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 차기 회장 선거 '서유석·황성엽·이현승' 3파전 확정…후보자별 공약은?

정영채 고문은 고심 끝 출마 포기 서유석 "리더십 연속성 절실" '소통·연금 강조' 황성엽·이현승 자본시장 견해차 등 변수 있어…'각축전' 예상

2025-11-19     오수영 기자
금융투자협회 (출처=연합뉴스)

금융투자협회의 차기 회장 선거가 3파전으로 치뤄질 전망이다.

1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투협 제7대 회장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이날 오전 출마 지원서 접수를 마감했다. 그 결과 서유석 금투협 회장,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 이현승 KB자산운용 전 대표 등 3명이 지원서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정영채 메리츠증권 상임고문(전 NH투자증권 사장)은 장고 끝에 출마를 포기했다.

금투협은 증권사, 자산운용사, 부동산신탁사 등이 회원사로 참여하는 금융투자산업의 대표 단체다.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의 시행되며 한국증권업협회, 자산운용협회, 한국선물협회가 통합해 출범했다.

특히 내년 임기가 시작되는 차기 협회장은 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및 활성화, IB(기업금융) 혁신, 디지털자산 관련법 입법 등 자본시장의 현안을 처리해야 한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출신인 서유석 회장은 2009년 협회가 설립된 이후 최초로 연임에 도전한다.

서 회장은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이날 "한국 주식시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벗고 코스피 10000을 향한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며 "새 정부의 시장 친화 정책으로 큰 전환점에 서 있는 만큼, 리더십의 연속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재임 기간 동안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활성화,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 인가 성사, 은퇴자금 마련을 위한 '디딤펀드' 출시, 공모펀드 직상장 도입 등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조만간 이번 선거 관련 구체적 공약을 발표할 계획이다.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이사.

황성엽 대표는 1987년부터 현재까지 40여 년간 신영증권에서 재직한 신영맨으로, 자산운용 법인사업, IB, 경영총괄 등 금투업 전반에 걸쳐 현장 경험이 풍부하다는 강점이 있다.

그는 금투협이 국회·금융당국과 긴밀히 소통하는 '정책 제안자'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자산이 은행에서 자본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를 더욱 활성화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특히 한국 연금시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국내 연금 제도상 디폴트옵션은 원금보장형 상품 위주로 구성돼 장기수익률 제고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401K'(미국인 퇴직연금)처럼 장기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며 "금융 당국 및 고용노동부와 협력해 국민 노후 자산이 실질적으로 증식될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이현승 전 KB운용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DB.

이현승 전 대표는 행정고시 관료 출신이다. 공직을 떠난 뒤에는 SK증권 사장 등 금투업계 최고위자 자리까지 거치며 대관 및 업계 역량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표는 '맞춤형 소통', '즉시 소통'을 통한 '회원사 신사업 진출 지원'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취임 후 한 달 내로 '금융투자 인가지원센터(가칭)'을 설립해 신사업에 진출하려는 회원사를 실질적으로 돕고, 당국의 심사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밝혔다.

퇴직연금 관련해서는 "금융산업·자본시장·국민 노후를 연결하는 '트리플 엔진'"이라며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제도상 위험자산 투자 비중 확대, 연금계좌 내 국내 주식형 상품 과세 합리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밖에도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확대하고 디지털자산시장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생산적 금융 등 기업의 자금 조달 수단을 확장해 기업활동도 전폭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금투협 후추위에 따르면, 다음 달 내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자 명단(숏리스트)이 발표된다. 차기 회장은 같은 달 중순 열리는 금투협 총회 때 회원사 투표로 확정된다.

총회 투표는 차등투표 방식으로 진행된다. 회원사의 규모, 회비 납부액 등에 따라 투표권이 차등 배분되기 때문에 한국투자금융그룹과 미래에셋그룹 등 대형 회원사들의 의중이 판세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또 '자산운용사 출신 대 증권사 출신' 구도와 자본시장 현안에 관한 견해차 등 여러 변수도 얽혀있어, 후보 간 치열한 각축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차기 회장의 임기는 내년 1월부터 오는 2028년 12월까지 총 3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