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61명 대규모 임원 승진…기술 리더십 강화 신호

AI∙로봇∙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미래기술 인재 중용 성과주의 원칙 따라 주요 분야에서 검증된 인재 중심 미래 리더십 강화

2025-11-25     양정민 기자

삼성전자가 노태문·전영현 사장단 인사에 이어 임원진 인사를 진행하며 2026년 항해를 시작했다. 인공지능(AI), 로봇, 반도체 등에 힘을 준 가운데 30대 상무와 40대 부사장 발탁 등 실행형 리더를 전면에 내세웠다.

25일 삼성전자는 부사장 51명, 상무 93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6명 등 총 161명을 승진시켰다.

DS(반도체)와 DX(디바이스 전환)에 승진이 몰렸다. 이런 가운데 DS부문 메모리사업부에서는 장실완 부사장과 유호인 상무가 승진해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장 부사장은 S/W개발 전문가로 서버용 SSD 펌웨어 및 아키텍처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차세대솔루션 플랫폼 개발 및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핵심 요소기술을 확보 주도했다"며 "유 상무는 D1c급 DRAM 모제품 및 HBM4 개발을 위한 수율/양산성 확보 및 고질 불량 제어를 주도하며 DRAM 제품 완성도 확보를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DX에서는 46세 이성진 부사장이 눈에 띈다. 'Language AI Core기술개발그룹장'으로 선임된 이 부사장은 딥러닝 모델에 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LLM 기반 대화형 플랫폼 개발을 주도한 바를 인정받아 이번 승진 명단에 들어갔다.

갤럭시 AI를 적용한 세계 최초 AI폰과 S25 엣지, 폴드7/플립7 등의 초슬림 신규 폼팩터 컨셉을 기획한 강민석 부사장도 이번 승진 인사에 합류했다.

삼성전자가 MWC 25 현장에서 확장된 갤럭시 AI 생태계를 알리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미래 사업 전략을 신속하게 실행하기 위해 AI·로봇·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성과 창출을 주도하고 역량이 입증된 인재를 등용, 미래 기술리더십 확보를 통한 지속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언급했다. 또 주요 사업분야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성과가 크고 향후 핵심적 역할이 기대되는 리더들도 승진시켜 사업성장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장 책임 경영도 강화될 전망이다. 부사장이 35명에서 51명으로 확대되고 전년 대비 상무 숫자는 비슷하지만 부사장과 기술 인력인 마스터가 크게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공정과 패키징, 수율, IT, OLED, 전장 소프트웨어까지 현안이 복잡해진 상황에서 기술 리더의 존재감은 커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2500.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업계는 젊고 많은 아이디어를 도출해낼 노 대표와 풍부한 경험 속 현장 기술력을 중시하는 전 대표의 시너지를 뒤에서 받혀줄 2026 삼성의 방향성이 대략적으로 나왔다는 평가를 보였다.

한편 승진자 평균 연령은 47.7세로 지난해 47.6세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부사장 35명, 상무 92명, 마스터 10명 등 총 137명 승진에 비하면 승진 규모는 24명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성별이나 국적을 불문하고 성과를 창출하고 성장 잠재력을 갖춘 인재 발탁을 지속해 다양성과 포용성에 기반한 글로벌 인적경쟁력을 제고했다"며 "조만간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