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물류센터 화재, “수천억 피해에도 보험사 충격 제한 전망”
재산종합보험 가입액 3800억 규모 "재보험 구조 따라 실제 부담액 조정될 듯"
충남 천안의 이랜드패션 물류센터가 대형 화재로 전소하면서 보험금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이번 계약에 초과손해액 재보험이 적용돼, 한화손보 등 인수 보험사들이 자본건전성이 흔들릴 만큼의 손실을 입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보업업계에 따르면 이랜드 물류센터는 총 수천억원(건물 1948억원, 재고자산 1900억원) 규모로 재산종합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산종합보험은 공장, 쇼핑센터와 등 대규모 사업장 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화재, 기계, 기업휴지, 배상책임 등 여러 보험 상품을 통합해 가입 가능하며, 대규모 물류센터 보험의 경우 통상 한 개의 간사사를 중심으로 여러 보험사가 나누어 인수하는 방식으로 체결된다.
이랜드패션 물류센터의 경우, 보험 계약은 한화손해보험이 간사사로, 현대해상·흥국화재·KB손보·DB손보 등이 공동 인수사로 참여했다. 간사사인 한화손해보험이 전체 책임의 절반가량을 맡고 나머지는 공동 인수사가 나누는 형태다.
세부적으로는 한화손해보험이 재고자산에서 65% 를 분담하고, 현대해상·흥국화재·KB손보가 각각 10%, DB손보가 5%를 맡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물 담보의 경우 한화손보가 60%를 책임지고 나머지 보험사들이 각 10%씩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인 인수 비율만 보면 수천억원의 보험금이 산출될 수 있지만, 보험업계에서는 실제 각 사가 부담해야 할 금액은 크게 낮아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는 한화손보가 재보험을 통해 주요 위험을 대부분 분산해 둔 데다 국내 보험사들이 일반적으로 활용하는 '초과손해액재보험(XOL)' 체계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XOL 구조에서는 정해진 한도를 넘는 손실이 발생할 경우 초과분을 재보험사가 부담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손해액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보험사가 초과손해액재보험(XOL)을 적용하고 있어 일정 금액을 초과하는 손실은 재보험사가 부담하게 되는 구조"라며 "1차 재무 부담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대형 화재는 손해액 산정과 과실 비율 정리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보험금 규모나 일정 언급 자체가 이른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계약은 초과손해액 재보험 프로그램이 적용돼 당사 자본건전성을 흔들 정도의 재난급 손실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 이라며 "소방·경찰의 사고 원인 조사 등이 마무리되면 보험금이 신속하게 지급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화재가 발생한 이랜드패션 물류센터는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 연면적은 약 19만㎡에 이르는 규모로, 이번 화재로 인해 창고에 보관돼 있던 의류·신발 등 대부분의 물품이 사실상 전소됐다. 특히, 화재가 건물 전반으로 확산돼 구조·설비·재고자산 등 상당수는 복구가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