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ile / 이안 휸 대표는 스트라이커캐피털의 설립자로 매니징 디렉터까지 임하고 있다. 그는 미국 콜로라도 야누스캐피털 코퍼레이션에서 주식 리서치 애널리스트로 유명했다. 주로 의학섹터를 맡았다.

프린스턴대학교를 나온 그는 미시경제를 주로 다뤘으며, 고정환율제도 하의 통화위기를 논한 그의 논문은 당사의 FX(외환거래) 전략의 기초로 적용되고 있다. 또 홍콩 파이낸셜 애널리스트(The Hong Kong Society of Financial Analysts) 멤버이기도 하다.

홍콩 센트럴. 중국의 특별행정구 홍콩섬 북서쪽에 있는 중심가로, 세계적인 은행의 본사와 유명 헤지펀드들의 아시아 헤드쿼터들이 존재하는 곳이다.

센트럴 중 퀸즈로드 센트럴(Queen's Road Central, 皇后大道中)과 코노트로드 센트럴(Connaught Road Central)은 세계 금융사들의 아시아 본거지라고 할 수 있다.

고층빌딩의 숲으로 이뤄진 코노트로드 센트럴에서 동양계 헤지펀드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스트라이커캐피털 이안 휸(Ian Huen·30) 대표를 만났다.

스트라이커캐피털을 설립한 지 몇 년 됐나. 현재 규모는.
지난 2005년 말에 설립됐다. 사실 트레이딩 시스템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대학 시절인 1999년이었다.

스트라이커캐피털은 각각의 트레이딩 전략과 딜을 통해 전체 10억달러(약 100억원) 정도를 운용한다. 투자하는 곳은 전 세계 증권거래소이다.

대학교 때부터 트레이딩을 시작한 것인가.
내 전공이 통계학이다. 시장을 통계학적으로 따져보니 언제 어디에 투자하면 수익을 벌 수 있을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시장을 예상하는 것은 가장 힘들지만, 각 자산과 투자 분야에 대한 과거 통계를 보면 현재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있다.

주식시장도 사이클이 있고, 그 통계가 남아 있다. 환율, 상품 등도 마찬가지이다.

이번 금융위기는 어땠나. 과거 통계 위기를 피할 수 있었나.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할 순 없었지만, 위기는 피할 수 있었다. 투자 통계를 살펴보고 주식보다 상품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2008년도에는 금이나 비철 등 원자재가 바닥이었고, 주식은 고공행진이었다. ‘바닥일 때 사고, 천장일 때 팔아라’라는 말은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투자원칙이다.

과거 통계를 분석해 보니 원자재에 투자하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주식은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됐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몰고 올 줄은 몰랐다.

투자 포트폴리오는 어떤가. 처음과 많이 달라졌나.
처음 시작했을 때는 주로 신흥국가에 투자했다. 특히 캐리트레이드를 통해 홍콩과 중국 주식, 선진국 G10의 화폐에 투자했다.

오늘날 대부분의 헤지펀드가 관심을 기울이는 곳은 신흥시장 주식과 G10국의 화폐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신흥시장 주식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의 투자 포트폴리오 중 주요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신흥시장 주식, 특히 홍콩과 중국 주식이다.

스트라이커캐피털의 투자철학은.
당연히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장기적인 수익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롱텀(가치 플레이어) 전략으로 장기적인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금융위기 당시 동양계 헤지펀드들은 많은 수익을 냈다고 한다. 스트라이커캐피털은 어떤지.
지난 2007년에는 17.34%, 2008년에는 6.36%였다. 그래도 -40~-30%라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던 미국과 유럽 헤지펀드들에 비해 괜찮은 성적표이지 않은가.(웃음)

2008년에는 원자재 상품 등에 투자했다면, 2009년도에는?
아직 경기회복을 단언할 수 없지만,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 주식시장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08년 말에 바닥을 쳤던 중국과 한국 주식에 투자를 늘렸다. 그래도 원자재에 대한 투자는 줄이지 않았다. 원자재는 장기적으로 계속 상승할 것이기 때문이다.

스트라이커캐피털 이외에 수익을 낸 동양계 헤지펀드는?
지난해 프러스 수익을 낸 곳 중 하나는 퍼시스턴트 에지 아시아 파트 LP(Persistent Edge Asia Part LP)로, 3.7%의 수익을 올렸다.

7월까지의 실적을 보면 펜징 아시아 에쿼티 펀드-A(Penjing Asia Equity Fund-A)가 22.3%, 퍼멀 아시아 홀딩스 (Permal Asian Holdings NV-A)가 18.0%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래도 금융위기로 헤지펀드의 위상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그건 정말 유감이다. 헤지펀드는 많은 사람과 거래가 오가는 광대한 산업이다. 투자자의 수익을 보호해 주는 것이 헤지펀드의 역할이며, 투자자는 공정한 거래를 통해 수익을 얻어야 했다.

미국과 유럽계 헤지펀드와 아시아계 헤지펀드의 희비가 갈렸다고 해야 할까. 결과가 다른 만큼 서로 차이점도 있을 듯하다.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미국과 유럽계 헤지펀드들은 투자 분야가 정말 광대하다는 점이다. 이는 그들이 숏텀(모멘텀 플레이어) 전략을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투자 분야가 광범위하니, 상승 가능성이 있는 곳에 자산을 넣고 빼는 것이 쉽다. 여기에는 단점이 있다. 투자범위가 넓다 보니 펀드매니저와 펀드 구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동양계 헤지펀드는 투자 범위가 넓지 않은가?
미국과 유럽계 헤지펀드만큼 범위가 넓지 않다. 우리만 해도 가장 큰 투자 포지션은 중국과 홍콩 주식시장이다. 하지만 넓지 않은 투자 범위 덕분에 롱텀 위주로 가치투자를 할 수 있다.

스트라이커캐피털은 한국에도 투자하고 있는가.
주식 인덱스 선물에 투자하고 있다.

한국에 투자할 가치가 있는가.
한국은 투자가치가 많다. 게다가 성장성으로 따지면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단연 1위이다. 지적재산권과 기술개발 면에서도 단연 아시아 국가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이 성장할수록 한국은 TV, 자동차 등 중요 산업의 시장점유율을 늘려갈 것이다. 향후 많은 헤지펀드들이 한국에 투자할 것이다.

한국에 진출할 생각은 있는가.
스트라이커캐피털은 항상 한국 주식시장과 선물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 한국에 사무소를 개설할 생각이다.

헤지펀드들이 한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역동적이며 유동성이 많은 시장으로 생각하고 있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시장이 한국이다. 특히 한국 시장은 투자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헤지펀드가 한국 시장을 관심 있게 바라보는 이유다.

하지만 한국은 헤지펀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안타까운 점이다. 헤지펀드는 시장 참여자에 불과하다. 우리는 투자세계에서 발군의 힘을 발휘하는 기관투자가인 IB(투자은행)와 CB(상업은행)처럼 압도적인 파워를 갖고 있지 않다.

또 우리 헤지펀드는 정부로부터 어떠한 긴급구제 금융을 받지 않는다. 지금도 투자은행은 무너질 우려가 많다. 하지만 헤지펀드는 특유의 유연성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헤지펀드는 기회가 많아졌다고 말하는 건가.
당연하다. 더 많은 기회가 생겼다. 특히 동양계 헤지펀드가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시장에 유동성이 많아지면서 보다 치밀하고 다양한 파생상품을 롱숏 전략으로 취급할 수 있는 헤지펀드들에게 시장 진입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어디에 투자할 생각인가.
아시아가 될 것이다. 우리는 아시아의 주식시장과 함께 다각적으로 변하는 상품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김현희 기자 wooang1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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