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만통 통화 전수조사 상담원 실력차 없앤다
LG유플러스 LLM 기반 AI 코칭 도입 사물존칭 잡고 B2B 공략
고객센터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상담원 복불복’이 기술로 해결된다. 사람이 일일이 듣고 평가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인공지능이 월 150만건에 달하는 모든 통화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교정한다.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상담 품질의 상향 평준화를 통해 고객 경험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고객센터 전화 상담 품질을 혁신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 상담사 코칭 솔루션 ‘AI Auto QA’를 도입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솔루션 도입은 물리적 한계의 극복을 의미한다. 기존 고객센터 시스템에서는 평가자가 전체 상담 콜의 극히 일부만을 표본 추출해 검수했다. 월 평균 150만건이 넘는 방대한 데이터를 사람이 모두 듣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평가자 주관이 개입해 공정성 시비가 일거나 피드백이 상담사에게 전달되기까지 최대 1주가 걸리는 등 시의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AI Auto QA는 이 과정을 실시간 전수조사 체제로 전환한다. 상담이 종료되는 즉시 AI가 대화 내용을 분석해 피드백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상담사가 “5G 요금제가 있으십니다”라고 잘못된 사물 존칭을 사용하면 AI가 즉시 “5G 요금제가 있습니다”라고 교정해주는 식이다.
단순한 문법 교정을 넘어 맥락을 이해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LG유플러스는 자체 내재화된 LLM에 생각의 사슬(Chain of Thought·CoT) 방식을 적용했다. 이는 AI가 대화의 흐름을 단계적으로 추론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과거 규칙 기반 시스템이 고객의 “네 알겠습니다”라는 답변을 무조건 긍정으로 인식했다면 이번 모델은 앞뒤 문맥을 파악해 그것이 진정한 ‘이해와 수용’인지 아니면 상담을 빨리 끝내고 싶은 ‘형식적 종료’인지를 구분해낸다.
여기에 상담 소음 탐지 모델과 음성 주파수의 운율적 특성 분석까지 더해졌다. 고객의 목소리 톤이나 침묵 시간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 상담 분위기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러한 기술 도입은 상담 조직의 운영 효율을 극대화한다. 신입 상담사와 숙련된 상담사 간의 역량 격차를 빠르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을 담당하는 코치들은 반복적인 모니터링 업무에서 해방되어 상담사의 감성 케어나 고난도 응대 노하우 전수 등 보다 고차원적인 코칭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솔루션을 내부 품질 개선용으로만 국한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미 특허 출원을 마친 상태이며 이를 바탕으로 AICC(인공지능 컨택센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고객센터를 운영하는 타 기업에 해당 솔루션을 판매하여 새로운 B2B 수익원을 창출하겠다는 복안이다.
서남희 LG유플러스 CV담당은 “해당 기술은 특허 출원을 마치고 모든 상담사의 평가와 코칭에 활용 중”이라며 “LG유플러스의 고객가치 증대는 물론 고객센터를 운영하는 타 기업도 사용할 수 있도록 세일즈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