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기후위기를 기회로…재생에너지 산업·기업 육성"
"주민·기업이 성과 공유하는 상생형 모델 구축 필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8일 제주시 메종글래드 제주에서 열린 'BOK 지역경제 심포지엄' 개회사에서 "오늘의 논의가 기후위기를 '위험'이 아닌 '기회의 창'으로 바꾸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해소하려면 에너지저장시설(ESS)과 더불어 전기차·냉난방 등 수요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혁신적 해법이 필요하다"며 "정책이 지역사회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주민과 기업이 성과를 공유하는 상생형 모델 구축도 필수적인데, 제주가 한국 전체가 참고할 수 있는 귀중한 '에너지 전환 성공 모델'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전환 과정의 균형도 강조했다. 그는 "저탄소 전환이 지연되거나 기후충격이 누적되면 성장잠재력이 약화될 수 있지만 동시에 탄소감축 과정이 우리 경제의 산업경쟁력과 수출 기반에 미칠 영향도 균형 있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후변화의 영향은 각 지역의 여건과 산업구조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며 "기후대응은 이처럼 지연의 비용과 과속의 부담이 공존하는 과제로서,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균형 있는 전환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의 역할도 언급했다. 그는 제주가 재생에너지 비중 약 20%로 전국 평균(10.5%)을 크게 웃돌고 있는 점을 들며, "제주가 대한민국 탄소중립을 선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성과다"고 평가했다.
또한 "육지와의 전력 연결이 제한된 가운데 사실상 독립적인 전력망을 운영하고 있어, 이러한 선도적 경험은 전국 단위 에너지 전환 체계를 구축하는 데 실질적 교훈을 제공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도 기후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며, 지난해 지속가능성장실 신설을 언급하고 "앞으로도 한은은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관점에서 기후변화와 에너지 전환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분석함으로써 관련 논의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