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임원 50명 앞 스테이블코인 꺼낸 코빗, AI 에이전트 결제망 승부수
18일 AWS C-Suite 라운드테이블서 이정우 CTO 강연... JP모건 사례 들며 원화 기반 사업성 타진
전통 금융의 상징인 은행과 증권사 임원들이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 호텔에 모여 가상자산 거래소 임원의 입을 주시했다. 보수적인 금융권이 2026년 미래 금융의 핵심 키워드로 가상자산 기반 결제 시스템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국내 1호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은 지난 18일 열린 AWS 금융사 C-Suite 라운드테이블에서 이정우 CTO가 연사로 나서 스테이블코인과 금융 AI 에이전트의 결합 모델을 제시했다고 24일 밝혔다.
아마존웹서비스(AWS)코리아 금융고객팀이 주관해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국내 금융 산업을 이끄는 경영진이 모여 기술 트렌드를 공유하는 자리다. 이날 현장에는 국내 주요 은행과 증권사 카드사 등 금융권 경영진 및 임원 50여 명이 참석했다. 금융권이 클라우드 혁신을 넘어 블록체인 인프라를 차기 먹거리로 고민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연단에 선 이정우 CTO는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가상자산 투자의 대상을 넘어 실질적인 국경 간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은 글로벌 현황을 짚었다. 그는 글로벌 핀테크 기업 스트라이프와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의 사례를 들었다. 이들 기업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송금 수수료를 낮추고 결제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 CTO는 이러한 글로벌 흐름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사업 모델과 연결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금융 전문가의 시각에서 분석하면서도 시장 선점 시 얻게 될 잠재적 효용을 강조했다. 이는 최근 토큰증권(ST) 법제화 움직임과 맞물려 금융권이 블록체인 인프라 도입을 서두르는 배경과 맥을 같이 한다.
특히 이날 발표의 핵심은 단순 결제를 넘어선 AI 에이전트(AI Agent)와의 결합이었다. 이 CTO는 코인베이스의 결제 MCP와 x402 프로토콜 같은 구체적 기술 사례를 제시했다. 사람이 직접 개입하지 않아도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최적의 경로를 찾아 스테이블코인으로 비용을 지불하고 정산하는 미래다. 기계 간 거래(M2M) 경제가 도래했을 때 스테이블코인이 기축 통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술적 비전을 던진 셈이다.
이정우 코빗 CTO는 "전통 금융권의 리더분들과 함께 스테이블코인이 가진 혁신성과 글로벌 최신 사례들을 나눌 수 있어 뜻 깊었다"며 "앞으로도 코빗은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금융 인프라를 통해 기술 혁신과 비용 절감이라는 실질적인 가치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번 라운드테이블은 금융권이 2026년을 기점으로 디지털 자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스테이블코인과 AI 에이전트가 결합된 새로운 금융 인프라는 기존 금융사들에게 위기이자 기회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