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찾기 넘어 취향 탐색으로" 네이버지도의 슈퍼앱 굳히기 전략

단순 내비게이션 탈피해 예약부터 결제까지 오프라인 경험 총괄하는 플랫폼 진화

2025-11-21     최진홍 기자

국내 지도 앱 시장의 점유율 경쟁이 단순한 길 안내 기능을 넘어 사용자의 오프라인 경험 전반을 설계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전쟁으로 확전되고 있다. 사용자가 어디를 가고 무엇을 소비하며 어떤 평가를 남기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플랫폼의 핵심 경쟁력이 된 탓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네이버지도가 막대한 포인트 혜택과 콘텐츠 큐레이션을 앞세워 연말 사용자 락인(Lock-in)에 나섰다.

네이버지도는 오는 26일부터 12월 23일까지 이용자에게 네이버페이 포인트 혜택과 트렌디한 장소 정보를 제공하는 연말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캠페인의 핵심은 네이버지도 앱 내 ‘예약’ 탭과 ‘발견’ 탭의 활성화다. 네이버지도는 예약 탭을 통해 음식점이나 레저·티켓, 체험·클래스 등을 예약하고 방문 후 리뷰까지 완료한 이용자 중 2만명을 추첨해 네이버페이 포인트 2만원을 지급한다. 이용자들의 행동 패턴을 ‘검색’에서 ‘예약’과 ‘리뷰’로 연결해 실질적인 데이터를 축적하겠다는 의도다. 이 중 10명에게는 100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지급하는 파격적인 혜택도 걸었다.

단순한 기능 활용을 넘어 콘텐츠 소비를 유도하는 장치도 마련했다. 네이버지도 ‘발견’ 탭에서 미션 배너를 클릭하면 선착순으로 최대 1만원의 포인트를 지급한다. 하루 한 번씩 총 5회까지 참여 가능하며 5회를 모두 채운 이용자 중 10명을 추첨해 100만원을 추가로 제공한다. 이는 사용자가 지도 앱을 목적지가 있을 때만 켜는 유틸리티 앱이 아니라 수시로 접속해 즐길 거리를 찾는 콘텐츠 앱으로 인식하게끔 만드는 전략이다.

사진=네이버

특히 이번 캠페인에서 눈에 띄는 점은 미디어 콘텐츠와의 결합이다. 네이버지도는 티빙의 인기 오리지널 시리즈 ‘환승연애’ 시즌 1부터 4에 등장했던 식당과 데이트 장소를 모아 저장 리스트로 제공한다. 2030 세대에게 인기 있는 콘텐츠 속 장소를 지도 위에 구현함으로써 젊은 층의 트래픽을 확보하고 이들이 자발적으로 장소를 저장하고 공유하는 ‘큐레이션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계산이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이번 행보를 구글지도나 티맵 등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고 캐치테이블 같은 버티컬 플랫폼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승부수로 보고 있다. 경쟁사들이 이동 경로 데이터에 집중하는 동안 네이버는 막강한 검색 데이터와 결제 시스템(네이버페이)을 지도에 결합해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모든 단계를 장악하려 한다.

사용자가 남기는 예약 기록과 영수증 리뷰는 광고 매출과 직결되는 핵심 자산이다. 네이버지도가 수천만원 상당의 마케팅 비용을 투입해 사용자의 ‘예약’과 ‘방문’을 유도하는 것은 그만큼 양질의 로컬 데이터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지도 앱이 단순한 이동 도구를 넘어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관문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 같은 ‘슈퍼앱’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