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만 공무원 지갑 잠금장치 푼다“ 닫힌 복지몰 넘어 범용성 전쟁

네이버페이 공무원연금공단과 맞춤형복지점수 전환 시스템 구축... 2026년 본격 서비스 앞두고 시장 선점 포석

2025-11-25     최진홍 기자

국내 빅테크 금융 플랫폼이 80만 명에 달하는 거대한 공무원 복지 포인트 시장의 문을 열었다. 폐쇄적인 복지몰이나 지정된 신용카드 사용에 국한됐던 공무원 복지 예산이 네이버페이 생태계로 대거 유입될 전망이다.

네이버페이는 25일 공무원연금공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공무원 맞춤형복지점수를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전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전국의 전현직 공무원들은 2026년부터 자신에게 배정된 복지점수를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즉시 전환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본격적인 서비스 시행에 앞서 다음 달 1일부터 공무원연금공단 맞춤형복지시스템을 통해 포인트 사전 전환 신청을 받는 절차도 마련했다.

그동안 공무원 복지 포인트는 사용처가 제한적이거나 사후 정산 방식의 번거로움이 존재했다. 지정된 카드로 결제한 뒤 소명 자료를 제출해 현금으로 돌려받거나 공무원 전용 온라인 복지몰에서만 소비해야 하는 구조였다. 이번 시스템 도입으로 이러한 장벽이 허물어진다. 별도의 청구 절차 없이 네이버쇼핑을 비롯한 수많은 온라인 가맹점과 현장 결제처에서 포인트를 현금처럼 쓸 수 있게 되어 소비 패턴의 근본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이는 네이버페이가 지속적으로 공들여온 B2B(기업 간 거래) 복지 시장 공략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미 네이버페이는 기아와 현대제철 현대엔지니어링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의 복지포인트 운영사로 선정되며 기업 복지 예산을 자사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기업이나 기관 입장에서는 임직원의 사용 편의성을 높일 수 있고 플랫폼사는 확실한 록인(Lock-in) 효과와 거래액 증대를 기대할 수 있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전통적인 복지몰 운영사들이 주도하던 시장에 플랫폼 기업이 침투하면서 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지웰이나 베네피아 등 기존 강자들이 독점하던 영역이 개방형 페이 포인트 시스템으로 빠르게 대체되는 흐름이다. 80만 명이라는 공무원 집단이 네이버페이 생태계에 편입될 경우 결제 데이터 확보와 금융 상품 연계 등 파생되는 비즈니스 가치는 단순한 결제 수수료 수익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분석된다.

박상진 네이버페이 대표는 "이번 협업을 통해 많은 공무원분들이 네이버페이 포인트 생태계 내에서 더욱 편리하고 폭넓은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어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공무원연금공단과 함께 맞춤형 복지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