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시장 10년 정체, X2가 깬다" [스냅드래곤 X 딥다이브 2025]
케다르 콘답(Kedar Kondap) 퀄컴 수석 부사장 겸 컴퓨트/게이밍 본부장(SVP & GM) "80 TOPS NPU의 압도적 AI 헤드룸, 성능·배터리·기술 스택 모두 선도" "AI는 거품 아닌 '추론'의 시대... 모든 가격대에서 '동일한 AI 경험' 제공이 목표"
"지난 10년간 PC 시장은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PC가 작동하지 않거나 구매가 꼭 필요할 때 어쩔 수 없이 구매(distressed purchase)하는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휴대폰은 가치를 보기 때문에 업그레이드합니다. 우리는 그 흐름을 PC에서도 만들고자 합니다."
케다르 콘답(Kedar Kondap) 퀄컴 수석 부사장 겸 컴퓨트/게이밍 본부장(SVP & GM)은 미국 샌디에고 퀄컴 본사에서 11일(현지시간) 열린 스냅드래곤 X 시리즈 아키텍처 딥다이브 2025 행사에서 한국 기자들을 만나 정체된 PC 시장의 파괴적 혁신을 선언했다.
핵심 메시지는 명확했다. "왜 X2 기반 노트북을 사야 하는가?"
AI와 총체적 경험으로 정의된다. 콘답 수석 부사장은 "에이전틱 AI와 더 긴 배터리, 영상 및 생산성 개선 등 새로운 경험이 등장하면 소비자는 업그레이드를 시작할 것"이라며 X2 시리즈가 그 중심에 설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인터뷰 내내 그는 X2가 단순한 칩셋이 아닌 AI PC라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미래 대비(future-proof) 솔루션이라 말하기도 했다.
"왜 X2인가?"... AI 성능으로 정의한 미래 대비
"사람들이 왜 새로운 엘리트 X2와 이 칩셋이 탑재된 노트북을 고려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콘답 수석 부사장은 망설임 없이 5가지 핵심 이유를 제시했다.
그는 "첫째 선도적인 성능. 둘째 선도적인 배터리 수명. 셋째 선도적인 AI. 그리고 넷째 이점으로서의 선도적인 기술. 마지막 다섯째는 바로 폼팩터 다양성"이라고 요약했다.
먼저 선도적인 기술에 대해서는 "카메라, 오디오, 비디오, 모뎀 등을 묶어서 말하는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이 모든 것에서 장점을 어떻게 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폼팩터 역시 "데스크톱 등과 함께 우리가 가져올 혁신적인 측면에서 멋진 기기들, 작동하는 그 작고 작은 폼팩터를 포함한다"고 말했다.
5가지 이유 중에서도 콘답 수석 부사장이 가장 힘주어 설명한 것은 단연 'AI 성능 리더십'이었다. 그는 특히 X2 칩셋의 미래 대비와 AI 역량에 주목했다.
콘답 수석 부사장은 "우리는 AI 혁신 측면에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단언하며 "AI를 설명할 단일한 좋은 지표는 없지만 우리가 보여주는 방식 중 하나는 NPU TOPS(초당 조 단위 연산)다. 그리고 현재 시장에서 80 TOPS NPU를 제공하는 PC 플랫폼은 업계에 우리밖에 없다"고 밝혔다.
80 TOPS라는 수치를 강조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헤드룸(headroom)이다. 그는 실제로 "우리가 AI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고 말하는 이유는 소비자가 앞으로 사용할 AI 애플리케이션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헤드룸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소비자들이 아직 AI의 효용을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AI 애플리케이션이 각 산업별로 매우 특정적(vertical)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예를 들어 당신이 변호사라면 요약·추천 같은 법률 특화 AI가 필요하고, 다른 직군은 또 다른 형태의 AI가 필요하다. 그래서 각 산업별로 요구 사항은 다르다"고 말했다.
퀄컴은 이에 맞춰 다양한 각도에서 준비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는다는 설명이다. 콘답 수석 부사장은 당장 "'미래 대비(future proofing)'에 대해 말하자면 퀄컴은 NPU 용량을 더 늘리고 AI 워크로드가 DDR 대역폭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DDR 메모리 대역폭도 더 높게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상황'에서의 AI 미래를 이끌기 위해 필요한 기반 기술을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콘답 수석 부사장은 AI가 이미 현실 속에서 가치를 창출하고 있음을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퀄컴이 다양한 ISV(독립 소프트웨어 공급업체)들과 협력에 집중하는 이유에 주목해야 한다"며 "특히 SpotDraft라는 법률 소프트웨어 회사는 자사 모델을 모두 우리의 NPU로 포팅해 이미 여러 변호사의 실제 업무에서 어떤 결과를 낼 수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으며 Moises Live 같은 음악 앱에서 실시간 코드 변경, 혹은 스포츠 경기 영상에서 배경 소음과 해설을 실시간으로 분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AI는 거품 아닌 현실... 훈련에서 추론의 시대로"
AI의 폭발적인 발전 속도는 칩 설계 로드맵에 가장 큰 도전 과제다. 2년에서 5년을 내다봐야 하는 칩 개발 속도가 AI의 진화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질문이 따라올 수 밖에 없다.
콘답 수석 부사장은 "AI는 분명 전례 없는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나아가 "우리가 X1 플랫폼을 출시했을 때, 우리 기기에서 13B(130억) 파라미터 모델을 실행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었고 2~3B(20억~30억) 파라미터 모델을 실행했다는 사실에 매우 자랑스러워했다"면서도 "하지만 그 이후로 정말 많은 것들이 변했다. 모델이 진화했을 뿐 아니라 양자화(quantization) 기술이 더욱 정교해져 과거 INT8에서 좋았던 모델이 이제 INT4와 INT2에서도 훨씬 더 정확해졌다"고 덧붙였다.
속도의 시대, 속도의 불일치다. 그리고 퀄컴은 이 문제를 세 가지 전략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먼저 anythingLLM이나 Nexa AI 같은 파트너들과 생태계를 구축하고 협력해 모델·양자화·런타임 최적화를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면서 "모델이 너무 빨리 변화하기 때문에 특정 모델에 종속되지 않고 여러 모델을 위에서 통합·관리하는 '오케스트레이터 레이어(Orchestrator Layer)'를 두는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NPU TOPS, 메모리 대역폭 같은 '하드웨어 헤드룸'을 충분히 확보해 앞으로 더 무거운 모델을 수용할 수 있게 설계한다고 설명했다.
AI 버블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그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콘답 부사장은 "개인적으로 버블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늘날 AI 세상은 트레이닝(학습)에 집중해 있지만 앞으로의 세상은 인퍼런스(추론) 중심으로 이동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퀄컴이 보여줄 AI 미래에 대해서는 "온디바이스(on-device) 전략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하이브리드 모델이 존재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라며 "제조, 의료, 운영, 법률 등 우리가 알고 있는 거의 모든 산업 버티컬에서 우리의 아키텍처가 도입될 것이고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방식으로 우리의 삶을 개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아가 "오늘은 모델이 학습되고 각 기업 사례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살펴보는 단계지만, 곧 인퍼런스 결과물이 실제로 비즈니스에서 사용되기 시작하는 시점이 아주 가까이 와 있다. 결국 문제는 '언제' 각 산업이 이걸 채택하느냐의 타이밍 문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퀄컴 내부의 AI 활용도 적극적이다. 그는 "내부에서도 이미 폭넓게 채택하고 있다"며 "회의가 끝나면 요약 노트는 AI가 작성하고, 액션 아이템도 AI가 정리해 준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CodeGen을 사용하고 고객 엔지니어링 팀은 고객 이슈를 해결하는 데 AI를 사용한다. 이런 식으로 퀄컴은 전사적으로 AI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AI가 일상으로 스며드는 가장 인상적인 시나리오로 '텍스트-비디오' 변환 사례를 들었다. 그는 "내가 아는 사람에게 10살짜리 딸이 있는데 그 딸이 쓴 짧은 소설을 비디오로 변환했는데,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이 정말 놀라웠다"고 말했다.
핵심은 수정 과정에 있었다. 지금은 그 작업이 클라우드에서 이뤄져 토큰을 생성할 때마다 비용이 든다고 전제한 그는 '굳이 클라우드를 쓸 필요가 있을까? 이건 온디바이스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겠는데?'라는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디바이스 안에 이미 충분한 TOPS 성능이 있기 때문이다.
그 사용자 경험이 AI가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휴대폰에서 글을 쓰기 시작하고, 인퍼런싱은 노트북에서 이루어지며 이미지 생성도 노트북에서 바로 돌아가는 디바이스-투-디바이스 경험이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든 소비자의 삶에 접점을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치가 이끄는 업그레이드… "모든 가격대에서 동일한 AI 경험"
퀄컴의 AI 드라이브는 궁극적으로 정체된 PC 시장의 교체 주기를 앞당기기 위한 전략이다. 그리고 콘답 부사장은 인도 시장의 스마트폰 보급 사례를 들며 '가치'에 기반한 소비자 이동을 강조해 눈길을 끈다.
콘답 수석 부사장은"인도는 과거 2G 피처폰 시장이었지만이제는 4G와 데이터 소비, 영상, QR 결제, 카메라 유즈케이스 확산으로 자연스럽게 상위 모델로 업그레이드했다"면서 "핵심은 '소비자가 가치를 느끼느냐'며, 우리는 스마트폰에서 일어난 '가치 기반 업그레이드'를 PC 시장에서도 재현하겠다"고 말했다.
제품 포지셔닝에 대해서는 "X2 엘리트 및 엘리트 익스트림은 프리미엄 세그먼트(애플 포함)를 겨냥한다"고 밝히면서도 "그러나 전체 전략은 여러 가격대를 폭넓게 커버하는 방식"이라고 선을 그었다.
가격 인상과 시장 점유율 확대 목표라는 양립 불가능한 목표에 대해서는 퀄컴의 티어(등급) 전략을 해답으로 제시했다. 콘답 부사장은 먼저 "우리는 ▲X 엘리트, ▲X 플러스, ▲X를 만들었다"며 "이 세 가지 제품을 보면 모두 동일한 45 TOPS AI 성능을 갖고 있고, 동일한 DDR 대역폭을 제공하며 동일한 퀄컴 오라이온 CPU 코어를 사용하고, 동일한 아키텍처 기반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가 이렇게 설계한 의도는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서로 다른 가격대에서도 '동일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어떤 가격대의 제품을 사더라도 ▲같은 수준의 성능, ▲뛰어난 배터리 수명, ▲그리고 AI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물론 티어별로 (CPU/GPU) 성능 수준에 차이는 있지만 우리는 이를 각 소비자의 니즈에 맞게 정확히 스케일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아가 "우리의 목표는 이번에 발표한 제품 포트폴리오 전체를 통해 다양한 가격대를 포괄하면서도 경쟁력 있는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기술 리더십이 유일한 전략"... 보안, 생태계, 그리고 경쟁
퀄컴의 자신감은 '기술 리더십'에 뿌리를 두고 있다. 엔비디아(NVIDIA) 등 강력한 경쟁자들이 윈도우 온 ARM 생태계에 진입하는 상황에서도 콘답 부사장은 흔들림이 없다.
그는 "퀄컴은 이미 여러 부분에서 세대 대비 성능 향상을 크게 달성해 왔다. 동시에 전력 소모는 줄이는데 성공했다"며 "다시 강조하지만, 퀄컴의 전략은 항상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한 차별화다. 기술적으로 이점이 있는 방향을 기준으로 모든 결정을 내릴 것이다. 즉 기술 리더십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의 핵심 전략이며 경쟁이 등장하더라도 이 방향은 변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기술 리더십은 칩셋의 근간이 되는 아키텍처와 생태계 전반에서 발현된다. 그는 특히 X2 칩셋에 대해 "퀄컴 자체 설계 CPU(Oryon)이며, ISA는 ARMv9 기반"이라고 확인하며 특유의 기술 기업 자존심을 강조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마치며 콘답 수석 부사장은 "AI가 우리의 일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AI가 우리 삶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엄청나며, 앞으로 매일 우리의 삶을 향상시키게 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