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금리결정 앞두고 연준 위원간 이견 심화…뉴욕증시 기술주 약세
월러 "0.25%P 인하 지지" vs 동결파 3명…금리선물 인하확률 45%로 후퇴
크리스토퍼 월러 미 연준 이사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연준 내부의 견해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엇갈리자 12월 금리 인하 기대는 약화됐고, 뉴욕증시는 기술주 중심으로 하락해 S&P500과 나스닥 모두 1% 가까운 조정을 받았다.
월러 이사는 17일(이하 현지시간) 런던 공개행사 연설에서 "기저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에 근접하고 노동시장 약화 증거가 있는 상황에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하는 것을 지지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인플레이션이 재가속되거나 기대 인플레이션이 의미 있게 오르는 것을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 관심은 노동시장이며, 고용이 수개월간의 약화를 지속한 상황에서 이번주 발표가 예정된 9월 고용보고서나 이후 몇주 간 나올 다른 지표가 (12월 회의에서) 추가 인하가 필요하다는 내 견해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최근 연준 내 '동결 필요' 입장이 잇따라 나온 이후에 등장해 내부 균열을 더 분명히 했다.
12월 금리 결정 투표권을 가진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지난 12일 "당분간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게 적절할 것 같다"라고 했고,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13일 추가 인하에 부정적 의견을 냈다.
11월 FOMC에서 인하에 반대한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까지 포함하면 12월 인하를 반대하는 인사는 최소 3명이다.
반면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는 지난달 FOMC에서 0.50%포인트 인하를 주장했으며, 노동시장 약화에 초점을 둔 미셸 보먼 부의장도 12월 인하 찬성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월가에서 나온다.
연준 중도파로 분류되는 필립 제퍼슨 부의장은 이날 공개연설에서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명확한 방향 제시는 피했다.
그는 "현 통화정책 수준은 다소 긴축적이지만 우리는 (정책 수준을) 경제를 자극하지도 제한하지도 않는 중립 수준으로 변경해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중립 수준에 다가가는 가운데 (고용 및 인플레이션 간) 진화하는 위험 균형은 (통화 완화) 진행 속도를 늦춰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다"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제퍼슨의 연설에 대해 "제퍼슨 부의장이 둔화하지 않는 인플레이션과 약한 고용 여건이란 두 위험을 모두 인정한 가운데 그의 발언은 곤경에 처해 있는 연준에 대한 연구사례를 제공한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제퍼슨 부의장은 연준이 금리 인하를 중단할지, 아니면 인하를 단행할지, 이례적으로 논쟁적으로 돼가는 다음 달 회의에 관해 어느 쪽에도 힘을 싣지 않았다"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혼조된 연준 신호에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이날 기준 45%, 동결 확률은 55%로 반영됐다. 한 달 전 90%대였던 인하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진 영향은 뉴욕증시 하락으로 이어졌다.
17일 다우지수는 1.18% 내린 4만6590.24로 마감했고, S&P500은 0.92% 내린 6672.41, 나스닥은 0.84% 내린 2만2708.08을 기록했다.
S&P500은 6개월 상승 후 11월 들어 약 3% 하락했고,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은 고점 대비 6% 떨어진 수준이다.
엔비디아는 1.88% 하락한 186.60달러에 마감했고, 반도체 지수도 1.55% 떨어졌다. AI 데이터센터 대출 비중이 큰 블루아울 캐피털은 7% 급락했다. 전기차 분야에서는 테슬라가 1.13% 상승했지만 루시드는 9.08% 내렸다.
다만 알파벳은 워렌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대량 매수했다는 소식에 3.11% 상승해 285.60달러로 마감하며 기술주 약세 속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시장 관심은 19일 발표될 엔비디아 실적으로 쏠렸다. 월마트는 20일 개장 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어 미국 내수 기반의 소비 여력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가 될 전망이다.
암호화폐 시장도 위험회피 흐름을 반영하며 비트코인이 9만2000달러 선 아래로 내려오는 등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