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올해 풍부한 증시 유동성을 바탕으로 대형 기업공개(IPO) 종목들이 상장 대박 행진을 이어왔지만, 하반기 기대에 못미친 공모주 성적에 투자자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하반기 최고 기대주였던 카카오뱅크(323410), 크래프톤(259960) 등은 물론 중·소형주들도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역대급 호황을 맞은 IPO 시장이 4분기에도 열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지만 공모주 성적에 희비가 갈리고 있는 만큼 냉철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공모금 규모는 8조8,957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1,513억원) 대비 282.3% 늘었다. 상장기업 수는 올해 3분기 25개 기업이 상장하며 작년(34개)보다 줄었지만, 작년 3분기 IPO 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열풍이 사그라지지 않은 셈이다.
다만 최근 신규상장 기업들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태도가 신중해진 것으로 보인다. 새내기 기업 중 프롬바이오(희망 범위 2만1,500원~2만4,500원·공모가 1만8,000원)와 에스앤디(희망 범위 3만~3만2,000원·공모가 2만8,000원)는 희망 범위에 못 미치는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한 가운데 거래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 설정되고 종가는 시초가의 상한가)’에 성공한 기업은 올해 상반기 19곳으로 집계됐으나, 3분기 6곳으로 크게 줄었다.
실제 상반기 마지막 상장이 진행된 지난 6월 25일 기준 올해 신규 상장 기업의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40.7%로 집계됐다. 반면 이날 기준 3분기 상장 기업들의 평균 수익률은 20.4%로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분기 미국발 인플레이션 이슈 등으로 국내 증시가 하방 압력을 받으면서 박스권을 형성한 것에 따른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의 증권신고서 정정요구가 강화되면서 공모가에 투자자들의 믿음이 흔들렸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크래프톤은 기존 45만8,000원~55만7,000원이던 공모가 희망 범위를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로 40만원~49만8,000원으로 낮췄다. SD바이오센서 또한 공모가 범위를 두 번이나 내린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전부터 시장의 주목을 받은 카카오페이와 LG에너지솔루션 등이 4분기 상장을 앞두고 있어, IPO 시장에 대한 관심은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는 이달 중순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11월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제네럴모터스(GM)과의 배터리 화재 이슈가 마무리되면서 상장 일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외에 국내 최대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 K Car(케이카), 세계 유명 브랜드 DKNY, 마이클 코어스, 코치, 토리버치 등과 평균 20년 이상의 고객사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ODM 전문 기업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 SM엔터의 자회사인 팬 메신저 플랫폼 디어유, 해운 운임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퀀텀점프하고 있는 SM상선 등도 상장을 준비 중이다.
다만 하반기들어 공모주 성적이 희비가 갈리면서 성공적인 공모주 투자를 위해선 옥석가리기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작년 연이은 공모주 따상은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3,000포인트를 돌파한 전반적 증시의 급등과 연관이 깊다”며 “2017년 이후 따상을 기록한 34개 기업중 대형주는 SK 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SK 바이오사이언스, 일진하이솔루스 4곳에 불과하다. 크고 좋은 기업이라고 상장 초기부터 높은 수익률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