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의 악몽 올해는 사라질까... 카카오모빌리티의 연말 승차난 대반격

단순히 차 늘리는 것 넘어 탑승 성공률에 사활... 예약제 카드로 수요 분산 유도

2025-11-26     최진홍 기자

매년 12월이면 반복되는 귀가 전쟁을 막기 위해 국내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이 칼을 빼 들었다. 단순히 택시 공급을 늘리는 차원을 넘어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 승객이 실제로 차에 탈 확률을 높이는 정교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나선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연말연시를 앞두고 택시 승차난 대응을 위해 탑승 성공률 제고에 나선다고 26일 밝혔다.

탑승 성공률이란 택시 호출을 시도한 승객이 배차를 받고 실제 운행까지 완료한 비율을 뜻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이 지표에 주목한 이유는 연말 특정 시간대에 무너지는 수급 불균형 때문이다. 자체 데이터 분석 결과 최근 3년간 연중 호출이 가장 많았던 날은 12월 셋째 주 토요일로 나타났다.

문제는 심야 시간대다. 2022년 해당 일의 하루 평균 탑승 성공률은 71.3%였으나 밤 11시에는 55%까지 급락했다. 2023년에도 전체 평균은 75%였지만 같은 시간대에는 60%에 머물렀다. 송년회 등이 끝나는 밤 11시에 수요가 폭발하지만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시민 절반 가까이가 택시를 잡지 못하는 택시 대란이 반복된 셈이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는 빅데이터 기반의 맵매칭 기술과 머신러닝을 활용해 배차 정확도를 높이는 한편 공급자인 기사들의 심야 운행 유인을 강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특히 취객 대응에 부담을 느껴 심야 운행을 꺼리는 기사들을 위해 2021년 도입한 안심보험이 핵심이다. 운행 중 발생하는 폭행 등의 피해를 플랫폼이 전액 비용을 부담해 보상해 주는 제도로 기사들이 안심하고 핸들을 잡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올해는 여기에 예약 서비스라는 새로운 승부수를 던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시점 기준 10분 후부터 최대 1시간 이내까지 출발 시간을 설정할 수 있는 중형 가맹택시 예약 베타서비스를 도입했다.

사진=회사 제공

실시간 호출에만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수요를 선제적으로 확정 짓는 방식이다. 승객은 길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대신 미리 차를 확보할 수 있고 플랫폼은 피크 시간대에 몰리는 트래픽을 미리 분산시켜 전체적인 배차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우버 등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들이 예약 기능을 강화해 온디맨드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흐름과도 맥을 같이 한다.

시장은 이번 조치가 택시 이용 패턴을 호출 경쟁에서 계획된 이동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호출료가 없는 일반호출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예약 옵션을 추가한 것은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 동시에 가격 저항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안규진 카카오모빌리티 사업 부문 부사장은 "연말연시 승차난 대응에 일조할 수 있도록 기술력 확보는 물론 안심보험 제공과 예약 베타서비스 오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지난 10여년 간 축적한 배차 알고리즘과 운영 노하우를 결합해 이용자와 공급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모빌리티는 신규 서비스의 안착을 위해 오는 27일부터 카카오 T 앱에서 블루파트너스 예약비 100% 할인 쿠폰을 선착순으로 제공하며 본격적인 연말 수요 잡기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