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 전쟁 대신 희소성 택했다... 와디즈 여행 펀딩 59% 껑충
단순 예약 넘어 프리미엄 경험 파는 전략 통했다... 객단가 높이고 MZ 세대 취향 저격 26일 발표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100원이라도 싼 항공권과 숙소를 찾던 여행 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다. 남들과 다른 특별한 경험에는 지갑을 여는 ‘취향 소비’ 트렌드가 여행 시장에도 깊숙이 파고들었다. 와디즈가 가격 경쟁이 치열한 일반 여행 플랫폼(OTA) 시장의 틈바구니에서 ‘단독 구성’이라는 큐레이션 전략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와디즈는 올해 1월부터 11월 17일까지 여행 카테고리 펀딩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다고 26일 발표했다. 특히 가을 여행 성수기인 10월부터 11월 중순까지의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 급증하며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주목할 점은 단순히 거래 규모만 커진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당 평균 거래액도 49% 늘었다는 것이다. 이는 저가 상품 박리다매가 아닌 고부가가치 상품 위주로 질적 성장을 이뤘다는 방증이다.
업계에서는 와디즈의 약진을 기존 오픈마켓이나 여행 앱과는 차별화된 ‘프리오더’ 방식의 승리로 분석한다. 재고 소진을 위한 땡처리 판매가 아니라 특정 기간에만 혜택을 모아 판매하는 한정판 전략이 희소성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소유욕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호텔과 여행사 입장에서도 와디즈는 매력적인 테스트베드다. 단순 할인이 아닌 전용 굿즈나 룸 업그레이드 등 부가 혜택을 묶어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객단가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성공 사례들은 이러한 ‘프리미엄’과 ‘테마’에 집중돼 있다. 세계적인 건축가 이타미 준이 설계한 제주 포도호텔 프리오더 프로젝트는 하루 26개 객실만 한정 판매해 223명의 후원자를 모으며 1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단순 숙박권이 아닌 온천 수영장 무료 이용과 뮤지엄 입장권 등을 결합해 경험의 밀도를 높인 것이 주효했다.
1500만 반려인 시장을 겨냥한 상품도 적중했다. 소노펫클럽앤리조트 펀딩은 1억1000만원의 자금을 모으며 반려동물 동반 여행의 잠재력을 입증했다.
대형 여행사들도 색다른 테마 여행 상품의 유통 채널로 와디즈를 주목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세계 3대 트레킹 코스로 꼽히는 호도협 패키지와 다이버들의 성지인 부나켄 국립공원 보트 다이빙 상품을 와디즈 단독으로 공개한다. 일반 패키지 여행과 달리 특수 목적을 가진 동호회 성격의 여행 상품을 펀딩 형태로 풀어낸 시도다.
와디즈는 다가오는 연말과 겨울 성수기에도 프리미엄 숙박과 이색 액티비티 등 플랫폼 전용 상품을 강화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와디즈 관계자는 “올해 여행 상품은 프리미엄 및 단독 구성이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며 “프리미엄 숙박과 체험형 여행 등 와디즈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새로운 여행 상품을 소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