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톺아보기] 러·우 긴장 고조에 하루 만에 반등…WTI 60달러선 회복

향후 전망은 더욱 불투명

2025-11-19     최진홍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국제유가가 하루 만에 반등했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장중 하락세를 보이던 유가는 상승 반전했다.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83달러(1.39%) 오른 배럴당 60.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무너졌던 60달러선을 하루 만에 회복한 것이다.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의 1월물 브렌트유 역시 전장보다 0.69달러(1.07%) 상승한 배럴당 64.89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유가는 장 초반 1%가량 밀리며 한때 59.3달러대까지 후퇴했으나,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공격 소식이 전해지며 장 후반 급격히 방향을 틀었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이날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미국이 제공한 지대지 전술 탄도미사일인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영토 내 군사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총참모부는 "이는 우크라이나의 확고한 주권 수호 의지를 보여주는 중대한 발전"이라며 "에이태큼스 같은 시스템을 포함한 장거리 공격 역량의 사용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지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에 에이태큼스를 발사했다는 보도는 있었으나, 군 당국이 이를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공격이 양국 간의 충돌을 격화시켜 원유 공급망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 흑해의 주요 원유 수출 창구인 노보로시스크항을 드론으로 공격하는 등 러시아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럽 내 긴장감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최근 발생한 러시아의 안보 위협을 강하게 규탄했다. 칼라스 대표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이 여러 국가의 우리 영토에서 조직하고 있는 파괴 행위는 매우 심각하다"며 러시아의 행위를 테러로 간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지난 주말 폴란드에서는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무기 및 원조 물자 수송의 핵심 경로인 철로에서 폭발 사건이 발생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하원에서 이 사건에 대해 러시아 정보기관에 포섭된 우크라이나인 2명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 강화 움직임도 공급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로스네프트와 루코일 등 러시아 주요 원유 생산업체에 부과된 제재가 러시아의 석유 수출을 압박하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수출량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급한 추가 제재 가능성도 변수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이 러시아와 거래하는 모든 국가에 제재를 가하는 법안을 발의 중이며, 여기에는 이란도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혀 향후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