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안할 땐 금이지"…금 ETF로 몰리는 개미들
코스피 급등락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 "내년 금값 5000달러 찍을수도"
국제 금값이 주춤하고 있음에도 개인 투자자들의 돈이 '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 몰리고 있다. 증시가 출렁거리자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20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9일까지 개인 투자자는 'ACE KRX 금 현물' ETF를 1494억원 순매수했다.
'TIGER KRX 금 현물' ETF(561억원), 'ACE 골드 선물 레버리지(합성 H)' ETF(3억원), 'TIGER 골드 선물(H)' ETF(2억원)도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특히 'TIGER KRX 금 현물' ETF은 이달 들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사들이고 있고, 'ACE KRX 금 현물'도 지난 18일 하루를 빼면 매일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금은 증시 버블 시기나 글로벌 금융 위기 등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때마다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는 대표적인 안전 자산이다.
최근 코스피가 하루에만 3% 안팎으로 급등락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자 개인 투자자들이 위험 회피 자산인 금 관련 ETF로 분산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수익률이 좋은 편은 아니다. 올해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던 금값이 최근 조정 국면을 맞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12월 기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한 것도 금 가격 하락에 가세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금 가격은 지난 3월 온스당 3000달러를 넘어서 상승세를 이어오다 지난달 중순 사상 최고가인 4300달러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후 조정을 받고 다시 내려와 현재 온스당 4000달러 초반대에 머물러 있다.
실제 ‘TIGER KRX 금 현물’과 ‘ACE KRX 금 현물’은 최근 한달 각각 -13.62%, -14.3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개인 투자자는 금 ETF를 꾸준히 매수하고 있다. 더불어 연준이 다음 달에 기준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내년에는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일 것이라는 전망도 금 ETF 매수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고용 불안과 인플레이션이라는 미국 경제의 양방향 리스크에 주목해온 연준의 통화 정책 '완화' 기조가 예상된다"며 "대표 안전 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인 금과 귀금속의 수혜가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6년 금 가격 범위는 온스당 3800∼5000달러가 될 것"이라며 "골드바, 코인, ETP(상장지수상품) 중심의 투자자 수요와 중앙은행들의 외환 보유고 다변화용 실물 매입세가 2026년에도 금 가격 상승세를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