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코스피 목표치 대폭 상향…"반도체·관세 호재"

"메모리칩 구조적 호황 초기…내년 성장·물가안정 다 이룰 수 있을 것" "내년 한국 GDP 2.2% 상승하며 골디락스 상태 안착 예상"

2025-11-14     진선령 기자
금융그룹 씨티의 로고 사진=연합뉴스

미국계 금융그룹 씨티가 한국 코스피 전망을 3700에서 5500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메모리 반도체 호황과 한·미 관세의 불확실성 감소 등 호재가 겹치면서 내년 한국 경제가 '골디락스'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골디락스는 영국 동화 '골디락스와 세 마리 곰'에서 나온 말로 적당히 온기가 있으면서도 너무 뜨겁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경제학에서는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을 다 이룬 상황을 지칭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4일 씨티는 최근 '반도체 주도의 골디락스 여건: 코스피 목표치 5500으로 상향 조정'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현재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구조적 업사이클 초기 단계에 있으며, AI(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수요가 DRAM·낸드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업황이 2001∼2007년 낸드 호황기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지난달 말 한·미 정상 간 무역 합의로 관세 관련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양국의 제조업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씨티는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 역시 기업 지배구조 개선으로 이어져 코스피 밸류에이션(평가가치) 확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경제 전망과 관련해서는 내년 GDP가 2.2% 성장하며 골디락스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안정된 에너지 가격이 성장에 힘을 보태고, 내년 물가 상승률은 1.8%로 중앙은행 목표치인 2%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두산, KT&G, LS일렉트릭, 현대글로비스, 제일기획, 파라다이스 등을 최선호 종목으로 제시했다. 코스피 5500 목표 산정에는 과거 반도체 호황기(2001∼2007년) 수준인 주가순자산비율(PBR) 1.7배가 적용됐다.

PBR은 순자산 대비 주가가 얼마나 평가받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즉 이번 코스피 주가가 2001∼2007년 반도체 호황 때 수준으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