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보복 1년 유예' 정식 발효…상호세율 낮추고 수입 중단 해제

美, '펜타닐 관세' 10%로 인하…추가관세 90일 더 유예 中, 농축산물 관세 중단…희토류 통제 1년 연기

2025-11-10     김호성 기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지난달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부산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무역전쟁 확전 자제' 조치를 10일부터 공식 이행에 들어갔다. 양국은 상호 관세 인하와 제재 유예 등으로 1년간 무역보복을 멈추기로 했다.

미국은 이날 0시 1분(미 동부시간 기준·한국시간 오후 2시 1분)부터 중국산 제품에 부과해온 이른바 '펜타닐 관세'를 기존 20%에서 10%로 인하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율 평균은 57%에서 47%로 낮아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취임 직후 중국이 합성마약 펜타닐의 대미 유입 차단에 협조하지 않는다며 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으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펜타닐 전구물질 차단 협력에 나서기로 합의하자 관세율 인하를 결정했다.

중국도 이에 맞서 이날 오후 1시 1분(한국시간 오후 2시 1분)부터 미국산 농축산물에 대한 보복 관세를 중단했다. 미국산 닭고기·밀·옥수수·면화에 15%, 수수·대두·돼지고기·쇠고기·수산물에 10% 부과하던 관세가 모두 유예됐다.

양국은 동시에 펜타닐 유입 근절을 위한 국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이 지목한 캐나다·멕시코를 포함해 3국 모두 '마약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화학물질 수출 관리 규정' 대상에 포함시키고, 13종의 화학물질을 별도 통제 리스트에 올렸다.

이번 조치는 지난 4월 합의된 '초고율 관세 휴전'을 1년 연장하는 내용도 포함한다.

미국은 당시 부과했던 125%의 추가 관세 중 91%를 철회하고 24%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했으며, 이후 8월 연장에 이어 부산 회담에서 다시 1년 추가 유예에 합의했다. 중국도 24%의 대미 추가 관세를 이날부터 1년간 유예했다.

또한 중국은 희토류 등 핵심 자원의 대미 수출 통제 조치를 내년 11월 10일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갈륨·게르마늄·안티몬·흑연 등 반도체, 태양광 패널, 배터리, 무기 등에 쓰이는 주요 원자재의 대미 수출 제한도 내년 11월 27일까지 중단된다. 미국산 대두 등 농산물 구매와 원목 수입도 재개했다.

한편,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를 이유로 제재 대상이 됐던 미국 군수기업들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도 향후 1년간 유예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 상응해 중국 해사·물류·조선업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사 최종 조치를 중단했고, 중국은 자국 산업 피해 조사 역시 1년간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국이 지난달 무역법 301조 조사 협조를 이유로 제재했던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5곳에 대한 제재도 이날부로 1년간 유예됐다.

양국은 또 상호 선박에 부과하던 항만 수수료를 이날부터 중단하며 최근 불거졌던 해운 갈등을 완화했다.

이번 조치로 미중은 부산 정상회담에서 천명한 ‘관세전쟁 중단’ 합의를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기며, 양국 무역갈등의 완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