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부실 대출 역대 최대…건전성 '경고등'

요주의여신 18조3490억원

2025-11-10     홍지아 기자
서울 한 은행에서 시민이 대출창구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올해 3분기까지 15조원대의 이익을 냈지만 부실 대출 규모는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 취약차주들이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실적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연체 1~3개월 미만인 '요주의여신'이 18조3490억원에 달한다. 합산 통계가 시작된 2019년 이후 최대 규모다.

같은 기간 부실이 더 심해 연체가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NPL)' 규모는 9조2682억원이다. 이는 4대 금융지주 출범 이래 가장 많았던 올해 2분기(9조3042억원)보다는 360억원 줄었으나, 작년 동기(7조8651억원)보다는 18% 증가했다. 

4대 금융지주의 전체 여신(대출) 중에서 고정이하여신 규모를 단순평균하면 0.72%로 역대 최대 기록인 올해 1분기말·2분기 말의 0.74%와 비슷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부실 대출을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고정여신이하 커버리지비율(대손충당금/고정이하여신)'의 4대 금융지주 평균치는 123.1%로 역대 최저 수준까지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말(141.6%)와 비교했을 때, 1년 만에 18.5%p나 급락했다. 

각 금융지주가 막대한 충당금을 쌓고 상·매각으로 부실채권을 털어내고도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4대 금융지주는 총 5조6296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역시 합산 통계가 시작된 2019년 이후로 최대 규모다.

또한 4대 금융지주 소속 은행들은 올해 3분기까지 4조6461억원 상당의 부실채권을 상각하거나 매각했다.

은행에서는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 채권을 '고정 이하' 등급의 부실 채권으로 분류 후 관리하다가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되면 손실에 대비해서 정리한다. 아예 회계상 자산에서 제거하거나(상각), 자산유동화 전문회사(SPC)에 헐값으로 파는(매각) 방식으로 처리한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경제성장은 정체되고 금리 인하는 더딘 상황이기에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중심으로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