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한미 ‘선방’ 유한·녹십자·종근당 ‘주춤’…빅5 제약 실적 ‘온도차’

대웅제약, 매출액·영업이익 두 자릿수 ‘성장’ 녹십자·종근당, 외형은 ‘확대’ 수익성은 ‘하락’

2025-11-10     김민지 기자
사진=김민지 기자.

매출액 상위 5대 전통 제약기업들이 3분기 잠정 실적 발표에서 엇갈린 성적표를 내놨다. 대웅제약과 한미약품은 영업이익이 성장세를 기록하며 선방했지만, 유한양행과 녹십자, 종근당은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하락세를 기록하며 수익성 개선이 과제로 남았다.

<이코노믹 리뷰>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토대로 잠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주요 매출액 상위 전통 제약기업 5곳(GC녹십자·유한양행·종근당·대웅제약·한미약품)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매출액 합계는 2조381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6%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5% 하락해 수익성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웅제약, 매출액·영업익 전년 比 14.9%, 52.5%↑

대웅제약은 외형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모두 나타났다. 대웅제약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4.9%, 52.5% 증가했다.

여기에는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분야 모두에서 고른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간기능개선제인 ‘우루사’와 고혈압·고지혈 치료제 ‘올로스타’ 매출은 각각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 62% 확대됐다. 

특히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인 나보타가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나보타의 3분기 판매고는 553억원으로 전년 대비 16.3% 성장했다. 나보타는 남미와 중동 등 해외 시장에서 판매량이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3분기 나보타 수출 매출은 469억원으로 84.8%가 해외에서 발생한 셈이다. 

이 외에도 대웅제약은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실적을 올리고 있다. 대웅제약의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3분기 기준 매출액은 36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7.2% 성장했다. 올해부터 씨어스테크놀로지의 입원환자 모니터링 플랫폼 ‘씽크’ 판매 매출액이 반영되면서 매출이 확대됐다. 

한미약품도 주요 전문약 품목이 매출이 확대하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이 회사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3623억원, 551억원으로 1년 새 0.1%, 8%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이상지질혈증 복합 치료제 ‘로수젯’의 3분기 원외처방 매출은 58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1% 늘었다. 이 외에도 ‘아모잘탄패밀리’는 370억원, ‘한미탐스/오디’는 11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1년 새 0.8%, 3.7% 매출액이 증가했다. 당뇨병 신제품 ‘다파론패밀리’는 올해 3분기 누적으로 9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8.7% 증가한 규모다.

여기에 중국 현지법인인 북경한미약품도 호실적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북경한미약품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941억원과 영업이익 23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6%, 57.6% 증가하며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북경한미약품은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어린이용 정장제 ‘마미아이’와 성인용 정장제 ‘매창안’을 비롯한 소화기 품목 등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5대 제약기업 2025년 3분기 연결기준 잠정 실적. 사진=김민지 기자.

녹십자, 창립 이후 첫 분기 매출 6000억원 돌파 

녹십자와 종근당은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하락하면서 수익성 개선이 과제로 남았다.

녹십자는 창립 이후 처음으로 분기 매출 6000억원을 돌파했다. 이 회사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1.1% 증가한 6095억원으로 집계 대상 중 가장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외형 성장 배경으로는 도입 상품인 팍스로비드 매출이 증가한 데다 미국 자회사 ABO홀딩스의 알리글로 판매가 늘어난 것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반면 같은 기간 녹십자의 수익성은 뒷걸음질했다. 이 회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26.3% 하락한 292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ABO홀딩스의 중장기 사업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ABO플라즈마는 미국 텍사스 라레도 혈장센터 조기 개소로 비용이 증가했으며, 신규 채장기술을 도입하며 30~4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인식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녹십자는 지난 1월 ABO플라즈마 지분을 100% 인수한 바 있다. 여기에 독감 예방 접종이 4가 백신에서 올해 3가 백신으로 전환되면서 단가가 하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종근당은 3분기 매출은 427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205억원으로 18.7% 하락했다. 

유한양행은 집계 대상 중 유일하게 외형과 수익성 모두 쪼그라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700억원, 220억원으로 1년 새 4.8%, 53.8% 감소했다. 

이는 앞서 대규모 마일스톤(기술료)이 유입된 데 따른 역기저 효과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3분기 981억원의 기술료 수익을 기록했지만 올해 기술료 수익이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여기에 면역항암제 개발사인 이뮨온시아의 연구개발비가 증가하면서 수익성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