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이그나이트 2025] "사람이 이끌고 AI 에이전트가 실행한다"

마이크로소프트, ‘프론티어 기업’ 시대 선언 자레드 스파타로(Jared Spataro) 마이크로소프트 AI 앳 워크(AI at Work) 최고마케팅책임자(CMO)

2025-11-19     최진홍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18일(현지시간) 연례 최대 플래그십 컨퍼런스인 이그나이트 2025(Ignite 2025)를 개최하고, AI가 단순한 보조를 넘어 기업의 실행 주체로 거듭나는 에이전트(Agent) 시대를 공식 선언했다. 

자레드 스파타로(Jared Spataro) 마이크로소프트 AI 앳 워크(AI at Work)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공식 블로그와 기조연설을 통해 인간과 AI의 협업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는 ‘프론티어 기업(Frontier Firm)’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전 세계 기업들의 혁신 방향을 이끌었다.

스파타로 CMO는 "오늘날 모든 기업은 프론티어 기업으로 도약하는 과정에 있다"고 정의했다. 

그가 말한 프론티어 기업은 사람이 주도하고 에이전트가 운영하는 기업이다. 단순히 AI 툴을 도입하는 차원을 넘어 업무 방식을 송두리째 재정의하는 개념이다. 스파타로 CMO는 "프론티어 기업은 모든 직원에게 AI 어시스턴트를 제공하고, 사람과 에이전트의 협업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며 에이전트를 통해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혁신한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이그나이트에서 모든 고객사가 이러한 프론티어 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Microsoft 365 Copilot)의 대규모 업데이트와 신기능을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업무의 뇌, 업무 IQ(Work IQ) 공개
발표의 핵심 중 하나는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과 에이전트의 기반이 되는 인텔리전스 레이어, 즉 업무 IQ(Work IQ)의 등장이다. 

현재 포춘 500대 기업의 90% 이상이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을 사용하고 있는 가운데 MS는 지난 1년간 400개 이상의 기능을 추가하고 GPT-5, 소라 2(Sora 2) 등 최신 모델을 적용해왔다. 그리고 업무 IQ는 이러한 기술적 진보를 집대성해 코파일럿이 사용자, 직무, 그리고 회사를 깊이 있게 이해하도록 만드는 두뇌 역할을 한다.

크게 세 가지 요소를 통해 작동한다. 

첫째는 업무 데이터다. 이메일, 파일, 회의, 채팅 등에 담긴 방대한 지식을 분석해 업무가 실제 어떻게 수행되는지를 체계화한다. 둘째는 기억(Memory)이다. 사용자의 스타일, 선호도, 습관, 워크플로우 등 고유한 업무 패턴을 학습한다. 단순한 조직도를 넘어 실질적인 업무 관계망인 업무 차트까지 파악하는 것이 특징이다. 셋째는 추론(Reasoning)이다. 데이터와 기억을 결합해 인사이트를 발굴하고, 다음에 취할 최적의 행동을 예측한다. 

스파타로 CMO는 "코파일럿은 프롬프트와 사용자 의도에 따라 적합한 에이전트를 추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 IQ는 워드, 아웃룩, 팀즈 등 매일 사용하는 앱에 내장되어 지속적으로 학습하며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게 된다.

오피스 앱의 진화, 에이전트 모드와 협업

MS는 오피스 앱의 사용성을 극대화하는 에이전트 모드(Agent Mode)와 새로운 전용 에이전트들도 대거 공개했다. 지난달 도입된 에이전트 모드는 바이브 워킹(Vibe Working)이라는 개념을 통해 코파일럿과 지속적으로 협업하며 고품질의 문서와 작업물을 만들어내는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엑셀의 에이전트 모드에서는 사용자가 앤트로픽(Anthropic)과 오픈AI(OpenAI)의 추론 모델 중 작업에 가장 적합한 모델을 직접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워드의 에이전트 모드는 이날 정식 출시되었으며 파워포인트의 에이전트 모드는 프론티어 프로그램(Frontier program)을 통해 제공될 예정이다. 

스파타로 CMO는 "채팅에서 제공되는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에이전트를 통해 코파일럿과 협업해 고품질의 문서, 스프레드시트, 프레젠테이션을 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는 12월 정식 출시 이후에는 음성을 통해 동료와 대화하듯 코파일럿과 소통할 수 있게 된다. 스파타로 CMO는 "휴대폰에서 코파일럿에게 '오늘의 최우선 과제는 뭐야?' 또는 '내가 놓친 회의 내용을 알려줘'라고 물어볼 수 있다"고 예시를 들었다. 아웃룩 코파일럿은 음성만으로 메일함과 일정을 정리할 수 있으며, 요약 후 회신 같은 원탭 프롬프트 기능은 이미 정식 출시되어 모바일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차세대 AI 영상 제작 기능인 소라 2(Sora 2)의 업무 도입도 눈길을 끈다. 프론티어 프로그램을 통해 제공되는 이 기능을 활용하면 마케팅이나 소셜 콘텐츠용 숏폼 영상을 손쉽게 제작, 편집, 공유할 수 있어 기업의 크리에이티브 역량을 크게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팀즈(Teams) 1:1 비서를 넘어선 AI 팀원

협업 플랫폼인 팀즈 역시 인간과 에이전트의 협업을 현실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퍼블릭 프리뷰로 공개된 팀즈 모드(Teams Mode)는 기존의 1:1 코파일럿 채팅을 팀즈 그룹 채팅으로 전환시켜준다. 이는 개인 비서 역할을 하던 AI가 팀 전체의 AI 팀원으로 확장됨을 의미한다.

정식 출시된 팀즈의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 에이전트는 회의 의제를 관리하고, 메모를 작성하며, 회의 진행과 후속 작업 관리까지 도맡는다. 더 나아가 팀즈 채널의 에이전트는 깃허브(GitHub), 아사나(Asana), 지라(Jira) 등 서드파티 앱과 연동되어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한다. 

스파타로 CMO는 구체적인 사례를 들며 "사용자가 팀즈 채널에서 다가오는 제품 출시의 장애 요소와 대응 계획을 묻는다면, 에이전트는 지라에서 위험 요소를 직접 가져오고 팀과의 회의를 예약한다"고 설명했다. 이 기능은 현재 퍼블릭 프리뷰로 제공 중이다.

비즈니스 프로세스 혁신과 자율 에이전트

마이크로소프트는 단순한 업무 보조를 넘어 비즈니스 프로세스 자체를 혁신하는 특화 에이전트들도 선보였다. 오는 12월 프론티어 프로그램을 통해 제공될 영업 개발(Sales Development) 에이전트가 대표적이다. 

파이프라인 구축, 리드 육성, 맞춤형 연락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해 영업 담당자가 고객과의 거래 성사라는 핵심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세일즈포스나 다이나믹스 365 같은 CRM 데이터와 직접 연결되어 마이크로소프트 365 앱 내에서 바로 작업을 실행하는 것이 강점이다.

사용자가 자연어로 쉽게 앱과 워크플로우를 구축할 수 있는 앱 빌더(App Builder)와 워크플로우(Workflows) 에이전트도 프론티어 프로그램을 통해 제공된다. 코파일럿 스튜디오(Copilot Studio)에서는 지난주 추가된 오픈AI의 최신 모델 GPT-5.1을 포함해 다양한 모델을 선택하여 에이전트를 구축할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한다. 리더들의 의사결정을 돕는 워크포스 인사이트(Workforce Insights) 에이전트 또한 조직 전반의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해 제공한다.

에이전트 365(Agent 365), AI 통제 및 관리 플랫폼

AI 에이전트의 급격한 확산에 따른 관리와 보안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플랫폼도 공개됐다. IDC는 2028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3억 개의 에이전트가 존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MS는 에이전트를 위한 제어 플랫폼인 에이전트 365(Agent 365)를 발표했다.

에이전트 365는 코파일럿 스튜디오뿐만 아니라 어도비, 서비스나우, 워크데이 등 파트너 생태계에서 생성된 서드파티 에이전트까지 포괄하여 안전한 배포와 거버넌스를 지원한다. 

스파타로 CMO는 에이전트 365의 5가지 핵심 기능을 소개하며 "조직 내 모든 에이전트에 대한 단일 사실 소스를 제공하는 레지스트리, 필요한 리소스만 접근하도록 하는 액세스 제어, 에이전트와 사람 간 연결을 파악하는 시각화, 상호운용성, 그리고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보안 기능을 갖췄다"고 밝혔다. 

기업이 신뢰할 수 있는 환경에서 에이전트를 도입하고 확장하는 데 필수적인 인프라가 될 전망이다.

윈도우와 하드웨어, AI 시대를 위한 운영체제

운영체제 레벨에서의 AI 통합도 가속화된다. 윈도우 작업 표시줄의 코파일럿은 이제 단순한 검색창을 넘어 앱, 파일, 설정을 찾고 리서처(Researcher)와 같은 에이전트를 실행하고 관리하는 진입점이 된다.

특히 기업용 클라우드 PC 솔루션인 윈도우 365 포 에이전트(Windows 365 for Agents)는 에이전트 구동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에서 스트리밍되며 보안 정책 제어가 가능한 환경으로, 24시간 가동되어야 하는 엔터프라이즈급 에이전트를 위해 설계됐다. 

이미 마누스 AI(Manus AI) 등 선도적인 에이전트 빌더들이 이를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사용 가능한 지능형 지원 솔루션을 계획하고 있다.

이 밖에도 마이크로소프트는 보안팀의 업무 흐름에 통합된 12개의 새로운 마이크로소프트 시큐리티 코파일럿 에이전트를 디펜더, 엔트라 등에 적용하고, 모든 마이크로소프트 365 E5 고객에게 시큐리티 코파일럿 기능을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또한 중소기업의 AI 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300명 미만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 비즈니스(Microsoft 365 Copilot Business)를 12월부터 사용자당 월 21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하버드 디지털 데이터 디자인 연구소와 손잡고 프론티어 기업 AI 이니셔티브를 출범했다. 이는 글로벌 기업의 C-레벨 리더들이 조직을 프론티어 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역량을 연구하고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스파타로 CMO는 "이 이니셔티브는 인간-AI 협업 연구를 목표로 한다"며 기쁨을 표했다. 

첫 번째 파트너로는 바클레이스, 듀퐁, 네슬레, 마스터카드, EY 등 각 산업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참여하여 AI 주도 혁신의 최전선에 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