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vs 흥국…이지스운용 인수戰 '양강 구도'

매각 본입찰에 최종 인수제안서 제출 이달말께 우선협상자 선정할 듯 인수가 1조원대 전망

2025-11-12     김호성 기자
사진=이지스자산운용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 경영권 인수를 놓고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이 맞붙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1일 열린 이지스운용 본입찰에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이 최종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 매각 주관은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가 맡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예비입찰을 통해 선정된 숏리스트에는 한화생명, 흥국생명, 그리고 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PE) 2곳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본입찰에는 한화생명, 흥국생명,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 등 세곳이 참여하면서 최종 경영권의 향방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이르면 이달 말 두 생명사 중 한 곳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승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매각 대상은 고(故) 김대영 이지스운용 창업주의 배우자 손화자 씨가 보유한 지분 12.4%와 재무적 투자자의 물량을 포함한 총 60% 이상이다.

일각에서는 대신파이낸셜그룹과 조갑주 전 신사업추진단장 측 지분까지 포함될 경우 매각 규모가 최대 98%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보험사들이 성장세가 둔화한 본업의 수익성을 보완하기 위해 부동산 자산운용사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그룹 3세인 김동원 사장이 이끄는 한화생명은 예비입찰 단계에서부터 1조원 안팎의 가격을 써내며 강한 인수 의지를 보였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직접인수 검토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자산운용 인수 이후 한화생명은 한화자산운용, 한화에셋매니지먼트 등과의 시너지를 통해 부동산·대체투자 부문을 핵심 사업 영역으로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흥국생명 또한 태광그룹의 보험 계열사로, 사업다각화 전략 속에 이지스운용과의 시너지를 기대하며 강한 인수 의지를 보여온 것으로 전해진다.

흥국생명은 지난달 서울 종로 본사 건물을 흥국코어리츠에 약 7200억원에 매각하며 인수 재원을 미리 확보했다. 이지스자산운용 인수를 통해 금융과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흥국생명 차원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지스운용의 기업가치를 약 8000억~1조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시장에성 거론된 기업가치 6000억원 보다 크게 뛰었다. 다만 해외부동산 투자과정 에서 입은 손실 처리 부담이 있어 일각에서는 매각가가 높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본입찰에서는 제시된 가격뿐 아니라 자금조달 구조와 거래 종결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정해지면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쳐 내년 상반기 잔금 지급과 함께 거래가 최종 마무리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