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TOPS AI PC "미래는 효율성과 상시 구동" [스냅드래곤 X 아키텍처 딥다이브 2025]

루시안 코드레스쿠 퀄컴 기술 부사장 승부수 던진 퀄컴, "상시 구동 AI PC, 전력 효율 없인 불가능" '추가 부담' AI 시대, 헥사곤 NPU의 20년 유산으로 해법

2025-11-19     미국 샌디에고=최진홍 기자

퀄컴이 80 TOPS라는 강력한 수치를 차세대 AI PC 최소한의 기준점으로 선언했다. AI가 24시간 작동하는 상시 구동(Always-on) 시대를 열기 위한 핵심 열쇠로 압도적인 전력 효율성을 제시하겠다는 전략적 선언이다.

퀄컴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고에서 열린 스냅드래곤 X 시리즈 아키텍처 딥다이브 2025 행사에서 스냅드래곤 X2 엘리트의 강력한 NPU(신경망처리장치) 비전을 공개했다.

무대에 오른 루시안 코드레스쿠 퀄컴 기술 부사장은 미래 PC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꿀 AI의 핵심 조건이 헥사곤 NPU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그 연장선에서 전력 효율성의 측면에서 AI 비전에 주목하는 한편, 퀄컴이 해당 분야에서 강력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극적으로 강조했다.

사진=최진홍 기자

80 TOPS, '성능의 차별'이 아닌 '경험의 보편화'
퀄컴이 스냅드래곤 X2 시리즈를 공개하며 제시한 80 TOPS(초당 80조 회 연산)는 경쟁사와의 기술 경쟁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간격이라는 말이 나온다. 심지어 저가형부터 고가형에 이르는 X2 엘리트 전 라인업에 80 TOPS 성능을 일관되게 제공한다. AI 성능을 등급별로 세분화하는 기존 방식과 선을 긋고, 모든 사용자에게 '일관된 AI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다.

강력한 AI 성능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코드레스쿠 부사장은 AI 워크로드를 "기존 작업 위에 추가된 부담(Additional Load)으로 정의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래의 AI는 사용자가 명령하지 않아도 백그라운드에서 항상 실행되며(Always-on), 다음 작업을 예측하고 상황을 인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컴퓨터가 스스로 추론하며 사용자를 보조하는 에이전트 AI(Agentic AI)를 의미하며 퀄컴은 이를 "기계의 지속적인 내면의 독백"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사진=퀄컴

추가 부담된 AI, 전력 효율이 생명줄
문제는 현실이다. 코드레스쿠 부사장은 "그래픽, CPU 등 기존의 모든 애플리케이션은 여전히 실행되어야 한다"며 "AI는 기존 자원을 나눠 쓰는 것이 아니라, 추가적인 연산 능력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AI 시대가 다가오고 있으나 여전히 CPU 등의 작동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퀄컴이 '전력 효율성'을 생명줄처럼 강조하는 이유가 드러난다. 강력한 AI가 '추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얇고 가벼운(Thin & Light) 노트북이 전원 플러그가 뽑힌 상태로 하루 종일 버텨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드레스쿠 부사장은 "전원에 연결해야만 쓸 수 있는 AI는 도태될 것"이라며 "과거 전화를 벽에 꽂고 충전 중에만 사용했던 시대가 얼마나 쓸모없었는지 생각해보라"고 반문했다.

AI를 위해 NPU가 필요하고, 이는 기존 CPU 등의 컴퓨팅에 '보태지는 작업'이기에 결국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력 효율성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당연히 80 TOPS라는 강력한 성능을 구현하는 동시에, 배터리 소모를 최소화하는 압도적인 전력 효율 없이는 상시 구동 AI PC 시대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퀄컴의 판단이다.

언제나 깨어있는 AI의 미래는 곧 가장 전기를 적게 소모하는 기술에 달려있다는 명제를 재확인하는 한편, 퀄컴이 이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자신감도 엿보인다. 나아가 그 자신감은 20년간 축적된 '헥사곤(Hexagon)' 아키텍처의 유산에서 비롯된다.

헥사곤 DSP 개발팀의 창립 멤버이기도 한 코드레스쿠 부사장은 "2004년 오디오 처리에 초점을 맞춘 DSP로 시작해 스마트폰 시대의 이미지 처리(HVX), 그리고 마침내 머신러닝 시대의 NPU(HMX)로 진화했다"며 "헥사곤의 20년 여정은 '수치 연산을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처리한다'는 단 하나의 임무를 수행해 온 과정"이라고 말했다.

퀄컴이 선언한 80 TOPS는 단순한 속도 경쟁이 아닌, 20년간 연마해 온 '전력 효율성'이라는 확고한 철학 위에서만 달성 가능한 논리적 목표인 셈이다.

그는 "AI 시대는 NPU 중심으로 재편될 수 밖에 없다"면서 "전력 효율성은 AI를 깨어있게 만들며, 새로운 AI 시대가 열리는 마중물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