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핵잠 건조·車관세 15%…조인트 팩트시트로 최종 확정

대미 투자 3500억달러 MOU 포함…핵재처리 권한 확대 물꼬 李대통령 "양국 모두에 윈윈…동맹 르네상스 문 열려"

2025-11-14     김호성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기자회견장에서 한미 팩트시트 최종 합의와 관련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 무역·안보 협상의 최종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가 확정돼 14일 발표됐다.

미국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하고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를 지지한다는 내용이 명기됐다.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펀드 MOU와 자동차·부품 품목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조항도 담겼다.

이재명 대통령은 "양국이 윈윈(win-win)하는 한·미 동맹 르네상스의 문이 활짝 열렸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지난 8월과 10월 두 차례 정상회담 합의를 문서화한 A4 용지 6장 분량의 조인트 팩트시트를 발표했다. 백악관도 같은 시각 홈페이지에 해당 문서를 게재했다.

팩트시트는 관세 인하와 전략투자 등 경제 협력뿐 아니라 국방비 증액 등 미국이 추진해온 '동맹 현대화' 기조를 아우르며 경제·안보 영역을 모두 포함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동맹은 안보와 경제, 첨단 기술을 포괄하는 진정한 미래형 전략적 포괄 동맹으로 발전, 심화하게 됐다"고 말했다.

핵심 조항에는 "미국은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을 승인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한국이 추진 중인 재래식 핵추진 잠수함에 필요한 연료(농축 우라늄) 공급 방식은 한미 간 후속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건조 위치에 관한 문제는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가능성도 열렸다. 현행 협정에서는 미국 동의가 있어야 20% 미만의 우라늄 농축이 가능하고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는 금지돼 있다.

팩트시트는 "미국은 한·미 원자력협정에 부합하고, 미국의 법적 요건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한국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민간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로 귀결될 절차를 지지한다"고 명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를 두고 "매우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펀드 MOU도 팩트시트에 반영됐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이날 체결한 MOU에는 2000억달러를 연간 최대 200억달러씩 분할 투자하고, 1500억달러는 '마스가'(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방식이 포함됐다.

자동차 및 부품 관세는 25%에서 15%로 낮추고, 반도체는 사실상 한국과 경쟁 관계인 대만을 고려해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부여한다"고 적시됐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이날 김민석 국무총리를 만나 "관세 협상을 위해 노력한 정부 관계자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