이 2009년 들어서는 자국의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국내 산업의 발전과 고용기회의 창출을 목적으로 경기부양법(ARRA)을 공포하고 무려 7870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을 투입하고 있다.

현지에 기반이 없는 외국 기업이 직접 이러한 프로젝트를 낙찰받아 수행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으나, 이들 프로젝트의 추진과정에서 창출되는 다양한 제품수요와 비즈니스 기회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유망하다.

앞으로 한미 FTA가 발효되면 미 정부조달시장 참여 양허하한선이 종전의 19만3000달러에서 10만달러로 인하되어 우리 기업의 참여기회가 확대되고, 미국산우선구매

최기형 북미지역본부 부본부장

법(Buy American Act) 및 국방조달협정(FCT)의 미적용으로 미국 기업과 동일한 조건으로 과거 실적의 요구를 받지 않고 미 정부조달시장에 진출이 가능해지게 된다.

국내외 조달 유관기관에서 주관하는 조달시장 참여행사나 코트라에서 개최하는 다양한 미 정부조달 프라임벤더 초청 상담회에 참가하는 등 관계기관의 다양한 지원 노력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