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슨 체질인가

2009-07-15     강혁 기자

체질에 관하여 일반인들은 조선 후기 이제마 선생님이 창안한 ‘사상체질(四象體質)’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몇 년 전 〈태양인 이제마〉라는 드라마로도 방영되어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사상체질이란 용어는 한 번쯤 들어봤을 것입니다.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으로 구분하는 사상체질은 한의학의 대중적 인지도에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그래서 한의학에서의 체질 구분은 4가지로 구분하는 사상체질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상체질이 대중에 많이 알려져 있는 것은 사실이나 실제 이외에도 여러 가지 체질 분류 방법이 많이 있습니다.

목양, 목음, 수양, 수음, 금양, 금음, 토양, 토음과 같이 8개로 나누는 8체질 분류법이 있고, 이외에 16상, 64상과 같이 더 많이 세분화된 체질 분류법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체질 분류에 관해서는 아직도 많은 논란이 있습니다. 어디에 갔더니 소음인이라고 얘기하고 어디에 갔더니 태음인이라고 해서 내가 어떤 체질인지 도저히 모르겠더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체질의학은 의미가 없는 것일까요?

체질을 구분하는 데는 많은 기준이 있습니다. 특히 체질의학을 전문적으로 보는 한의사들은 오차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진단 기준과 정형화된 기준을 많이 내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7월10일 언론에서는 사상체질을 감별할 수 있는 진단기계를 새로 개발했다고 보도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 기계는 정확도가 굉장히 높아서 아주 신뢰할 만하다고도 했습니다.
모든 진단에는 오차가 있고 100% 맞게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 오차를 얼마나 줄이냐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서양의학의 경우에도 같은 환자를 두고 전혀 다른 진단을 내리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환자들은 진단의 오차를 줄일 수 있다고 판단되는 대학병원과 같은 큰 병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러나 꼭 규모가 큰 병원이라고 해서 진단이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고 작은 병원이라고 해서 진단이 항상 부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단지 일반인들의 인식에 있어서 큰 병원이 좀 더 잘 진단하지 않을까 하는 선입관이 있을 따름입니다.

한의학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한의원에서 진단한 체질과 다른 한의원에서 본 체질이 다르다고 해서 한의학이나 체질의학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모든 한의사가 완벽할 수 없고,

진단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사람도 있고 쉬운 사람도 있어서 때로는 다른 진단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입니다.

“왜 체질을 알고 싶으세요?”라고 물어보면 90% 이상은 “그냥요”라고 대답합니다. 이 말은 체질을 그저 하나의 흥미로만 생각할 뿐 체질에 따른 치료법이 다르다는 것에는 대부분 관심이 없는 듯 보입니다.

그러나 체질의학은 충분히 그 유효성이 검증되었으며 지금도 꾸준히 진화해서 점점

이기훈 강남동약한의원장

(www.dongyak.kr)

더 정확한 진단에 가까워지는 의학입니다.

특히 어떤 질환은 체질에 따른 처방을 했을 때 신기할 만큼 잘 낫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섣불리 스스로 본인의 체질을 판단하거나 단순한 흥미로 생각하기보다는 체질의학 전문가에게 충분히 자문을 구한 후 본인의 체질을 안다면 질병이 생겼을 경우 치료에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