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경제 제재가 해제됐다. 16일(현지시간) 이란은 세계 주요 6개국과의 핵 합의 이행으로 국제사회로 복귀하게 된 것. 이로써 이란은 정치 경제적 고립에서 벗어났다. 수출입 제한이 풀리며 글로벌 제약시장이 이란을 주목하고 있다.

이란 제약산업은 수년간 국가산업의 가장 유망한 분야 중 하나로 손꼽혔다. 보건복지부 의료시스템 해외진출 정보서비스(이하 Khidi)는 2016년 중동 제약시장의 주인공을 이란으로 손꼽았다. 제재 해제 이후 의약산업이 최대 수혜 산업이라는 전망이다. 

Khidi에 의하면 Business Monitor International은 국가 리스크 리포트 10년 계획에서 이란의 제약시장 크기는 2024년 61억 달러를 기록하고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4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Bourse Bimeh Iran Brokerage Company의 분석가 Mohammad Davoud Fasahat는 제약산업을 제재 해제 이후 최대 수혜산업으로 바라봤다.

이란 내 테헤란 증권거래소의 전체 지분 중 제약 분야는 3.18%을 점유하고 있다. 2014년 전체 지표 6.79% 상승시 제약산업 지표는 18.7%로 급증했다. 또 테헤란 증권거래소 2015년 1/4분기 보고서에 의하면 광산·건설 및 부동산 산업 지분은 하락한 반면 의약품 수요는 증가했다.

글로벌 회사들은 이란 진출에 발빠르게 대응했다. 미국의 싱크탱크 윌슨 센터에 따르면 이란의 제약 분야 연간 판매가 30억달러에 달한다. 이 중 30%가 외국계 제약사의 몫이다.

글로벌 컨설팅‧리서치 컴퍼니 프로스트&설리번社(F&S)는 지난달 24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노보노디스크, 사노피, 노바티스 등 글로벌 제약기업들이 이미 합작사 설립이나 직접투자를 통해 이란에서 기회를 적극 모색하고 나섰다고 발표했다.

이 중 노보노디스크와 노바티스는 이미 직접투자를 진행했고 특히 스위스 노바티스는 지난해 이란 보건부에 150만유로 상당의 광견병 치료제와 감기 백신을 팔았다. 또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도 대기오염에 따른 호흡 관련 약품 판매로 지난해 1400만달러, 순익은 6000만달러의 판매를 기록했다.

▲ (왼쪽 부터)종근당 김정우 부회장, 코스타리카 파마비전사 아드리 안 바가스 칼보(Adrian Vargas Calvo) 본부장. 출처=종근당.

국내 제약사들은 이미 중동 시장을 눈여겨 보고 있었다. 지난해 3월 JW홀딩스는 사우디아라비아 제약 기업 SPC(Sudair Pharmaceutical Company)와 1억 5000만달러 규모의 수액제 공장 건설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는 국내 제약사가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중동지역에 수액플랜트를 수출하는 첫 사례다.

이어 지난해 7월 사우디아라이바 의약품 유통기업인 ‘알 오술(Al Osool)’과 수액제 수출 계약도 체결했다. JW홀딩스는 지난 계약에 따라 3챔버 영양수액과 수액제형 항생제 등의 공급을 담당하고, 알 오술은 현지 등록 및 마케팅 영업·유통 등을 맡게 됐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지역에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국산 수액제가 수출되는 첫 사례가 됐다. 

동아제약은 2012년 초 자체개발 신약인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를 터키 1위 제약사 압디이브라힘제약(Abdi Ibrahim Pharmaceuticals)을 통해 현지 발매했다. 

종근당은 2014년 5월 파마비전(Farmavision)사, 아랍에미레이트의 알하얏트(Al Hayat) 사와 2760만 달러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체결을 통해 종근당은 코스타리카에 수출 유망 품목으로 주목받고 있는 면역억제제 타크로벨과 마이렙트, 항암제 루키벡 등을 5년간 2180만 달러 이상 수출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코러스제약은 지난해 10월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가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한 세계의약품전시회(CPhI Worldwide 2015)서 바이오의약품을 이란에 5년간 9400만달러어치(약 113억원) 수출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10월 자체 개발한 성장호르몬제 '케어트로핀'에 대한 이란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목표 금액을 언급하긴 조심스럽지만 중동을 타깃으로 한 진출은 더욱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자치단체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충북 경제자유구역청은 17일 이란의 투바전통의학기업이 청주 오송에 ‘이란 전통의학 공동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4월 청주에서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 사업 추진만 남겨 놓고 있다. 양해각서의 골자는 이란이 향후 10년간 20억 달러(2조4300억 원)를 투자해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에 적합한 신약 제품화 공장 건립 등을 추진한다.

제약사 및 보건의료분야 분석 사이트 팜스코어 관계자는 “이번 이란 경제 제재 해제 전에도 중동 쪽 의료기기 수출은 활발했다. 이미 수출 통로가 있는 만큼 이란 수출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