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급 차종중  엔진용량은 제일 큰데 성능은 빌빌 

 페이스리프트한 렉서스 ES350 구형 캠리와 다른게 뭐야?

연비로 미국시장이나 국내시장에서 한때 돌풍을 이끌었던 토요타 캠리가 이젠 국산 완성차들에 밀려 맥을 못추고 있다. 국산차가 기본으로 탑재한 사양도 캠리에는 옵션이다. 풀체인지 했다던 모델이 전작보다 못하다면 더이상 캠리를 쳐다볼 구매고객은 없어 보인다. 연비도 3등급. 1600cc 르노삼성 SM5 TCE보다 떨어지는 캠리의 성능과 사양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토요타의 자존심 '캠리'가 신모델 출시와 가격인하에도 불구하고 힘을 못쓰고 있다.  모델 업그레이드에 가격까지 인하했지만 왜 지난해만도 못한 판매량을 보이며 토요타의 체면을 끌어내리는 일등공신이 됐을까.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동급 차종중 절대 열세를 면치못하는 성능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실력이 없으니 당연히 시장에서 통할리가 없다는 말이다.

토요타 캠리의 성능과 제원이 도대체 어떻길래 이런 지적을 받는 걸까. 동급 최고라는 캠리의 제원은 사실 국내 완성차 중 최근 선보인 르노삼성의 SM5 TCE에 비해서도 배기량이 월등히 높은 캠리가 출력, 토크, 연비 모두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캠리의 주요제원과 사양을 살펴보면 전장은 국내 완성차업체가 생산하고 있는 4종의 차량에 비해 가장 짧다. 전폭도 가장 좁게 나타나고 있다. 배기량도 가장 높고 가격도 가장 높은데 출력이나 토크는 한국GM의 말리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낮다. 연비도 그다지 크게 차이나는 것도 아니다. 연비의 제왕 캠리가 국내시장에서 맥을 못추는 이유라는 지적이다.  1600cc급 준중형엔진을 다운사이징 해 출시한 SM5 TCE보다 엔진성능 면에서는 캠리가 뭐라 할 말이 없을 정도로 뒤쳐저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르노삼성이 토요타에게 만은 자신감을 피력하는 이유다.

캠리는 국산차를 사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사양에서도 선택의 폭은 좁다. HID헤드램프, 버튼시동 스마트키, 슈퍼비전 클러스터, 17인치 휠, LED 리피터 O/S미러, 하이패스, 통풍시트, 메모리시트, 후석 열선시트, LED리어콤비 램프 등 국내 완성차가 채택할 수 있는 주요 사양을 추가옵션을 통해서만 적용할 수 있다.

캠리는 기본사양만 탑재된 모델을 쏘나타 2.0 GDI대비 180만원이나 비싸게 판매하고 있는 셈이다. 300만원이나 깎아서 판매되고 있지만 기본사양일 뿐 국산차에 적용된 사양을 별도로 구매할라치면 가격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올라간다.

신형 캠리 풀체인지 모델 맞나?

2013년형 캠리에 평가는 디자인에서도 절하된다. 신형이라고 보기에는 무색할 정도에 풀체인지 디자인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좀더 심하게 표현하면 개조차 수준으로 디자인을 변경했고 오히려 구형 캠리보다 10mm가 줄어든 전장도 논란거리다. 풀 체인지 모델이라고 토요타에서 발표했으나 아주 적은 범위로 디자인과 엔진이 변경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가격도 논란이다. 가격을 인하했다고는 하지만 한국에서는 현대차 쏘나타에 비해 180만원 비싸고 북미에서는 쏘나타 Limited (2만6445달러) 보다 캠리XLE(2만4725달러)가 200만원 가량 싸게 판매돼 한국 소비자에 대한 가격차별이 이뤄지고 있다. 풀모델 체인지에도 불구하고 국내 완성차는 물론 유럽산 차종에 채택된 사양조차 탑재되지 않았다. 국내에서 최고사양이 1955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준중형차 아반떼에 기 탑재된 기술을 캠리는 1415만원이나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기술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올해 출시된 캠리에 신규 사양은 HID헤드램프, 버튼시동 스마트키, 슈퍼비전 클러스터, 17인치 휠 등에 불과하다. 이들 사양은 추가옵션을 통해서만 탑재될 수 있다. 연비에 있어서도 구형 엔진을 개선했다고 하지만 실제 수치에서는 쏘나타 2.0 CVVL엔진이 리터당 14.0km로 2등급에 해당하는 공인연비를 나타내고 있는데 반해 캠리는 기존 리터당 12.0km에서 고각 0.8km 개선된 리터당 12.8km인 것으로 조사됐다. 연비등급은 3등급. 다른 국내 완성차에 비해서도 성능이나 사양은 현저히 떨어진다.

 

쏘나타와 같은 급의 엔진을 사용하고 기아차 K5는 캠리보다 375만원이 싸다. 주요사양에서는 HID헤드램프와 슈퍼비전 클러스터를 제외하고는 기본 장착돼 있다. 이들 사양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소비자는 300만원 이상 혜택을 가져간다고 할수 있다. 캠리에 비해 더 우수한 사양을 갖추고도 무려 K5는 600여만원이 할인됐다고 할수 있다. 출력도 캠리는 K5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271/6000ps의 K5 출력보다 90ps이상 떨어진 181/6000ps에 불과하다.

GM 일반형 브랜드인 쉐보레의 모델 말리부는 지난해 신차초기품질지수에서 포드 퓨젼과 혼다 아코드를 제치고 중형세단 가운데 품질결함이 적은 모델로 선정됐다. 지난해 공기 저항을 최소화한 디자인의 신모델을 선보인 GM의 말리부는 품질과 안전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말리부의 신차가격은 캠리보다 260만원 정도 싸다. 글로벌 GM의 기술력을 더하고도 캠리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공기 저항을 최소화한 디자인의 신모델을 선보인 GM의 말리부는 품질과 안전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말리부의 신차가격은 캠리보다 260만원 정도 싸다. 글로벌 GM의 기술력을 더하고도 캠리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현대차 그랜저와 기아차 K7, 한국GM 알페온, 르노삼성 SM7 등이 ‘경쟁차’라고 선언했던 토요타가 낮은 사양에 높은 가격 정책으로 국내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탑재된 성능이나 사양 대비 높은 가격이라는 게 알려져서 일까. 토요타의 상반기 판매대수는 지난2012년 5238대 대비 900여대가 감소한 2013년 4331대를 기록했다. 캠리의 할인으로 판매대수가 확대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한국시장에서 감소한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렉서스 ES350 페이스리프트 ‘한 듯 안한 듯’

그렇다면 토요타가 자랑하는 렉서스 브랜드의 가격대비 사양은 어떨까. 한때 ‘강남 아줌마 차’로 불리울 정도로 많은 판매대수를 자랑했던 ‘렉서스 ES350’과 국내 완성차업계 준대형차를 비교해 봤다. 비교대상 차량은 현대차 그랜저와 기아차 K7, 한국GM 알페온, 르노삼성 SM7의 3000cc 차종을 ES350과 비교했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렉서스 ES350은 구형 캠리의 디자인변경 모델이라고 할수 있을 정도로 디자인이 구형캠리와 흡사하다. 구형캠리라 불리울 정도로 1mm의 차이도 없는 실내공간을 갖추고 있다. 구형캠리에 전장을 늘이고 전고를 낮춰 출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숙성을 자랑하는 렉서스의 장점과는 달리 국산 현대차 그랜저HG 3.0과 비교하면 ES350이 소음이 증가돼 있음을 알수 있다. 실제 ES350을 타본 구매자들은 국산 준대형차와 비교해도 소음은 비슷하다고 입을 모은다. 렉서스의 정숙성때문에 차량을 구매했다는 구매자들은 ES350을 구매한 이후 추가로 방음시공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차량용 방음전문 시공업체에 따르면 ES350은 다른 렉서스 차량들 보다 엔진음과 노면소음을 호소하는 고객들이 많았다. 실측된 소음측정에서도 ES350은 그랜저HG와 비교할때 정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행안전성에 있어서도 안락함에만 초점을 둔 차체 설계 때문에 고속주행시 불안함을 느꼈다는 평가마저 받고 있다. 핸들링에서의 불안함, 차체의 흔들림, 차선에서 떨어져 날아가는 듯한 주행감은 고급세단인 렉서스의 정체성마저 흔들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가격 면에서도 외제차를 선호하는 고객이라면 모를까. 같은 급의 그랜저가 4348만원임을 감안할 때 ES350의 6260만원은 너무나도 비합리적 소비로 지적받을 수도 있다. 국산 준대형차종 중 가장 비싼 K7이 4220만원임을 감안하면 2000만원이상 비싼 가격이다. 캠리와 마찬가지로 각종 옵션을 추가하면 가격은 7000만원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

준준형차에도 적용돼 있는 뒷좌석 열선시트, 하이패스 시스템, TPMS 사양도 적용되지 않고 있다. 국내 현대기아차의 그랜저와 K7 등은 물론 최근 출시된 ‘더뉴 K5’에도 적용된 전자파킹 브레이크도 적용되지 못했다.

ES350은 국내 완성차 대비 전장이 가장 짧다. 전폭도 1820mm로 가장 넓은 SM7보다 50mm가 좁다. 출력과 토크는 경쟁차량으로 손꼽히는 그랜저와 K7 대비 낮다. 연비는 가장 좋다. 대부분 국산 준대형차가 주요사양에서 기본으로 사양을 채택하고 있지만 ES350은 HID헤드램프, 버튼시동 스마트키, 메모리시트, 후석 열선시트가 장착돼 있을 뿐이다

준대형차종 중 가격대나 수요층 측면에서 그랜저 3.3 셀러브리티 모델과 K7은 렉서스 ES350 경쟁 상대라 할 수 있다. 3.3 셀러브리티는 그랜저 라인업 중 가장 높은 배기량의 엔진과 고급 사양을 장착한 최상위 트림으로, 294마력 3.3ℓ GDi 엔진과 전자제어 서스펜션(ECS), 19인치 알루미늄 휠 등을 갖췄다. 기존 4069만원이었던 가격이 이번에 100만원 인하되면서 3969만원으로 3000만원대 후반이라는 상징성을 얻게 됐다.

3000만원 후반가격을 감안하면 렉서스ES350보다는 2000만원이나 저렴하면서 사양과 성능은 더 앞선다. ‘신차 같지 않은 신차’를 살 것인지 ‘모든 사양을 포함한 신차’를 구매할 것인지 일반고객들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필수 대림대학 자동차과 교수는 “캠리나 어코드 등의 일본차가 글로벌 넘버원 브랜드이지만 최근 국내 완성차들의 성능이나 디자인이 향상되면서 국내시장에서 판매가 둔화되고 있는 양상”이라며 “캠리의 제원을 살펴보면 오히려 국내 현대·기아차나 르노삼성의 중형차급의 차종들이 가격대비 더 우수한 제원이나 사양을 갖췄음을 잘 알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국내 준대형차급을 토요타 ES350과 비교해 봐도 제원이나 성능은 떨어지지 않으나 브랜드를 높여온 토요타의 ‘렉서스’처럼 현대·기아차도 글로벌시장에서 브랜드를 높이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수입차의 판매가 증가된 것은 수입차 중 주로 소형차 위주의 판매가 활성화되고 있다”며 “기본사양만 채택된 차량을 판매하고 있는 토요타 차량들은 엔진성능면에서도 최고의 성능을 갖춘 국산차와 유럽차의 비교에서 가격이나 사양이 상당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토요타는 올해 상반기 한국 시장에서 20% 가까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캠리의 부진 때문이다. 토요타는 올해 상반기 4331대를 판매했으나 지난해 보다는 18.7%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개월 동안 캠리가 반짝 실적을 보여주긴 했지만 토요타의 부진에는 캠리가 한 몫하고 있는 셈이다. 토요타 캠리는 올 상반기 2293대가 신규 등록됐다. 지난해 2853대에 비해 19.6%나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