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가계빚 1968조원 역대 최대…증가세는 한풀 꺾여

가계신용 여섯 분기 연속 증가 부동산 대책 등으로 증가폭은 감소

2025-11-18     홍지아 기자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올해 3분기 가계 부채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다만 6·27 부동산 대책 등으로 증가폭은 뚜렷하게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2025년 3/4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3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1968조3000억원으로 2분기 말(1953조3000억원) 대비 14조9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 공표 이래 가장 많은 규모다. 

가계신용은 2024년 1분기에는 통화 긴축 기조로 전 분기 대비 감소했지만, 이후 연속 6분기 동안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가계신용'은 일반가계가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거나 외상으로 물품을 구입한 대금 등을 합한 금액으로 가계 부문에 대한 신용 공급 상황이나 규모를 파악하는데 쓰인다. 가계신용은 일반가계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은 신용인 '가계대출'과 재화의 판매자나 서비스 제공자가 제공하는 외상거래인 '판매신용'으로 이루어진다. 

자료=한국은행

가계대출만 보면, 3분기 말 잔액이 1845조원으로 전 분기 말(1833조1000억원)보다 12조원 증가했다. 증가액은 전 분기(23조6000억원)의 약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그 중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액이 2분기 14조4000억원에서 3분기 11조6000억원으로 감소했고, 기타대출 또한 동 기간 9조2000억원에서 3000억원 수준으로 증가액이 줄었다. 주택담보대출은 1분기 9조7000억원 증가 이후 세 분기 연속 증가액 축소가 이어졌다.

가계대출에 포함되는 금융기관으로는 ▲예금은행 ▲비은행예금취급기관(상호저축은행, 상호금융, 신용협동조합 등)▲기타금융기관(보험회사, 여신전문기관, 공적금융기관, 기타금융중개회사 등)이 있다. 

대출 창구별로는 예금은행에서의 주택담보대출이 10조9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기타대출은 2분기 3조3000억원 늘었지만 3분기에는 오히려 8000억원 감소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잔액 316조2000억원)도 2조원 불었다. 작년 4분기 이후 네 분기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증가액은 2분기 3조원보다 줄었다. 보험·증권·자산유동화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잔액 525조원)은 1000억원 감소했다.

자료=한국은행

올 3분기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 잔액은 전 분기 대비 3조원 증가한 123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휴가철 신용카드 사용과 지방세 납부 수요 증가에 민간소비가 회복된 영향이라는 것이 한은 측의 설명이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이날 3분기 가계대출과 관련해 "6·27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줄고, 신용대출 한도가 차주별 연 소득 이내로 축소되면서 신용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서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도 2분기보다 줄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3분기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 팀장은 "3분기 가계신용이 0.8% 늘어 증가세가 둔화한 데다 3분기 명목 GDP 성장률이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실질 GDP 성장률(1.7%)도 높아진 점을 감안하면 3분기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이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보도자료설명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